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부자 3대 못 간다’는 속담을 뛰어넘은 것으로 유명한 가문이 경주 교동의 최부자집이다. 3백여 년간 12대에 걸쳐 부를 유지해 온 최부자집의 ‘만석꾼 비결’은 바로 이웃과 함께하는 가훈의 실천이었다. ‘만석 이상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사방 1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며느리는 3년 동안 무명옷을 입게 하라’ 등의 최부자집 가훈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지혜였다.
이렇게 후대까지 수긍할 수 있는 공생의 지혜를 전한 최부자집은 경주시 교동 69번지에 위치한 최씨 고택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1969년 화재로 사랑채·행랑·새사랑채 등이 소실됐으나 문간채·고방·안채 등과 쌀 8백 석을 보관할 수 있는 뒤주가 남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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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부자집 뒤주만큼이나 마음 씀씀이가 넓은 부자는 또 있었다. 조선 정조 당시 제주 거상 김만덕 할머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조실부모한 김만덕 할머니는 역경을 딛고 제주도 최고의 부자가 됐으나 1795년 제주도에 극심한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사람이 늘어나자 자신의 재산의 털어 제주도 백성 수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교육과 문화사업에 헌신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나 평생 10퍼센트 헌금을 실천한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 부럽지 않은, 존경받는 부자들이 우리에게도 있는 것이다. 나눔을 실천한 부자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양극화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사회적 갈등 봉합을 위한 선례로 조명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세계가 놀랄 만한 저력을 과시하며 3년 만에 국민소득 2만 달러로 복귀했다. 하지만 빈부 격차가 커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청년 실업률 증가, 저출산 고령화 같은 과제들에다 늘어나는 국민의 복지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커져 국가 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다 함께 잘 사는 더 큰 대한민국’을 실천하기 위한 국정철학으로 ‘공생발전(Ecosystem Development)’을 제시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지구환경 보전과 경제번영, 성장과 삶의 질 향상, 경제발전과 사회통합, 국가발전과 개인의 발전이 함께 가는 새로운 발전체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제안에는 개발과 환경, 성장과 분배, 시장과 국가 같은, 그동안 서로 대립하던 가치를 하나의 가치로 통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명박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의 공생을 추구한 녹색성장’(2008년), ‘계층 간 공생을 위한 친서민 중도실용’(2009년), ‘불평등 해소와 사회통합을 이루자는 공정사회’(2010년) 같은 국정방향 역시 그 가치통합의 노력이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이 모두를 아우르는 하나의 일관된 사회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새롭게 밝힌 것이다. 새로운 시장경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공생발전은 우리 사회를 하나의 자연생태계와 같이 보는 견해를 바탕에 깔고 있다. 우리 사회도 자연생태계와 같이 서로 다른 계층이 조화롭고 균형 있게 공존할 수 있게 만들어 보자는 것이 바로 공생발전이다.
그동안 국제사회를 주도해 온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유럽형 복지사회는 양극화 위기 앞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러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는데 여전히 서민경제는 어렵고 청년 실업률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자연생태계와 달리 인간 사회의 시스템은 ‘무한경쟁’에서 이긴 자가 모두 가지는 ‘승자독식’을 시장경제의 질서로 용인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내재된 전통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이 되살려 낸 공생발전의 싹은 벌써 여기저기에서 돋아나고 있다. ‘스마트엔젤스코리아운동협의회’의 ‘사회공헌 파워지도자 양성 전문교육과정’이 한 예다.
민간이 주도하는 이 교육과정은 공생발전을 범사회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올 10월과 11월 두 달간 격주로 한국정보화진흥원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강의를 진행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은 일체의 강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
공생발전 철학에 기반한 정부 정책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0월 27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전략’을 보고했다. 앞서 10월 19일에는 국무총리실·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 6개 부처 차관으로 구성된 ‘신성장동력지원협의회’가 중소기업에 적합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갖는 ‘10개 생태계 발전형 신성장동력 프로젝트’를 선정 발표했다.
대기업들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공생발전기금 만들기 등에 나서고 있다. 창의와 경쟁을 보장하고 양적·질적 향상을 추구하며, 발전성과를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생발전을 위해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나선다면 양극화 극복의 날도 멀지않을 것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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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