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처음 개최된 것은 2006년 6월이었다. 양측이 합의안에 당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2007년 4월 2일까지 8차례의 공식협상과 고위급 협상을 통해 협상안을 마련했고 그해 6월엔 협정에 양국이 서명을 했다.
하지만 곧 발효될 것으로 짐작되던 한·미 FTA는 국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마무리되지 못했다.
협정안이 타결된 지 4년3개월 만인 지난 10월 12일(미국시각), 고착 상태의 한·미 FTA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 의회가 한·미 FTA를 비준한 것이다. 이로써 한·미 FTA의 운명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됐다. 우리의 결정에 따라 발효가 되느냐 마느냐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당초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한 것은 개방이 우리의 미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교역이 늘어야 추가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보호무역은 더 이상 한국경제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지대하다. 장기적으로 GDP가 5.66퍼센트 증가하고 35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소비자들의 편익도 향상된다. 미국산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는데다 종전보다 다양한 제품이 들어와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 3백21억 달러의 소비자후생이 창출될 것으로 국책연구원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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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도 크게 늘어난다. 대미 수출은 발효 후 15년간 연평균 12억9천만 달러, 수입은 11억5천만 달러 불어난다. 수입보다 수출증가량이 많아지면서 무역수지는 연평균 1억4천만 달러 개선된다.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효과도 있다. 우선 선진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미국과 협정을 맺기 위해서는 우리의 법과 제도를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고쳐야 한다. 그 결과 우리의 경제 시스템은 글로벌스탠더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정치 외교적인 기대도 있다. 먼저 한·미 양국 간의 다원적 전략동맹이 강화된다. 기존의 군사 안보적인 동맹에 경제 동맹의 성격이 더해진다. 양국의 경제가 좀 더 끈끈하고 유기적이며 전면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FTA의 경제적인 효과는 기 체결돼 실시되고 있는 다른 지역과의 FTA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잡는 것은 교역량의 변화다. FTA를 체결한 지역과 교역은 예외 없이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2004년 FTA가 발효된 칠레의 경우 발효 전과 2010년을 비교해 보면 수출은 4백62퍼센트, 수입은 2백18퍼센트 불어났다. 싱가포르의 경우 수출 1백6퍼센트, 수입 48퍼센트 증가를 나타냈다. 아세안, EFTA, 인도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걱정했던 부작용은 크지 않았다. 칠레와 첫 FTA를 맺을 당시 무엇보다 걱정은 농업이었다. 농업 강국인 칠레의 농산물이 한국의 식탁을 집어삼킬 것이란 으스스한 예언이 난무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비관적인 예측은 큰 차이로 빗나갔다.
포도, 키위 등 특히 우려했던 품목의 경우 한국에서 재배면적이 오히려 넓어졌다. 생산량도 당연히 많아졌는데 가격은 오히려 비싸졌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칠레산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났지만 국내산 돼지의 사육두수도 많아지고 가격도 올랐다.
칠레 농산물로 인한 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농업의 경쟁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피해농가의 시설을 현대화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칠레, 싱가포르 등과 FTA를 실시하며 경험을 쌓은 정부는 미국과 FTA 협정을 진행하면서 ‘국내보완대책’을 동시에 수립했다.
FTA 취약 업종의 피해를 보전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장기적인 자생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지난 8월에는 한·미 FTA에 대비해 기존 보완대책을 확대 보완하는 등 한·미 FTA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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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의 경제효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정부의 보완대책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산업 선진국과의 FTA여서 농업만이 아니라 이번에는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등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목소리다. 지금까지의
FTA와는 격이 다른, 전혀 다른 양상의 FTA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한·미 FTA를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미 FTA 비준이 늦어질수록 우리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이 우리보다 먼저 미국과 FTA를 맺으면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잃는 것은 물론 보다 힘든 상황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비준이 1년 늦어지면 연간 15조2천억원의 기회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익주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장은 “발효 지연에 따라 한·미 FTA의 기대이익이 상실되지 않도록 이행법률의 제·개정을 차질없이 마무리할 것”이라며 “농어민과 소상공인 등 한·미 FTA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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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