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한·미FTA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멀리 있지 않다. 당장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산 소비재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철폐되는 관세만큼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고 외식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과 임수산물은 양측 모두 1백퍼센트 관세가 철폐된다. 다만 품목에 따라 관세철폐 시기는 다르다. 우리 측에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장기관세철폐, 비선형 관세철폐(초기엔 소폭 감축 후 이행, 말기에는 큰 폭으로 감축하는 방식), 관세율 할당(TRQ) 등을 도입해 영향을 최소화했다.

승용차와 전기자동차는 4년 후 관세가 철폐되는 반면 자동차부품은 즉시 철폐된다.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2.5퍼센트의 관세는 발효 4년 후에 사라지고 우리의 수출 자동차에 붙는 8퍼센트의 관세는 즉시 4퍼센트로 내린 뒤 4년 후에 완전히 철폐된다. 청바지와 셔츠 등 의류관세 13퍼센트와 가방류에 부과되던 8퍼센트의 관세도 발효 즉시 철폐된다.




농산물의 경우 국내 영향이 미미한 품목의 관세는 즉각 사라진다.
냉동 오렌지 주스, 포도주스, 커피, 옥수수 등이 그 대상이다. 관세가 사라지면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민감성 품목은 다양한 방식으로 보호 조치를 취한다. 식용대두와 감자 등은 현행관세를 유지한다.

서비스 시장도 개방된다. 대부분의 서비스 시장에서 미국 기업은 우리 국민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되며 다른 나라의 사업자에 대해서도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 또 정부는 미국의 서비스 기업이 시장에접근하는 것을 제한하지 말아야 하며 현지 주재 의무를 둘 수 없다.

하지만 일부의 우려와 달리 공공서비스 부문이 미국 기업에 의해 후퇴할 염려는 없다. 서비스 시장의 개방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을 공공서비스 시장엔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교육, 의료, 사회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는 지금처럼 우리 정부가 자율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다.

방송과 통신 분야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최소한의 개방만을 허락하고 외환시장에서는 외국환거래법상 단기 세이프가드 제도를 사용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은 한층 강화된다. 현재 50년인 저작권 보호기간을 70년으로 20년 연장했다. 다만 발효 후 2년은 시행이 유보된다. 소리와 냄새만으로 구성된 상표에도 상표권이 인정되며 특허심사가 불합리하게 지연되면 초과 기간만큼 특허 기간을 연장하게 된다.

개성공단의 제품 역시 한국산 제품과 동일하게 특혜관세를 부여받을 수 있는 제도적 틀도 마련됐다. 협정 발효 후 1년 안에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설치하고 일정 기준을 만족시키는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으면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다른 한국산 제품과 동일하게 특혜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한·미FTA는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철폐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섬유, 석유화학, 기계, 전기전자, 비철금속, 생활용품, 철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 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늘면 국내 고용이 증가하고 내수경기에 활력을 더하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자동차 업종은 일본이나 유럽 기업과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현대차와 도요타의 동급 차량의 가격차는 3퍼센트 이내로 크지 않다. 하지만 8퍼센트인 자동차관세가 4퍼센트로 하락하면 가격 차이를 더욱 벌릴 수 있게 된다. 25퍼센트의 관세가 부과되는 픽업트럭 등의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섬유산업은 주력 수출품목인 화섬, 직물, 편직제품의 가격인하로 경쟁력이 강화되며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석유화학은 비에틸렌 계열 범용제품의 수출 증대가 예상된다. 기계산업은 수출이 느는 것은 물론 미국 기업과 기술협력 확대, 미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 등을 바라볼 수 있다.

글·변형주 기자


‘다음은 누구인가.’ 한ㆍ미FTA가 비준된 후 FTA를 맺을 다음 나라는 누구인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FTA 협상이 추진되는 나라는 호주, 콜롬비아, 캐나다, 뉴질랜드 등 7건 12개 국가다. 이 중 ‘포스트 FTA’ 1순위로 거론되는 나라는 호주다. 이미 지난해 5월 5차 협상을 통해 중요 쟁점에 합의한 데다 최근에는 양국 정상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만나 한ㆍ호주FTA의 조속 타결에 뜻을 같이했다.

콜롬비아와의 FTA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은 지난 9월 정상회의를 갖고 연내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최대 관심사는 중국과의 FTA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교역규모가 1천8백84억 달러로 미국보다 2배 이상 많은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현재 FTA협상을 위한 공동연구와 양국 정부 간 1차 사전협의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중국과 FTA는 쟁점이 많아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