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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31호>노무현 대통령 ASEAN 순방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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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무현 대통령은 12월12일부터 사흘 동안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9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ASEAN+3) 정상회의와 제1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를, 뒤에는 필리핀을 각각 국빈방문했다. 이번 순방은 올해 마지막 정상외교 일정이다.

이번 정상외교의 핵심은 ASEAN+3 정상회의다. 올해 아홉 번째를 맞은 ASEAN+3 정상회의는 1997년 시작된 후 매년 열리고 있다. 이번 ASEAN+3 정상회의 의제는 ‘아세안+3 국가 미래 협력방안’이었다. 정상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동아시아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과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 방안, 초국가적 범죄 예방 등 역내 및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과 북한 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우리가 ASEAN+3 정상회의를 주목하는 이유는 회원국들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엄청난 비중 때문이다.  10개 ASEAN 회원국과 한·중·일 3국의 인구는 20억 명을 넘어 세계 인구의 32% 가까이 된다. 이들 13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세계의 19%, 교역 비중은 20%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 국가 사이의 협력과 교류는 ASEAN+3의 제도화 덕분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났고, 그만큼 지역통합을 향한 발걸음도 앞당길 수 있었다.   

이번 순방외교 과정에서 12월14일 처음으로 열린 EAS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EAS는 ASEAN 10개국과 우리나라 및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16개국 정상이 참가했다. 이번 EAS는 지금의 ASEAN+3과 장차 구축될 동아시아공동체 실현을 위해 그 초석을 놓는 일이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낳을지 기대를 모았다.

이번 제1차 EAS에서는 ‘EAS 콸라룸푸르 선언문’을 채택했다. 노 대통령을 비롯한 16개국 정상은 이 선언문에서 ▷독립·주권·평등·영토보전의 상호 존중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및 무력행사 거부 ▷분쟁 평화 해결을 강조했다.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하는 일정은 12월13일 있었던 한·ASEAN 정상회의다. 노 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ASEAN 회원국의 경제개발 문제와 ASEAN 회원국 사이의 개발 격차를 없애기 위해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또 ASEAN 회원국들의 미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기술(IT)과 중소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과 ASEAN 10개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한·ASEAN FTA 기본협정’을 체결했다. 기본협정에는 상품·서비스·투자·분쟁해결·경제협력 등 분야별 FTA 협정 사이의 관계와 범위 등이 담겼다. 한·ASEAN 정상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품협정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서비스·투자 분야 협정의 교섭을 시작해 2006년 안에 한·ASEAN FTA를 타결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압둘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간 IT·에너지 분야 등의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또 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필리핀의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과 에너지 및 광자원 분야 약정을 체결하고, 경제·사회발전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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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IT·에너지·자원 분야 실질협력 늘린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월9일부터 11일까지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했다. 노 대통령은 12월9일 오후 말레이시아 신행정도시 푸트라자야에 있는 총리실에서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8월 압둘라 총리 방한 당시 합의한 사항들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만족을 표하고, 지난해 양국 교역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최근 괄목할 만한 관계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과 압둘라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방위산업과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 과학기술분야는 물론 에너지·자원, 자동차·철도 등 제반 산업분야에서도 실질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특히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소기업 협력, 석유 공동개발 협력, 신재생에너지 협력, 지질조사 협력 등 민간 차원을 포함한 7개 분야의 경제·자원협력약정을 체결해 실질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데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압둘라 총리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 한국의 평화번영정책과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지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에서 12월12일부터 사흘간 예정돼 있던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와 제1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동아시아 협력 강화와 동아시아공동체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말레이시아의 신행정도시인 푸트라자야를 시찰했으며 이날 저녁 말레이시아 왕궁에서 시에드 시라주딘 말레이시아 국왕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수출주도형 공업화정책을 추진하면서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인프라 집중 투자,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통해 산업·물류 허브로 부상하고 있으며 ASEAN 국가 중 한국의 제1위 교역상대국이다. 말레이시아는 천연가스 세계 18위, 석유 14위, 주석 2위의 매장량을 보유한 동남아의 ‘자원부국’으로 우리의 주요 자원 공급국이다.

[SET_IMAGE]7,original,left[/SET_IMAGE]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말레이시아 양국은 정부 및 민간 차원의 실질적 경제협력 관계를 쌓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기업의 동남아시장 진출 가속화, 해외 자원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중소기업 및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각 부처 차원에서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산업자원부는 말레이시아 통상산업부와 ‘중소기업 협력약정’을 통해 양국 중소기업 간 기술협력 및 합작투자 알선, 적격 파트너를 발굴하기 위한 세미나와 상담회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 후속 조치로 내년부터 말레이시아 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술 컨설팅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말레이시아 산업진흥청(MIDA)과 양국 유망기술 보유 기업에 특화된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중소 벤처기업 기술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 위해 ‘석유 공동개발 협력약정’ ‘바이오디젤 등 신재생에너지 협력약정’ ‘지질조사 협력약정’ 등 3개 협력약정에 서명했다.

한국석유공사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와 아시아·아프리카·러시아 지역의 유전 탐사 및 육·해상 광구 공동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석유 공동개발 협력약정’을 맺었다. 지질자원연구소는 말레이시아 광물청과 ‘지질조사 협력약정’을 맺고 말레이시아의 주요 광물인 주석·희토 등 다양한 광물자원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한국 중소 광업회사에 지질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의 수출보험공사와 말레이시아 수출입은행은 제3국 공동 프로젝트 추진 때 상호 제안, 신용지원시스템 벤치마킹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보험기관 간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중소기협중앙회와 말레이시아 중소기업협회는 1990년 이후 중단된 양국 민간경협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밖에도 한·말레이시아 양국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KT-1 기본훈련기·군함·장갑차 등 총 23억 달러 규모의 방산물자 수주, 말레이시아 고속철도 건설과 경전철사업 수주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산자부 측은 밝혔다.   

 

■ ■ ■ ASEAN+3 정상회의

콸라룸푸르 공동선언문 채택

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에 이어 12월12일 열린 제9차 ‘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과 동아시아공동체 형성 비전을 담은 ‘콸라룸푸르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회의는 그 명칭에서 볼 수 있듯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ASEAN 10개 회원국과 한국·중국·일본 등 총 13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지역 협의체로 이번이 아홉 번째다. ASEAN+3 정상회의는 1997년 12월 당시 마하티르 무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ASEAN 창설 30주년을 계기로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의에 한·중·일 3개국 정상을 동시에 초청한 이래 매년 한 차례씩 열리고 있다.  

이후 동남아와 동북아 구분없이 동아시아 국가들은 큰 틀에서 공동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이 정상회의에서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또 동아시아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협력방안, 테러와 초국가적 범죄 대응 방안, 국가 간 정보격차 해소 방안 등 역내 주요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은 1998년 2차 정상회의(베트남)에서 ASEAN+3 정상회의의 발전 방향과 지역 내 경협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동아시아비전그룹(EAVG)을 창설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2001년 5차 정상회의(브루나이)에서는 EAVG 보고서를 토대로 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동아시아포럼 결성,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FTA) 창설을 중점 목표로 설정하자고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12월12일 열린 ASEAN+3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라는 정체성을 키우고 역내 상호 문화 이해증진을 위한 ‘동아시아 주간’을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참가국 간 공동 번영을 위해 IT 협력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제안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동아시아연구그룹(EASG) 17개 단기협력사업도 착실하게 이행하자고 강조했다. 금융·재정협력, 에너지, 제도적 협력 등 EASG의 9개 권고안과 중·장기 협력사업의 체계적 실현 방안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참가국 정상들은 특히 역내 금융협력 활성화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역내 외환위기 재발을 방지하는 협력시스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와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북핵과 관련, 참가국 정상들은 지난 9월 열렸던 제4차 북핵 6자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을 지지했다. 또 차기 북핵 6자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열려 공동성명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정상회의를 마친 뒤 노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국 정상들은 정상회의 결과를 집약한 ‘ASEAN+3 콸라룸푸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선언문에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정상 차원의 공동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의가 끝난 뒤 콸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린 ‘2005 동아시아 비즈니스 전시회(EABEX)’를 방문해 한국관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ASEAN 회원국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16개국 179개 기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참가국 중 최대 규모인 300㎡의 전시공간에 한국관을 마련해 PDP 등 첨단 IT 제품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컴퓨터게임 등을 전시하는 한편 국가이미지 홍보 부스도 운영했다.  

 

■ ■ ■ 한· ASEAN 정상회의

‘한·ASEAN 자유무역협정(FTA) 기본협정’ 서명

한국과 ASEAN의 교역규모는 총 464억 달러(2004년 기준)로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에 이어 다섯 번째다. 한국의 대 ASEAN 투자는 120억 달러(2004년 누계)에 이른다. 1997년 1차 한·ASEAN 정상회의가 열린 이래 이 회의에서는 경제협력 확대, 대 ASEAN 원조, 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하자는 의견 등을 폭넓게 교환했다. 지난해 열린 8차 한·ASEAN 정상회의에서는 ‘한·ASEAN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노 대통령은 12월13일 열린 제9차 한·ASEAN 정상회의에서 ASEAN 10개국 정상들과 상호 협력관계 확대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ASEAN FTA를 체결하자는 ‘한·ASEAN 포괄적 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협정문’ 서명식을 가졌다.

기본협정에는 중소기업·관광·과학기술 등 총 19개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 외에 ▷자원·에너지 분야 호혜적 협력 강화 ▷농산물 교역 확대에 따른 실질적 위생검역 협력 강화 ▷IT·건축기술·환경산업기술의 수출 기반을 강화하자는 경제협력 부속서가 첨부됐다.

기본협정은 또 한·ASEAN FTA의 기본 골격과 분야별 협상 대상, 협상 목표, 협상 시한, FTA 이행기구 등을 규정하고 있다. 부속서는 한·ASEAN의 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기본협정은 한·ASEAN FTA 협상 대상 분야로 상품무역·서비스무역·투자 등 3대 분야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맞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ASEAN 통상장관들은 분쟁해결제도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한·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태국을 제외한 ASEAN 9개국은 12월9일 FTA의 핵심인 상품무역협정의 내용과 자유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ASEAN은 내년 4월까지 상품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서비스자유화협정 및 투자자유화협정도 ‘2006년 말 타결’을 목표로 내년 초 협상을 개시하게 된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2006년 초까지 FTA 상품분야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정상회의에서는 서비스 및 투자분야 협정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한·ASEAN 양측이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SET_IMAGE]8,original,right[/SET_IMAGE]사실 내용으로 보면 한·ASEAN FTA의 핵심은 2006년 4월 공식 타결을 목표로 하는 상품무역협정이다. 12월9일 열린 한·ASEAN 통상장관회의에서는 ‘한·ASEAN FTA 상품 자유화 방식(Modality)’에 서명해 사실상 상품무역협정의 대체적 윤곽에 합의한 상태다. ‘상품 자유화 방식’에서는 역내 교역품목의 97% 수준까지 자유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2009년까지 80% 품목을, 2010년까지 90% 품목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완전 철폐하도록 했다.

지난해 타결된 ‘중국·ASEAN FTA’의 경우 2010년까지 90%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도록 규정한 데 견주면 한·ASEAN은 이보다 앞선 ‘2009년 80% 품목 관세 철폐’ 규정이 들어가 한국의 동남아시장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또 ‘상품 자유화 방식’은 예외 규정으로 관세 철폐 완전 제외 품목 40개를 지정하기로 했다. 그 중 쌀이 포함돼 있다. 쌀시장 완전 개방을 주장한 태국과 대립한 한국의 주장이 관철된 결과물이다.

물론 한·ASEAN FTA 기본협정은 역내 정상들의 서명을 통해 각국의 FTA 타결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핵심인 상품무역협정의 골간을 규정한 ‘상품 자유화 방식’을 합의해 이행을 확실하게 보장받게 되었다.  

정부 당국자는 “기본협정만 서명하고 이번에 ‘상품 자유화 방식’이 채택되지 않았을 경우 상품무역협정 협상 일정이 흔들려 내년에 한·ASEAN FTA가 타결되리라고 보장할 수 없고 세부 원칙이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12월9일 한·ASEAN 통상장관회의에서 한국이 쌀시장 완전 개방을 고수하는 태국에 맞서는 외교전을 펼쳐 ‘ASEAN-1(태국)’ 형식으로 한국과 나머지 ASEAN 9개국의 ‘상품 자유화 방식’ 서명을 주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태국도 일단 상품무역협정의 내용을 규정한 ‘상품 자유화 방식’에는 서명하지 않았지만 정상 차원에서 협의한 기본협정에는 서명한 상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기본협정뿐만 아니라 분야별 협정 중 하나인 분쟁해결제도협정도 채택했다. 한·ASEAN FTA를 구성하는 나머지 협정인 서비스자유화협정과 투자자유화협정은 2006년 말 타결을 목표로 연초 본격적인 협상이 개시된다.

노 대통령은 또 ASEAN의 공동 번영 및 회원국 간 개발격차 해소를 위한 ASEAN에 대한 IT·중소기업 분야의 지원 및 향후 지속적인 유·무상 원조 확대 등을 약속했다. 자연재해·대테러·조류독감 등 역내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협상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반도에 조속히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ASEAN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으며, 북핵 문제 관련 내용은 ‘한·ASEAN 의장성명’에 반영됐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한국 내 외국인 근로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법제화 노력을 소개하면서 불법체류 문제와 관련 “송출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해 근로자들이 고통받는다는 점을 여러분이 유의해 달라”며 송출국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제안에 ASEAN 정상들은 적극적인 호응과 감사의 뜻을 보냈다.

실례로 캄보디아는 한국의 지원사업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오는 것은 인적자원 개발 효과도 있다”고 평가한 뒤 “한국 관광객이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브루나이와 인도네시아는 “IT분야와 지식기반경제 분야에 대해 한국이 ASEAN을 더 많이 도와주었으면 한다”며 “IT와 중소기업 협력 분야에서 더욱 많은 지원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싱가포르는 “한국의 최첨단 상품·드라마·영화 등은 ASEAN 각국에 개방 효과를 보여주는 모범”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필리핀은 사탕수수·에탄올·코코넛경유·풍력발전·태양에너지와 지역 차원의 유류 비축, 유전·가스 공동탐사 등 에너지분야 협력을 희망했다.

한·ASEAN FTA 협상 과정에서 쌀시장 완전 개방 문제로 한국과 대립한 태국은 ‘한·ASEAN FTA 상품 자유화 방식’ 합의안의 관세철폐 완전 제품목(40개)에 쌀이 포함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통상 ASEAN과의 대화에서 무역 역조가 화제에 오르거나 열대 과일 등 물건을 사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의 지원에 감사하는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12월13일 정상회의에 이어 콸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제1차 EAS에 참석하는 15개국 정상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 오찬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숙소에서 맘모한 싱 인도 총리,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 ■ ■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EAS, 정치·경제 전략대화협의체로 정립한다

12월14일 열린 제1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는 ASEAN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 정상이 참가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역내 협력 증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올해 처음 열린 EAS를 ASEAN+3 정상회의와 함께 동아시아 협력의 유용한 회의체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가국 정상들은 또 이번 정상회의에서 ‘EAS 콸라룸푸르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 향후 EAS를 정치·경제 문제에 대한 전략적 대화 협의체로서 개방적이고 외부 지향적 기구로 정립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EAS는 2002년 설립된 EASG가 권고한 9개 중장기 협력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ASEAN+3 정상회의에서 말레이시아가 주도해 올해 1차 EAS를 열자고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EAS와 ASEAN+3 정상회의의 관계, 의제, 개최국 순방, 개최 빈도, 참여국 확대 문제 등 전반적인 EAS 운영 방안을 협의했다.

그러나 EAS를 둘러싸고 ASEAN+3 및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것이 현재로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또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각국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언제든 논란이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한 동아시아 지역협력구도를 강화하려고 하는 반면 일본 등은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러시아·EU 등 참여국 확대를 주장해 주도권 다툼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일단 지난 4월 ASEAN 비공식 외무장관 회동에서 ‘ASEAN의 대화 상대국으로서 ASEAN과 실질적 협력관계를 맺고 동남아우호협력조약(TAC)에 가입한 국가’라는 기준을 설정했다. 그래서 이에 들어맞는 인도·호주·뉴질랜드 3개국만 1차 EAS에 받아들여 갈등을 봉합한 상태다.

통상 ASEAN+3 정상회의 기간에는 한·중·일 정상회의도 병행해 열려왔다. 이번에도 7번째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일 간의 갈등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한편 노 대통령은 12일 오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6자회담에서 긴밀한 양국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 등을 논의했다.  

 

■ ■ ■ 필리핀 국빈방문

에너지·사회보장·관광협력 강화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월14∼16일 필리핀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15일에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한·필리핀 경제인 오찬간담회를 통해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16일에는 한·필리핀 IT 훈련원 개원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이번 순방 일정을 마무리 했다. 양국은 필리핀의 에너지·광물자원분야약정, 사회보장협정, 관광협력양해각서를 체결했다.                                    

 

ASEAN 순방외교 주요성과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 7개 분야 경제·자원협력 약정 체결
♣ IT·생명공학 등 과학기술과 에너지·자원·철도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 양국 민간 경제협력위원회 재개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ASEAN+3 정상회의
♣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비전 담은 ‘콸라룸푸르 공동선언문’ 채택
♣ 노 대통령, ‘동아시아 주간’ 지정 제안
♣ 노 대통령, EASG 17개 단기협력사업 성실한 이행 제안

한·ASEAN 정상회의
♣ 한·ASEAN FTA 체결을 위한 ‘한·ASEAN 포괄적 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협정문’ 서명
♣ '분쟁해결제도협정’ 채택
♣ ASEAN 국가에 대한 한국의 IT·중소기업 분야 지원 천명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 'EAS 콸라룸푸르 선언문‘ 채택
♣ 노 대통령, EAS를 동아시아 협력의 유용한 회의체로 활용해야 할 것임을 천명
※ 6자회담 공동성명 지지 확보

 

한·ASEAN FTA 기본협정문(요약)

가. 기본협정
♣ 기본협정(Framework Agreement)은 한·ASEAN간 FTA의 기본골격을 규율하며, 분야별 협상 대상·목표·시한·FTA 이행기구 등을 규정하고, 부속서에 한·ASEAN간 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을 포함
♣ 기본협정은 한·ASEAN FTA 협상대상 분야로 상품무역, 서비스 무역, 투자 등 3대 분야를 적시하고 WTO 협정에 부합하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목표로 명시
-실질적으로 모든 상품무역에 있어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점진적으로 철폐하되, 각국의 민감분야에 대한 유연성 확보
-상당한 분야별 대상범위에서 당사국들간 서비스 무역을 점진적으로 자유화
-당사국들간의 투자를 촉진하고 증진하는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투자제도를 설립
♣ 서비스 및 투자 협상은 2006년 말까지 타결 목표로 2006년초에 협상을 개시
♣ FTA 협정 운영 및 이행·감독은 한·ASEAN 통상장관이 총괄하며, 구체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이행위원회’ 설립

나. 기본협정 경제협력 부속서
♣ 총 19개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추진에 합의
♣ 방송, 영화 등 문화산업의 ASEAN 시장 진출토대 구축  
♣ 자원·에너지 분야 상호호혜적 협력 강화    
♣ IT, 건축기술, 환경산업기술의 수출기반 강화  
♣ 농산물교역 확대에 따른 실질적 위생검역협력 강화

다. 분쟁해결제도 협정
♣ 한-ASEAN FTA를 구성하는 모든 법적 문서와 관련된 분쟁은 원칙적으로 분쟁해결제도 협정에 규정된 절차 적용
♣ 분쟁해결은 ① 당사국간 협의 → ② 중재패널의 설치 순서로 진행
♣ 중재패널은 분쟁사안에 대한 협의요청 접수 후 60일 이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타방 당사국의 요청으로 설치, 3인 패널위원으로 구성
♣ 최종보고서에 따른 중재패널의 권고를 당사국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소국은 당사국에 대하여 한-ASEAN FTA에 따른 혜택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재패널의 판정결과에 대한 이행수단 확보

라. 상품무역협정
♣ 상품무역협정은 본문, 3개의 부속서, 품목군별 양허표, 품목별 원산지규정 등으로 구성
♣ 관세 및 비관세장벽 철폐 계획
♣ 회원국간 정보교환을 위해 SPS/TBT 접촉선(contact point) 지정 및 관련 작업반을 기본협정문 상의 이행위원회 산하에 설치
♣ FTA 특혜관세 부여로 산업피해 발생시 일정한 요건하에 세이프가드 발동 허용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콸라룸푸르 선언(요약)

첫째, 공통 관심사인 포괄적인 전략적·정치적·경제적 이슈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협의체로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설립하는 바, 그 궁극적 목표는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 및 경제적 번영의 도모다.

둘째, 이 지역에서 공동체 형성을 촉진하려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의 여러 노력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공동체 실현을 위한 노력과 일치하며, 전반적인 지역협력의 중추가 될 것이다.

셋째,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세계적 규범과 보편적으로 인정된 가치들의 강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개방적·포괄적이며 투명하고 외부지향적인 협의체가 될  것이며, ASEAN은 여타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가국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넷째, 동아시아 국가들이 역내외 국가들과 공정하고 민주적이며 조화로운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치와 안보 이슈에 관한 전략적 대화와 협력을 증진한다.

기술 이전, 인프라 개발, 역량 강화, 거버넌스 강화, 인도적 지원, 금융 네트워크 구축, 무역 및 투자 확대와 자유화를 통해 동아시아 내 개발, 금융안정, 에너지안보, 경제통합과 성장, 빈곤 근절과 개발 격차 해소를 증진한다.

상호 문화에 대한 심층 이해, 국민 간 교류 협력 증진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고양함으로써 상호 신뢰와 결속을 증진하고 환경보호, 전염병 예방 및 자연재해 완화 등 분야의 논의를 강화한다.

다섯째, 동아시아 정상회의의 참석은 ASEAN이 설정한 참가 결정 기준을 기초로 할 것이다.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정례적으로 개최될 것이며, ASEAN의 의장국인 회원국이 주최하고 의장직을 맡아 ASEAN 정상회의 개최 계기에 연이어 개최한다. 동아시아 정상회의의 운영 방안은 ASEAN과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가국들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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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10,original,left[/SET_IMAGE]무현 대통령은 12월9일부터 13일까지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담과 한·ASEAN 정상회의를 가졌다. 14일에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ASEAN+3’ 회의체의 궁극적 목표인 동아시아공동체(EAC)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EAC가 구체화될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심의 정치·경제·외교질서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런 만큼 EAS의 개최를 처음 제의하는 등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는 노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콸라룸푸르 현지 호텔에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노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한국으로 송고하느라 바빴다.

 

“현장에서 국력 신장 느껴”
노 대통령의 순방외교 일정은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어느 일정이든 밀도 있게 보내려는 노 대통령의 의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기자들도 바쁘고 보좌하는 참모들도 쉴 틈이 없다. 취재나 브리핑 내용은 물론 현지 언론까지 눈여겨보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에는 주요 외신 보도도 크게 늘어 때에 따라서는 직접 점검해 봐야 한다. 서울에서보다 일의 양은 곱절 이상 늘어난다. 하지만 내심 매우 기쁜 것이 사실이다. 극동의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았던 우리나라 대통령의 순방에 온 세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정도로 우리의 국력이 커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순방에서 주목한 것은 한·ASEAN 자유무역협정(FTA) 기본협정 체결이었다. 특히 마지막까지 태국은 관세폐지 제외품목에 쌀이 들어가면 안 된다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취했지만 결국 대세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과정에서 쌀을 관세폐지 제외품목에 넣자는 것은 우리의 요구였지만 다른 ASEAN 국가들의 자발적 동의가 큰 역할을 했다.  

대통령 방문으로 실무적으로 마무리되는 민·관의 숙제들도 많이 있다. 이번 순방에서 가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우리의 숙제였던 중국 원전시장 진출 문제가 드디어 풀렸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걸림돌이 됐던 원천기술 이전 문제를 제외한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원자바오 총리는 “이웃나라로서 한국의 원전 참가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원전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이를 ‘한·ASEAN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에 반영시켜 명문화한 것 역시 남다른 성과라고 할 것이다. 최근에는 이처럼 경제·통상 분야의 강력한 연대를 발판 삼아 정치·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예가 많다.

선진국과 중·후진국 순방외교에서 우리의 위치를 감안할 때 일정한 차이가 불가피하다. ‘할 말은 하는’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아직 주체적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굴욕외교’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국력이 계속 신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김윤경 이데일리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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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12,original,right[/SET_IMAGE]■■  EAS 추진 배경
ASEAN+3 정상회의는 ASEAN 국가 간 정상회의에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3국이 초청되는 형식을 띤 정상회의 체제이기 때문에 한·중·일 3국은 강한 소속감(sense of ownership)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한·중·일 3국은 ASEAN 국가들과 동등한 자격(equal footing)으로 동북아 3국의 수도에서도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정상회의 체제로 EAS 개최 필요성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동남아국가연합체인 ASEAN은 원론적 차원에서는 EAS 개최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했지만, 자신들보다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월등한 동북아 3국과 동등한 자격으로 EAS에 참여할 경우 EAS가 동북아 국가들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과 ASEAN의 전략적 중요성이 희석될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시간을 두고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  EAS 추진 경과
EAS의 조기 개최가 결정됐다. 2004년 11월 제8차 ASEAN+3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2005년 12월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차기 ASEAN+3 정상회의를 계기로 제1차 EAS를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다.

EAS 참여국 확대 문제는 EAS 개최 결정 이전부터 ASEAN+3 국가들은 물론 다수 역외국가들 간 최대 외교 쟁점으로 부각돼 왔으며, 이를 둘러싼 수면하의 치열한 외교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ASEAN은 EAS 참여국 확대 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기준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라 인도·호주·뉴질랜드의 EAS 참여가 사실상 확정됐다.

2005년 4월 세부에서 개최된 ASEAN 비공식 외무장관 회동에서 제시된 EAS 참여국 기준은 ASEAN의 대화 상대국으로, ASEAN과 실질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동남아우호협력조약(TAC)에 가입한 국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ASEAN은 2005년 7월 비엔티엔에서 개최된 연례 ASEAN 외무장관회의(AMM)에서 이미 조건을 충족시킨 인도와 2005년 7월 TAC에 서명한 뉴질랜드, 그리고 2005년 12월 TAC 서명 의향을 밝힌 호주를 신규 참여국으로 확정했다.

EAS 운영 방안과 관련해서는 2005년 7월 비엔티엔에서 개최된 ASEAN+3 외무장관회의에서 제9차 ASEAN+3 정상회의 및 제1차 EAS를 주최할 예정이던 말레이시아 측이 관련 준비상황을 보고했다. 그 내용은 2005년 12월12일 ASEAN+3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12월13일 ASEAN+1 정상회의, 그리고 12월14일 제1차 EAS를 연이어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이 기간에 2개의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인 바, 그 하나는 ASEAN+3 정상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ASEAN+3 정상회의와 EAS의 차별성을 명시하면서 기존 ASEAN+3 협력체제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고, 또 다른 공동선언은 EAS 결과를 바탕으로 EAS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적 선언문 형식을 띠게 될 것이다.

‘동아시아 정상회의 추진 과정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역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의 EAS 조기 개최 이니셔티브 ▷참여국 확대를 통한 역내외 국가들의 대 중국 견제 ▷한·중·일 3국간 사전협의 부재 ▷ASEAN의 주도권 지속 ▷신규 참여국들의 입장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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