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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물가안정·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관심




“엄중한 시기에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6월 16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위기 국면을 지나 성장과 분배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서민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라살림을 맡게 된 어려운 입장을 이렇게 밝힌 것이다.

취임 이후 연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박 장관은 이날도 인터뷰 직전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 방한한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을 만나 이들이 약 2주간 벌인 한국경제 실사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한국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박 장관은 “IMF는 오늘 브리핑에서도 우리 경제에 대해 선진국과 비교해 건실하고 양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며 “내년 역시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합적으로 괜찮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명박정부를 마라톤으로 비교하자면 지금까지 30킬로미터쯤 달려온 셈입니다.”

박 장관은 “그동안 기본기와 체력으로 달려왔다면 앞으로 남은 거리는 정신력과 투지로 달려야 한다”며 “앞으로 5천만 국민과 함께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의 우리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와 고용은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높은 물가상승으로 체감경기가 부진하고, 대외적으로 유럽과 미국 등지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향후 경제정책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중장기 성장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물가안정을 위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부문별로 미시적인 대책을 추진하면서 서비스업 선진화, 신성장동력 사업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기반을 확충하겠습니다. 또한, 가계·기업·금융부문 등 경제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동반성장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녹색성장, 교육·과학기술 혁신,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의 정책적 노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제지표는 좋은데 서민 살림살이는 더 어렵다는 목소리가 왜 나오는지요.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성장률이 6퍼센트대로 올라서고 지니계수가 하락하는 등 작년에 성장과 분배지표가 동시에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체감경기가 거시지표 개선을 따라가지 못해 서민 살림살이가 여전히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체감경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 경기적 요소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일자리 미스매치 등으로 인해 청년층 고용사정이 어렵고, 높은 원자재 가격 등에 따른 물가상승 및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국민소득과 가계소득 측면에서 실질소득 개선이 부진한 상황입니다.

구조적 측면에서는,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이 낮아 수출호조가 내수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 부문간 성과 격차가 존재하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민의 생활안정 체감을 위해 어떠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계신지요.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봅니다. 물가는 국민들이 경제정책을 피부로 느끼는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이므로 총력을 기울여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수급안정,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등의 장·단기 미시대책을 추진하고 공공요금의 경우 인상수준을 최소화하고 시기도 분산토록 하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제성장과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을 통해 경제 전반의 고용창출력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신성장동력 육성과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으로 일자리 창출 기반을 강화하고,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을 양성해 인력수급의 양적·질적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합니다.

또한, 취약계층 근로조건 보호 강화, 유연근무제 등 고용형태 다양화, 노사관계 선진화 등을 통해 노동시장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이와 함께, 시장경쟁에서 탈락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도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최근 무상복지 논쟁이 뜨겁습니다만.
“무상복지는 재원조달 방안과 실현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인기영합주의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정책은 한번 도입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고소득층을 포괄하는 복지혜택 도입은 장단기적으로 국가의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도입된(built-in) 복지제도 유지를 위한 지출만으로도 향후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또한, 무상복지는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도덕적 해이와 재원낭비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정된 재정여력을 고려하여 저소득층·서민을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복지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서민을 중심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고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자립·자활을 유도하는 등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대외여건 악화에 대해 지적하셨는데, 어떤 점들이 우려되는지.
“미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이 1.8퍼센트에 그치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경제지표 둔화가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 등 일시적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하여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입니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도 위험요인입니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 주변국을 중심으로 재정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재정위기가 유럽 주변국에 국한될 경우 우리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재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최근 조정국면에 있으나 중동 정세 불안,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등으로 추세적인 상승국면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한편, 내수활성화, 경제 및 산업 체질 개선 등으로 대외 충격에의 대응력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장관은 <위클리 공감> 독자들을 위한 간략한 취임소감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경제 회복의 온기가 온 국민에게 확산되어 명성과 실상, 거시지표와 체감경기가 부합하는 선진 일류 경제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과 성장잠재력을 착실히 다져 나가겠습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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