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5월은 전통적으로 노동운동의 달이다. 유명한 ‘메이데이’가 5월 1일이다. 국내에서도 ‘춘투’라 불리는 대립적인 노사갈등이 이 무렵에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춘투’라는 단어를 듣기 어려워졌다. 노사분규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운배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최근 유성기업의 불법파업으로 일반인이나 외국인의 눈엔 아직도 우리의 노사관계가 극한적인 대립구도로 비칠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파업 등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OECD 평균보다 오히려 적을 정도로 우리의 노사관계는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전 정책관은 노사관계가 더욱 안정되고 선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제도들이 무리 없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복수노조제도도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만큼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근로자들의 노동기본권 확대뿐 아니라 근로생활의 질이 향상됩니다. 한 사업장에 여러 개의 노조가 있다면 각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경쟁을 벌일 것입니다.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니까요.
그만큼 해당 사업장은 더 좋은 일터가 될 것입니다. 이제 노조들은 근로자들에게 평가받고 근로자들을 위해 봉사하게 될 것입니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노사관계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소수노조가 난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제도 시행 1년 안에 복수노조가 설립될 사업장은 전체의 7~14퍼센트 정도에 그칩니다. 경총도 11퍼센트로 예상합니다.
복수의 노조와 교섭을 해서 한 사업장에 여러 종류의 단체협약이 시행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지만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등 법적 장치를 두고 있어 우려하는 혼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섭창구단일화제도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노조는 여러 개 설립되더라도 사용자와 교섭할 노동조합은 하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 노조는 협의를 통해 대표 노동조합을 정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수의 노조 설립으로 인한 갈등과 혼란이 최소화되고 근로조건도 통일됩니다. 노조들의 과도한 세력다툼과 분열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지난해 도입한 근로시간면제제도가 잘 정착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도 시행 1년의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근로시간면제제도는 지난 5월말 현재 대상사업장의 89퍼센트가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99퍼센트가 법정 한도를 준수하고 있으니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올해 임단협이 마무리되면 이 제도를 도입하는 사업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근로시간면제제도가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근로시간면제제도의 법준수율이 99%에 이른다지만 이면합의 등 편법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이 제도가 더욱 뿌리를 내리기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노사가 이면합의를 하는 등 법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부는 현장점검을 더욱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전임자 급여 지급과 근로시간면제한도 초과 등 법 준수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물론 이면합의 여부도 가려내고 있습니다.
이면합의가 발견되면 단체협약 시정명령, 사법처리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새로 도입된 제도가 안착하고 있다고 하지만 노조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복수노조제도 시행을 불과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법개정을 주장하는 것은 산업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시간면제제도와 관련해 전임자 급여를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자는 주장은 사실상 노조전임자의 급여를 사용자가 지급하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어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또 복수노조의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은 실질적으로 복수노조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이 없어 이 역시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현행 노조법은 무려 13년이나 미루어오던 것을 노사정 합의와 국회의 논의를 거쳐 어렵게 개정한 것입니다. 정부는 현행 노조법을 흔들림 없이 시행할 계획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법의 재개정이 아니라 개정법의 연착륙을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노사관계, 선진화된 노사관계의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단순히 분규가 사라진 안정적인 노사관계라는 틀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관계를 이루어야 합니다. 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상생과 협력의 관계’가 그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노사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프로그램에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노사의 사회적 책임 실천’의 확산도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사관계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말씀하신 선진화된 노사관계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 축적됐다고 볼 수 있습니까.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숙하고 있다고 봅니다. 통계적으로 봐도 노사분규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노사분규는 86건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더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의 노사관계가 과거의 대립과 대결구도에서 협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축적된 역량이라면 노사상생을 통해 성과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진 노사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노사 양측에 무엇을 당부하시겠습니까.
“먼저 복수노조제도와 근로시간면제제도 등 노사관계 선진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새로 도입되는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또 불법적인 피케팅이나 공격적인 직장폐쇄 등 불합리한 노사관행은 자율적으로 개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사의 상생을 위해 참여와 신뢰의 노사관계가 자리매김하도록 양보의 미덕도 발휘해 주십시오. 노측은 회사의 경쟁력 향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사측은 근로자를 경영의 파트너로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과도 좋아지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입니다. 정부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일을 통한 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ㆍ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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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