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9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은 경기도 수원시 장안동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제4차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열었다. 공생발전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로 낙점된 이곳이 바로 ‘윌테크놀러지’다.
이 회사는 반도체 칩 검사장치인 ‘프로브 카드’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이 분야 선두주자인 일본 에이펙스사에 기술을 역수출할 만큼 실력이 우수한 기업이다. 현재 반도체 비메모리 관련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이 회사를 주목한 것은 ‘학력차별 없는 열린 고용실천기업’의 선두주자라는 점 때문이다. 윌테크놀러지의 회사비전은 ‘사람을 향하는 기업’이다. 이에 걸맞게 지난 2001년 창립 이후 ‘인간중심’의 윤리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
김용균(45) 대표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중소기업에 들어간 뒤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을 배웠고 회사가 상장될 때까지 큰 기여를 했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승진은 차장급에서 멈췄다”며 “학력차별을 뛰어넘는 건 창업뿐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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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 대표는 윌테크놀러지를 창립했고, 과거 학력차별 때문에 받았던 설움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고졸 출신도 실력과 인성이 훌륭하다면 학력에 연연하지 않고 채용했다.
현재 직원 2백30명 중 42퍼센트인 97명이 고졸이다. 특히 고졸 직원은 주로 단순 생산직이나 관리직에 채용되던 관행을 깨고 기술직까지 채용함으로써 학력의 벽을 과감히 무너뜨렸다.
현재 윌테크놀러지는 수원 지역의 특성화고교인 수원정보과학고, 한일전산여고, 삼일공고 등과 산학협력을 체결해 올 하반기 졸업예정자 10명이 채용 약정 후 현장 근무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2009년 29명을 채용한 이후 13명의 고졸 사원을 포함해 23명의 정규직 사원을 채용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윌테크놀러지는 근로자 대부분이 20대 중반~30대 초반인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손꼽힌다. 전문계 고교에서 기술을 배우고도 학벌 지상주의와 학력 인플레 홍수에 휩쓸려 취업이 되지 않아 대학을 도피처로 삼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윌테크놀러지가 산학협력과 인턴십 제도를 통해 전문계 고졸자들에게 취업의 물꼬를 터주고 있는 것이다.
입사 후 보수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 연 매출 성장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학력·근속연수 등이 아닌 인사고과(실적·근평 등 종합) 결과에 따라 지급함으로써 경력 4년차 고졸 사원의 대부분이 대졸 초임 연봉보다 높거나 비슷하고, 직업훈련 기회도 평등하게 주어진다. 대부분의 기업이 경영이념으로 ‘실적과 성과’를 강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 같은 인간경영은 회사의 매출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윌테크놀러지는 지난 2005년 1백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미국에서 ‘아이폰’ 출시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2006년에는 스마트폰 개발에 필수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용 검사장비 개발에 착수, 삼성 스마트폰 성공과 더불어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에는 3백8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5백억원 매출에 상시근로자수 2백50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오직 기술력으로 자수성가한 김용균 대표의 노력이 가장 컸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잠재력은 개인 삶의 원천이며, 그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편견 없는 채용과 정당한 보상, 차별 없는 대우를 한 것이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우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학력이나 혈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며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라면 끊임없이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손수원 기자![]()
고졸사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계기는.
우리 회사에서 생산하는 프로브 카드는 기본적으로 섬세함과 차분함, 참을성과 끈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력 채용 시 이러한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본다. 위의 사항에 부합해 채용되고 오랫동안 회사에 기여한 직원들 중 상당수가 고졸 출신이다.
우리 회사는 고졸채용을 우선시 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회사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차별 없이 채용한 것 뿐이다. 회사발전을 위한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에서 학력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력차별 철폐와 고졸자 채용에 있어 기업들이 망설이는 이유는.
대학 진학률이 높다보니 고졸 구직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 대졸자가 하향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계고를 통해 인력을 수급하려 해도 대기업이 아닌 이상 채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채용을 하더라도 대부분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어 장기근속이 어려운 점도 문제다. 장기근속이 우선되어야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회사도 야간대학에 진학할 경우엔 근무시간을 조정해주거나 학비지원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 고졸 사원과 대졸 사원 간에 마찰 등은 없는지.
초기진입시점(초임)에만 학력에 따른 임금 차를 둘 뿐 이후부터는 철저한 성과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능력 있는 사람은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자연히 가진다. 따라서 현장에서 학력에 따른 임금, 승진 등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다. 누구나 노력하면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기업이 고졸 사원 채용을 늘리면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심화될 것이란 추측이 있는데.
분명 중소기업의 고졸자 채용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다. 대기업의 임금과 복지정책에 비해 지금의 중소기업은 국가의 여러 지원혜택을 받는다 해도 경쟁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학력차별 철폐 외에 계획하고 있는 공생발전 안이 있는지.
2012년부터 교육을 통한 인재육성을 강화하려 한다. 올해는 외국어 교육부분을 지원하고 있으며 산업인력공단의 도움을 받아 교육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인사파트 교육담당 분야의 교육도 강화했다. 또한 직무특성과 적성에 따른 차별적 육성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사실 이렇게 개인의 역량이 향상되면 퇴직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의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처럼 10명중 1명이 남아 우리 회사의 발전에 기여한다면 교육의 효과는 충분히 높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학력차별 철폐, 고졸채용에 있어 정부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해야 취업과 성공이 보장된다는 인식을 타파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적 보안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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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