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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집값 안정… 전셋값에 정부 역량 모은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전 세계 자산 시장은 끝 모를 추락을 시작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가지수가 반 토막이 났고 ‘불패신화’로 일컬어지던 부동산 시장도 뒷걸음질을 쳤다. 주택 가격은 위기 이후 7개월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국민은행의 주택 매매가격 종합지수는 2008년 9월 101.2(2008.12=100 기준)로 정점을 찍은 후 2009년 3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2009년 4월 이후에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주택 매매가격 지수가 2009년 4월 99.1로 전월 대비 0.1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매월 조금씩 올라가 2009년 12월에는 101.5에 이르렀다.

상승 추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105.7로 2008년 최고점을 4.5퍼센트가량 상회했다.

한국의 주택 가격은 세계적으로도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2010년 주택 가격 변화율은 -0.2퍼센트로 2009년 -2.3퍼센트보다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대출조건 완화, 건설업체 자금지원, 세제혜택 등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시장의 회복에는 정부의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의 영향이 컸다고 판단된다”며 “저금리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금융위기의 타격을 크게 받은 미국의 2010년 주택 가격 변화율은 -5.0퍼센트로 2009년 -4.3퍼센트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미국 주택 시장의 불안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S&P 케이스 실러(Case Shiller) 사가 발표하는 미국의 전국 주택 가격지수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06퍼센트 하락했다. 이는 2002년 2분기 이후 8년 반 만의 최저치다. 20대 도시의 주택 가격지수도 9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 주택 가격은 2009년 2분기 이후 잠깐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당시 차압됐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다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미국의 전국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4월 거래된 주택의 37퍼센트는 정상 가격보다 20퍼센트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었다. 차압 매물의 시장 출회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미국 주택 가격의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국가들도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2009년 프랑스와 영국의 주택 가격은 각각 6.7퍼센트, 9.1퍼센트나 하락해 미국보다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재정위기로 구제금융까지 받은 나라들은 더욱 심각하다. 아일랜드의 주택 가격은 2009년 9.8퍼센트 떨어진 데 이어 2010년에는 13.6퍼센트나 폭락했다.

재정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스페인도 몸살을 앓고 있다.

주택 가격이 2009년과 2010년 각각 7.7퍼센트, 6.2퍼센트 내려앉았다. 스페인 주택 시장은 금융위기 전까지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었다. 2000년대 초 건설경기 호황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저축은행의 부동산 부문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주택 시장은 삽시간에 한겨울 속으로 들어갔다.

스페인 주택 시장의 고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강력한 긴축재정을 실시하고 있는 데다 지난 1분기 실업률이 21.3퍼센트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제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주택금융 부실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라고 모든 나라의 주택 가격이 추락한 것은 아니다. 중국 국토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의 주택 가격은 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25.1퍼센트나 올랐다. 베이징에 소재한 부동산 조사업체인 드래곤노믹스의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중국 9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2009년 10퍼센트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1.5퍼센트나 치솟았다.

하지만 중국 주택 시장에도 올해부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드래곤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4월 9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9퍼센트의 내림세를 보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상당수 도시들의 부동산 가격이 향후 10~20퍼센트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잘나가던 호주의 부동산 시장도 최근엔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다. 호주의 주택 가격은 2009년 1.7퍼센트, 2010년엔 10.1퍼센트나 올랐다. 선진국 부동산 시장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얘기가 달라지고 있다.

호주통계청에 따르면 호주의 지난 1분기 주택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7퍼센트 하락했다. 호주의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올라 호주의 주택 경기가 예전의 활력을 되찾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ㆍ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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