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부는 2004년 4월 1일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래 최근의 한·유럽연합(EU) FTA까지 협상 타결과 더불어 국내 관련 산업의 피해를 줄이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자구책을 꾸준히 세워왔다.
한·EU 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 이후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발 빠르게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7월 20일 농림수산식품부는 한·EU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피해보전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하영제 제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한·EU FTA 대책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개최했다.
한·EU FTA 대책 TF는 한우·양돈·낙농·양계협회장,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 등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의 생산자 대표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대학교수, FTA 국내대책본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의에서는 향후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에 대한 대책 방향 등을 논의했다.

한·EU FTA에 따른 국내 시장의 피해 예상 품목은 양돈, 낙농, 양계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양돈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34만 톤이었다. 이 중 EU산이 13만8천 톤(전체 수입량의 40.6퍼센트)으로 수입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0만6천 톤의 미국(31.2퍼센트)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삼겹살은 지난해 EU로부터 7만9천 톤(냉동)이 수입됐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비량은 지난해 92만7천 톤이었으며 이 가운데 수입산은 22만8천 톤으로 돼지고기 자급률은 75.4퍼센트에 달했다. 수입 돼지고기 가운데 상당 물량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셈이다.
돼지고기 가격은 올해 5월 기준으로 국산 냉동 삼겹살이 1킬로그램에 1만3백33원, EU산이 6천1백40원으로 국내산의 60퍼센트 정도다. 하지만 현재 25퍼센트인 돼지고기 관세가 FTA 타결로 낮아지게 되면 국산 돼지고기와 EU산 돼지고기의 가격 차가 더욱 벌어져 국산 돼지고기 수요가 위축되고 EU산 수입 돼지고기 소비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
이 밖에도 치즈나 유제품 등 낙농, 가슴살과 다리 등 부분육으로 판매되는 육계(肉鷄) 부문 역시 시장개방으로 국내 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육계 가운데 닭다리는 관세인하 대상이 아니지만 EU 지역에서는 비선호 부위여서 닭다리를 선호하는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워낙 낮기 때문에 양 지역 간 교역이 늘어나면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농림수산식품부는 파악하고 있다.
한·EU FTA 대책 TF는 국회 비준 시까지 운영되며, 오는 9월로 예정된 한·EU 협정문 가서명 전까지 FTA에 따른 양돈과 낙동, 양계 농가 등의 예상 피해액 추정과 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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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와 관련한 후속 조치도 2007년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국내보완대책’이 발표된 이후 로드맵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당시 11개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 이후 15년간 연평균 생산이 6천6백98억원, 수산업은 2백81억원, 제약업은 9백4억~1천6백88억원 감소하며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분야도 일부 피해가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수산업과 축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관련 산업의 피해를 보전하고 산업별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완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 보완대책에 따르면 농업과 수산업의 경우 7년간 85퍼센트의 보전비율로 품목별 피해보전을 받게 되며 폐업에 대해서는 5년간 지원을 받는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우도 FTA로 인해 매출액이 25퍼센트 이상 감소했을 때 구조조정자금 융자 등 지원한다.

이 보완대책은 또 피해보전과 별도로 고용안정과 훈련지원 등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내용을 마련했으며 농업의 경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1백19조원, 수산업의 경우 같은 기간 12조4천억원의 투융자 계획이 수립돼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축산대책과 김영수 사무관은 “한·EU FTA 대책은 가축 질병 근절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 친환경 축산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될 것”이라며 “한미 FTA 후속조치로 추진돼온 도농교류촉진법, 농업경영체육성법 등 농어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의 이성한 본부장은 “한·EU FTA로 생기는 피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2007년 발표된 국내 보완대책에 기초해 지원하되, 특히 피해가 크게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산업별 영향 분석과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을 거쳐 추가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FTA 체결 이전 우려했던 문제들이 실제로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22일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가 2004년 이후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 4개 경제권과의 FTA 발효 이후 체결국에 대한 수출은 급증한 반면 예상됐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FTA 체결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은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16.8퍼센트)보다 높은 20~40퍼센트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한·칠레 FTA로 칠레산 농산물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주로 미국 등 경쟁국 수입 농수산물을 대체하는 효과로 국내 농업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포도의 경우 칠레산 수입이 증가했음에도 국내 포도가격, 시설포도 생산량, 재배면적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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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