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책기자단(이하 기자단)과 만난 2월 17일은 동장군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다. 이날 국가정보원으로 현장 취재를 다녀온 이들은 평소 가볼 수 없었던 국가기관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시종일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 김민지(21) 씨는 “국가정보원이라고 하면 왠지 무섭고 접근하기 힘든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반인들도 신청만 하면 가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며 “독자들이 실제로 가본 듯 느껴지도록 자세하게 탐방기를 쓰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재만(28) 씨는 “저를 포함해 국가정보원에 취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보가 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기자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국민의 편에 서서 전달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국민기자단이다. 총 인원은 120명. 10대부터 50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 주부까지 면면이 다양하다. 외국인도 3명 포함돼 있다. 출신지역 역시 전국 각지로 흩어져 있다. 말 그대로 ‘풀뿌리 정책알림이’다.
이날 만난 기자단은 김 씨와 이 씨 외에도 고등학교 2학년인 김윤주(18) 씨, 대학생 한희정(24) 씨,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박명수(38) 씨, 영상디자이너 박남수(32) 씨 등 6명. 이 가운데 박명수 씨와 박남수 씨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정책VJ다. 성별도 연령도 직업도 모두 다르지만 국민기자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은 한결같아 보였다. 

이들은 처음 기자단으로 선발됐을 때 ‘왠지 거창한 정책을 다뤄야만 제대로 된 정책 기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국민기자의 역할은 소소한 일상에서 필요한 정책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청소년기자로 활동하다 기자단으로까지 인연이 이어진 고등학생 김윤주 씨는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생에게 필요한 정책을 알리고 싶다”며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도 그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된다”고 말했다. 그의 첫 기사는 고향인 대전시에서 시행하는 자전거 무료 임대 서비스. 공용 자전거 5000대를 시민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사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직접 자전거를 빌려 타본 후 좋았던 점과 개선해야 할 점 등을 자세하게 기사에 담았다.
대학생 김민지 씨는 숭례문 복구 현장을 찾았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복구 현장을 보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 씨는 ‘정책기자’임을 내세워 복구 현장에 더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는 “함께 줄을 서면서 국민들이 숭례문 복구에 대해 바라는 점을 생생하게 들었고, 이를 기사에 자세히 담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담은 기사를 쓰도록 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이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기사거리를 찾고, 이를 중앙 및 자치 정부의 생활정책과 연결하려고 노력한다.
영문과 학생이면서도 영어회화엔 자신이 없다는 대학생 한희정 씨는 “꼭 외국에 나가야만 영어회화를 잘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회화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을까”라는 본인의 ‘갈증’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영어체험학습관의 효과에 대해 취재하고 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취업준비생 이재만 씨는 “취업문제가 심각한 20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고, 어린 아이를 둔 박남수 씨는 “우리나라 육아정책 및 다양한 복지정책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박 씨는 ‘아이와 함께하는 국립현대미술관 탐방’이라는 주제로 영상물을 만들었고, 정부의 복지 혜택을 받는 한 할머니를 인터뷰해 그 내용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두 영상물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들은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는 역할에만 안주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즉, 국민이 정부에 바라는 바를 알리는 역할도 하겠다는 것. 박명수 씨는 “국민의 시각으로 취재하면서 실제로 국민이 하고 싶은 말과 원하는 바를 오롯이 담아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정책 담당자에게 더 많은 숙제를 안겨주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겐 정책을, 정부에는 민심을 알리겠다”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들의 활약이 국민과 정부 간 소통의 창을 활짝 열어주길 바란다.
글·이지은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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