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친구들이랑 PC방에 게임하러 가요. 학원 가기 전에 마땅히 갈 데도 없고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Y고등학교 정문 앞.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에게 ‘어디 가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또 다른 무리의 학생들도 같은 대답이었다. 상당수 학생이 ‘겜방’(게임방·PC방)으로 간다고 했고 일부는 “청소년수련관에 포켓볼 치러 간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전국 7천6백명(만 9~39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만 9~24세)의 인터넷 중독률은 12.4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을 더욱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좋든 나쁘든 ‘인터넷’이 청소년 문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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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게임 중독은 우울증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상에 무분별한 정보 노출은 청소년 모방 범죄를 야기하기도 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청소년단체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돼 올 11월부터 시행된다. 개정법에 따르면 인터넷게임 제공자는 심야시간대(자정~오전 6시)에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인터넷게임을 제공할 수 없는, 이른바 ‘셧다운제’가 적용된다.
이와 함께 인터넷게임 중독 등 매체물의 오·남용으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피해를 본 청소년에 대해 예방·상담 및 재활 등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번 청소년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 통과를 시작으로 각 청소년단체에서도 바람직한 청소년 인터넷 문화 확산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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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5월 23일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한 인터넷 문화 조성을 위한 청소년 약속운동’을 전개한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을 막고 건전한 사용 약속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캠페인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온라인 서명은 청소년건전인터넷문화조성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오프라인 서명은 학교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국립고흥청소년우주센터 등 청소년 수련시설과 16개 시·도 청소년 활동진흥센터에서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공연예술 경험의 기회가 적은 청소년에게 공연예술 관람을 지원하는 사업도 전개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함께 올 12월까지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 ‘관객의 날’로 정해 청소년(만 9~24세) 관람객에게 지정작품에 한해 관람료
1만~5만원인 공연을 1천원에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연예술단체가 관람료의 20퍼센트를 부담하고, 청소년 관람객이 낸 1천원 외에 나머지 관람료는 국가 예산으로 지원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과 세종문화회관의 문화나눔프로그램인 ‘행복문화체험’은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문화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올 3월부터 11월까지 모두 12차례 공연을 통해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 각계에서 ‘바람직한 청소년 문화 형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서울 구립서초유스센터 오유림 청소년지도사는 “최근엔 청소년들 사이에서 재능나눔과 자원봉사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전하면서 “‘청소년은 곧 인터넷 중독 또는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보다는 청소년의 바람직한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박근희 기자![]()
지난 십여 년간 우리 문화는 급속하게 발전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활동의 폭과 깊이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더 발전해야 함은 분명하다.
첫째는 활동의 깊이와 다양성이다. 청소년활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청소년들의 문화체험활동 프로그램 이용률은 낮아진다. 학업부담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나이 많은 청소년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참신하고 깊이있는 내용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도 크다. 무엇보다도 청소년들과 직접 대면하는 문화종사자들의 처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자율성이다. 수행평가나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면서 특별활동과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비율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자발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입시에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활동이 많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화활동도 마찬가지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활동을 통해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제일 즐거운지 깨닫고 그걸 더 잘 즐기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인식할 수 있을 때 그 문화활동이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선택을 보장하면서도 엄격한 자기통제와 함께 성취도의 공증을 제공하는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같은 프로그램들을 문화 분야에서도 꾸준히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글·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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