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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아빠야 엄마야 강변으로 캠핑가자




신나게 자전거 타는 아이들, 아빠와 함께 배드민턴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가을 강변을 배경으로 평화롭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해가 저물며 황금빛으로 변한 캠프장에 퍼지는 숯불의 향기, 고기 굽는 냄새… 이곳은 4대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오토캠핑장이 만들어진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양촌지구이다.

시범개장을 한 10월 8일 오후 60여 동의 캠핑텐트가 자리잡은 양촌지구 오토캠핑장에서는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소리, 어른들의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여기저기 이어졌다. 강쪽을 바라보니 국내 네티즌들이 4대강 16개 보(洑)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보로 선정한 이포보가 하류쪽에 보였다.

오토캠핑장 안에는 자동차와 캠핑텐트를 나란히 세울 수 있도록 마련된 ‘오토면’ 60면, 텐트만 칠 수 있는 ‘웰빙면’ 65면이 조성돼 있다. 순간온수기가 설치된 샤워장과 에어컨이 설치된 화장실, 개수대 등 편의시설이 시범개장에 맞춰 갖춰졌다. 각 캠핑텐트에는 전기도 공급돼 한 캠퍼는 텐트 안에서 ‘노트북 삼매경’ 중이었다.




시범개장 첫날 이곳 오토캠핑장을 찾은 이들은 ‘현대자동차와 함께하는 강뜰애(愛) 오토캠핑’ 참가자들이었다. 1박2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자동차 동호회원 80여 명과 함께 소외계층 90여 명을 초청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우면종합사회복지관에서 온 장애인과 저소득층 가족, 한부모가정 자녀 등이었다.

주최측은 참가자 모두에게 텐트에서부터 코펠과 버너, 야외테이블, 랜턴 등 캠핑용품을 모두 대여해 주었다. 또 가족퍼즐 맞추기, 도전 사커킹 등 각종 게임을 통해 포인트를 쌓은 참가자들에게는 바비큐 고기를 제공했다. 쌀쌀한 가을 날씨를 감안해 텐트 안에 전기장판도 깔아두었다. 주최측은 몸이 불편한 이들이 고기만 즉석에서 구워먹을 수 있도록 ‘밥차’도 준비했다.

초청된 동호인들 가운데에는 캠퍼들이 다수 있어서 주최측이 제공한 텐트 이외에도 대형 타프(그늘막)와 숯불 화로, 수북한 장작더미, 가스랜턴 등이 곳곳에서 캠핑장다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이들과 함께 숯불을 피우고 군고구마를 구워먹으며 강변 정취를 즐기던 유미라(37·경기도 평촌)씨는 동호회원인 남편, 초등학생 아이 둘, 그리고 이웃 가족과 함께 왔다고 했다.

그가 권하는 커피향이 구수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구역이 다른 곳보다 널찍해서 좋아요. 이용자들이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트가 시급히 필요한 것 같고요, 서울 난지공원처럼 장비대여까지 한다면 더욱 좋겠어요.”

이날 누구보다 기쁜 캠핑의 밤을 보낸 이들은 ‘특별한 배려’ 없이는 캠핑장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일을 하지 못하는 아빠, 장애가 있는 엄마, 그리고 3명의 어린 여동생들과 함께 캠핑장에 온 초등학생 조성호(11)군은 “예전에 아빠와 함께 캠핑을 간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다시 동생들과 올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다리가 불편한 여성장애인 박승주(52)씨는 이날 저녁 장기자랑무대에 올라 ‘남행열차’를 불러 3등상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몸이 불편하고 사람 많은 곳이 부담스러워 안 오려고 했으나 이곳에 와보니 정말 오기를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동호회원, 우면종합사회복지관 참가자들은 함께 어울린 장기자랑 시간에 동호회원 아빠와 함께 온 최혜원(대전 서원초등학교 4학년)양의 영어노래 ‘레몬트리’에 박수로 박자를 맞췄고, 지적장애인 여홍철씨가 부른 ‘무조건’에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장기자랑 시간에 이어 꽃미남 보컬그룹 스윗소로우의 유쾌하고 감미로운 공연을 보고 즐긴 캠핑참가자들은 각자의 텐트에서 강변의 밤을 맞이했다.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에게도, 화롯가에서 정담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가을 밤은 깊어갔고, 밤의 어둠은 모두를 하나로 감싸 안았다.

“처음에는 참가를 꺼린 이들도 있었어요. 부끄럽다고요. 막상 이곳에 와서는 캠핑장 나들이도 하고, 세상구경도 했다고 다들 너무 좋아해요. 오토캠핑이 아직 소수만이 즐길 수 있는 문화잖아요.”

우면종합사회복지관의 김춘희 복지과장은 “이러한 행사에 소외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팀 조정신 차장은 “캠핑 참가자 대부분이 만족해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이 어울리는 오토캠핑 행사를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글과 사진ㆍ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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