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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영후 병무청장이 말하는 공정병역




병역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다. 잘 나가던 정치인이 자식의 병역 문제로 낙마하거나 인기 연예인이 병역을 기피하려다 탄로나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무대에서 사라져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병무청은 그동안 병무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병무행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병무청에서 지난 4월 실시한 ‘병무행정의 공정성 진단’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14.5퍼센트가 “병무행정이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현재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의무자와 그 부모는 11.5퍼센트가 병무행정이 ‘불공정해졌다’고 대답한 반면, 일반 국민들은 19퍼센트가 불공정하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과거 병무행정이 허술했던 시기에 징병검사를 받고 병역을 이행했던 부모세대가 그 시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병무행정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병역에 대한 이러한 인식 때문에 지난 2월 17일 제1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는 ‘공정한 병역이행’을 공정 납세 등과 더불어 ‘공정사회를 위한 정부의 8대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우리 사회에는 고위공직자 등 힘 있는 사람들이 병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에 언론에서 장·차관급 인사들의 최종 병역면제율이 일반국민들의 면제율보다 4~5배 높다고 보도한 적이 있는데, 잘못된 보도입니다. 장·차관 등 병역사항 공개대상자들의 병역면제율 11.3퍼센트는 신체검사 후 입영의무가 종료되는 시점까지의 최종 면제율인 데 반해 일반국민 면제율 2.4퍼센트는 19세 징병검사를 받을 때의 최초 병역면제율이기 때문입니다. 19세 징병검사에서 현역이나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도 그 이후에 사고, 질병, 군복무 중에 다쳐 의병 전역하는 사람, 해외에 이주하는 사람 등 징병검사 이후에도 병역이 면제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로 장·차관급 인사 등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율을 같은 연령대의 일반국민들의 최종 면제율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청장님은 ‘공정병역’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요.
“개인의 신체상태 등에 적합한 형태로 누구나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공정병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병역’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첫째, 정확하고 투명한 신체검사 절차와 병역판정의 공정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둘째,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탈하려는 시도가 통하지 않는 제도와 시스템을 완비해야 합니다. 셋째, 병역이행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분위기와 병역이행자에 대한 실질적 보상체계를 확립해야 합니다.”

부정한 병역면탈 방지를 위해 병무청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우선 병역면탈 범죄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그동안 운영되던 TF팀을 금년 3월 ‘병역조사팀’으로 정식 직제화했습니다. 또 병역면탈 범죄 대부분이 재(再)신체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점에 착안하여 ‘병역처분변경심사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병역면탈 방지를 위한 법제 정비도 필요할 텐데요.
“병역면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면제처분 이후에도 확인신체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지난 5월 24일 공포되어 오는 11월부터 시행됩니다. 아울러 병무청 직원이 특별사법경찰권을 갖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산업기능요원제도가 대졸 고학력자 등의 병역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면이 없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산학 연계된 특성화고등학교 및 마이스터고 졸업생 등의 기능인력이 우선적으로 산업기능요원에 편입되도록 하여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병역지정업체 선정도 산학 연계에 참여한 기업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최근 연예인이나 프로 운동선수 등의 병역기피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 5년간 발생한 병역면탈 범죄 사례를 분석해 보면, 면탈자 중 연예인·운동선수 등이 거의 절반(49.8퍼센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여론조사에서도 ‘인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고위공직자 자녀 등이 일반 병역이행자와 비교하여 공정하게 병역을 이행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려 76퍼센트가 일반 병역의무자보다 불공정하게 이행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 유명인들의 병역이행을 특별히 감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인들의 병역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지난 2008년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어 상임위에 상정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 소위(小委)에 계류되어 있어 아쉽습니다. 조속히 처리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병역의무 이행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우선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병역 명문가’ 선양사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난 4월 21일에는 대한변호사협회, 대한의사협회, 한국프로야구협회, 대한가수협회 등 11개 단체와 ‘공정병역 협약’을 맺어 민간협력을 통해 ‘공정한 병역문화’를 이루기 위한 실천의지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또 현역병 입영장을, 입영자들에게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청년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하고, 배웅하는 가족들은 이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육군훈련소·306보충대·102보충대 등에서 입영가족과 함께 하는 입영문화제를 연중 개최하고 있습니다.”

글·배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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