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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OECD 회원국 중 한국·노르웨이만 ‘흑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이 연이어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와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법적 채무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이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국가가 질 수 있는 채무의 한도를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현행법상 미국의 채무한도는 14조3천억달러 수준인데 채무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채무가 이를 넘어서면 미국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파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재정건전성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은 엄청난 규모의 경기부양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재정지출이 급증했고 재정수지는 악화됐다. 미국이 대표적인 경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GDP 대비 재정수지는 2009~2010년 2년 연속 10퍼센트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GDP 대비 정부 부채는 위기 전인 2007년 62.2퍼센트에서 2010년 91.6퍼센트로 크게 불어났다.

최근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이런 사정에서 불거진 것이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적은 중국이나 테러리즘이 아니라 국가채무”라고 경고한 것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OECD 회원국 대다수의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2010년 OECD 회원국들의 GDP 대비 국가채무는 97.4퍼센트로 2007년 73.1퍼센트에 비해 24.3퍼센트포인트나 불어났다. 특히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 등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의 국가채무는 같은 기간에 3~4배나 폭증했다.




한국 역시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이 나빠진 것이 사실이다.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신성장동력 확충 등에 예년에 비해 많은 재정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재정수지는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GDP 대비 국가채무는 2007년 27.9퍼센트에서 지난해 33.5퍼센트로 5.6퍼센트포인트 많아졌다. 하지만 이는 유로(2010년 85.0퍼센트)나 G7(2010년 1백8.8퍼센트), G20(2010년 74.5퍼센트) 등에 비해 낮은 수치다. 재정수지 측면에서도 균형을 잘 잡고 있다. 2010년 OECD 회원국 가운데 흑자재정을 달성한 국가는 노르웨이와 한국뿐이었다. OECD는 올해도 두 나라만이 흑자재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07년 이후 OECD 회원국들은 대부분 적자재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009년 한 차례만 소폭의 적자를 냈을 뿐이다.

국가채무의 질적인 면에서도 한국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이 경기조정 기초재정수지(실제 재정수지에서 일시적인 지출과 수입을 뺀 수치), 순채무(총채무에서 정부 보유 금융자산을 차감한 액수), 경제성장률과 금리의 격차 등 3가지 지표를 통해 측정한 국가채무 건전성 비교 결과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악화의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다.

그리스가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가부도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자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힘이 없기 때문에 추가 구제금융이 성사되지 않으면 유로존 전역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최악의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 IMF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는 2백20.3퍼센트를 기록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붕괴 이후 줄곧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 대책에 실패한 데다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OECD는 각국이 재정건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넘어서고 있다지만 미래지출소요 등을 감안하면 재정건전성 향상에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충고다. 2025년까지 GDP 대비 재정수지를 평균 5퍼센트포인트 정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이다.

특히 재정적자가 심각한 일본의 경우 9.2퍼센트포인트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재정수지 적자를 단계적으로 줄여 2020년까지 흑자화한다는 재정운영전략을 발표하고 재정구조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호주, 칠레 등은 재정이 건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OECD는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의 재정이 양호한 상태지만 저출산, 고령화 등과 관련한 미래지출소요를 감안해 중장기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글ㆍ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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