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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자르강에도 보 있고 추가 설치 논의 중





독일 뮌헨시를 흐르는 ‘이자르강’은 4대강살리기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뮌헨시는 2000년부터 이자르강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고 구불구불한 자연 하천의 모습을 살려냈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독일은 하천을 생태적으로 돌리는데, 한국은 반대로 인공적으로 강을 파헤치고 있다”며 이자르강을 4대강살리기 사업을 비판할 때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자르강은 ‘생태하천 복원의 모범’, ‘진정한 강 살리기의 표상’처럼 여겨졌다. 클라우스 아르젯 박사는 바로 이자르강 복원 사업(이자르 플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뮌헨시 수자원국장을 맡아 이자르 플랜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4대강살리기사업 국제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그는 “이자르 플랜과 4대강 사업은 하천을 다시 살린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아르젯 박사는 지난 10월 8일 방한해 우효섭 한국수자원학회장과 함께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4대강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사업 이후 하천에 대한 체계적인 유지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아르젯 박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이자르 플랜에 대해 말해 달라.
“19세기 말 강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자르강을 직선화했다. 인공 구조물에 의해 강폭이 좁아졌는데 그러다보니 홍수 위험이 커졌다. 그래서 콘크리트 벽을 걷어내고 준설을 통해 강폭을 넓혀 유속을 늦추고 수위를 낮췄다. 또 직선이던 강을 최대한 자연스런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한국에서 이자르강은 자연 복원의 모범 사례로 여겨지는데.
“엄밀히 말하면 무조건적인 자연 복원이 아니라 자연에 가깝게 만든다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자르 플랜의 주목적은 홍수 방지다. 그다음으로 고려한 것이 자연 복원과 시민을 위한 여가공간의 확보다.”

공사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한국에서처럼 환경단체와 일부 시민의 반대가 있었다. 어떤 식으로 원할 것이냐를 두고 의견 대립이 오랫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이젠 시민이 쉬고 즐길 수 있는 친근한 강으로 환영을 받고 있다.”

4대강 사업과 이자르 플랜을 비교하자면.
“이자르 플랜은 8킬로미터의 구간을 복원하는 지역적인 사업이다.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4대강 사업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다. 강폭도 이자르강은 수십 미터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강들은 1킬로미터를 넘기도 한다. 또 이자르강은 강수량이 1년 내내 일정한 반면, 한국은 여름에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지형·기후·수량 등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두 개의 사업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4대강 사업 현장에 직접 와본 느낌을 말해 달라.
“직접 보니 독일에서 간접적으로 접한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물고기를 위한 어로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다. 홍수조절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생태복원에도 신경 쓴 것 같다. 자전거도로 같은 시민 편의시설도 잘 갖춰졌다. 이런 점에선 4대강 사업과 이자르 플랜 사이에 유사점이 많다. 하천을 다시 살린다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4대강 사업을 평가한다면.
“홍수 예방과 수자원 관리, 여가공간 확보, 지역경기 활성화 등을 감안할 때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앞으로 나타날 효과 등에 대해 좀 더 연구해 보고 싶다.”

한국에서 독일인의 4대강 비판 사례가 자주 소개됐다.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자연에 대한 강간”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박사는 이자르 플랜에 관여했던 슈테판 키르너의 발언을 인용해 “이자르강에는 4대강과 같은 인공 보(洑)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분들의 발언을) 평가하는 게 적절치 않다. 다만 슈테판 키르너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한 분이라 잘 안다. 그런데 이자르강에는 한국의 4대강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보(wier)가 존재한다. 뭔가 착각을 했거나 두 분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 이자르강에 보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을 환경단체와 조율 중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오랜 기간 하천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분이다.”

앞으로 4대강 사업에서 신경써야 할 점이 있다면.
“사업 성과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이후 하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하천이 사회와 조화를 이루고 인간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한편 아르젯 박사와 4대강 사업 현장을 함께 둘러본 우효섭 한국수자원학회장은 일부 환경단체에서 ‘역행침식’ 등을 거론하며 여전히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역행침식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며 만들어낸 말이다. 지리학이나 하천공학에서는 ‘두부침식(headcut)’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하천바닥이 낮아질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일정시점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정된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이어 “4대강 사업에 지역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강 준설과 강폭 넓히기로 홍수를 예방하고 일정 수준의 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특히 지금 방문한 전남 영산강 지역은 이번 사업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이다. 사실 영산강은 과거 4개 농업용 댐을 축조한 이후 건천화 및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수량을 확보,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가뭄 및 갈수기 때 하천 유지수량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하천의 기능을 복원함은 물론 수질개선 효과도 봤다”고 설명했다.

글ㆍ손해용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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