문화/생활

‘갈토’(학교 가는 토요일) ‘놀토’(노는 토요일) 구분없이 주5일제 수업이 시작됐다. 부모님들
한숨 소리(?) 뒤로 학생들 환호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대학생활의 성패(成敗)는 방학과 휴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선배들의 진심 어린 충고는, 후배들에게도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될 만하다. 너나없이 미리 짜인 시간표에 따라 규칙적이고 동질적인 생활을 해야만 하는 학기 중보다는, 자유롭고 신선한 방식으로 시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놀토’야말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기억할 일이다.
이 대목에서 주위의 지혜로운 조언에 귀기울여 봄이 좋을 것 같다. 세상사를 급한 일과 중요한 일 두 개의 축을 따라 구분해 보면 ‘중요하고도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진 않은 일’ ‘중요하진 않으나 급한 일’ 그리고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일수록, 존경받는 사람일수록, 행복한 사람일수록 ‘중요하긴 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그건 가까운 미래 삶의 질에 풍요로움을 더하기 위해 오롯이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목표로 자신을 연마하는 일에 소중한 시간을 투자함을 의미한다.
청소년기라면,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 평생에 걸쳐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삶의 방향감각을 설정하는 일, 내가 자신있게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꿈을 이루기 위한 역량을 키워가는 일이 생애주기상의 주요 과업이 될 것이다.
이들 과업 수행을 위한 첫걸음으로 부모 형제 자매와 공고한 유대를 맺고 서로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이다. 차제에 일차 사회화를 담당했던 가족의 상징인 ‘밥상머리 교육’이 부활한다면, 정체성의 뿌리를 튼실히 다지고 안정되고 성숙한 인성을 키우는 데 풍성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주말마다 학원의 폐쇄된 공간에 몸을 맡기기보다 웅대한 자연과 벗하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봄은 어떨는지. 때론 집을 훌쩍 떠나 곳곳에 숨어 있는 문화유적의 소중함과 산하(山河)의 아름다움에 취해봄 또한 좋을 것이다. ‘놀토’마다 학습지에 머리를 박고 성적관리에 젊음을 소진하기보다 어려운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해 봄 또한 스스로를 성숙시킬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부모의 자녀를 향한 관심과 교육열은 세계에서 남부럽지 않은 수준인데, 정작 우리의 자녀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도 행복감을 느끼지도 않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주5일제 수업 시대를 맞아 우리네 청소년들이 진정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글·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