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구명조끼는 패션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멋 부리지 말고 빠짐없이 단단히 매세요.”
지난 10월 8일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단현리의 남한강 강천보 인근 이호대교 아래 한강공원. 남녀 고등학생들이 카누 타기 전 사전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산악회 청소년등산아카데미에 참가한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고등학교 1학년생 32명(여자 14, 남자 18명)과 인솔교사, 한국산악회 회원들이었다.
몇몇 여학생들은 구명조끼의 앞판과 뒤판을 연결하는 벨트를 다리 사이에 매야 하는 것에 민망해했지만 이내 생명의 안전이 걸린 문제란 걸 인식하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맸다. 학생들에게 카누의 역사와 사용방법을 강의한 이는 산악인 허욱(58)씨. 그는 윤대표씨와 함께 1979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알프스 아이거 북벽 등정에 성공한 전설적인 클라이머로, 1980년대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등반가였다.
![]()
그동안 코오롱등산학교, 서울등산학교 등에서 후배 등산인을 길러낸 그는 학생들에게 “카누에서 생명은 노”라고 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힘을 최소한 적게 들여 노를 저어야 한다” “한 팀은 한마음이 되어야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등 노하우를 일러주었다.
강의가 끝나고 자신들의 키와 비례하는 길이의 노를 하나씩 든 학생들이 흥분과 설렘,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섞인 표정으로 12척의 카누를 강으로 옮겼다.
카누탐사 일행은 여주보에서 물을 나와 카누를 들고 보를 통과한 뒤 카누탐사를 재개해 이날 늦은 오후 이포보 위쪽 당남지구에 도착했다. 이들의 카누여행 거리는 약 28킬로미터. 학생들은 이포보가 바라다 보이는 대신공원 오토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오전에는 이포보 안에서 카누타기를 즐겼다.
인덕원고 1학년 신예은양은 “노 젓는 것이 처음이라 힘들었고, 특히 카누를 들고 이동할 때 진짜 힘들었다”며 “친구들과 겪은 어려운 고비들이 모험처럼 스릴 있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
또 이지은양은 “이번 체험을 통해 협동심과 인내심을 기른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을 만큼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오성근 체육교사는 “아이들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처음 접해 호기심도 있었지만 힘들었을 겁니다. 아이들이 첫날은 겁도 좀 내고 그러더니 이틀째는 적응이 돼서 정말 신나게 즐기더군요.”
한국산악회가 청소년을 위한 카누와 캠핑 체험행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 5월 7,8일에도 탈북청소년 10명과 한양공고 산악부 학생 12명, 인솔교사와 한국산악회 지도자 등 모두 34명이 참가한 가운데 충북 충주시 소태면 덕은리 조기암마을에서 여주군 여주읍 우만리 나루터까지 22킬로미터 구간에서 카누와 캠핑 체험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산악회는 10월 15,16일에도 세종보~금강보~백제보 구간에서 열리는 카누와 캠핑 행사를 개최했다. 금강에서의 카누와 캠핑 행사에는 탈북청소년 21명(인솔교사 포함)과 남한 청소년 8명, 도우미 학부모 3명 등 총 41명이 참가했다.
한국산악회 기획이사로 이날 행사를 지휘한 강구영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체험하게 해주며 살아 있는 강문화를 맛보게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카누가 우리 강에서 할 수 있는 안전한 물놀이임을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산악인 허욱씨는 “4대강살리기 사업 이전부터 산에 올라가 우리강을 바라보며 수상스포츠가 발달한 외국처럼 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카누여행을 했으면 했는데 그간 그런 여건이 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한강에서 카누를 타보니 아직도 카누 바닥이 걸리는 곳이 있다. 얕은 물에서 즐길 수 있는 게 카누지만 강 수심이 30센티미터 정도면 바닥이 걸린다. 이왕이면 카누와 요트를 곳곳에 띄우고 수상스포츠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으면 더욱 좋겠다”고 했다.
글ㆍ박경아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