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회복했는데 앞으로 4만 달러, 5만 달러의 당당한 선진 경제를 만들려면 해외 시장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FTA는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FTA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뜨거워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FTA는 국가의 미래, 선진 경제의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황문연 기획재정부 무역협정지원단장은 FTA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외의존도가 85퍼센트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경우 FTA에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들은 FTA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단장은 “지난해 인도에서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으로 FTA와 유사하다)와 관련한 설명회를 가졌는데 의자가 모자라 서서 들어야 할 정도로 인도 기업인들이 몰려 깜짝 놀랐다”며 “우리 기업들도 FTA를 실용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EU FTA 비준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정대로 발효가 돼야 하지요. 세계는 현재 전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하게 FTA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EU FTA는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일본도 EU와 FTA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들보다 앞서 FTA를 발효해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정부는 7월 1일 발효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 날짜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2011년 7월 1일 발효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만 이 날짜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U와 우리 모두 7월 1일 잠정발효를 목표로 모든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EU는 이미 유럽의회 비준을 마치고 우리 측 비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7월 1일 발효를 하려면 4월엔 꼭 비준을 받아야 합니다. 발효를 위해 이행법률(11개)과 시행령 등 하부규정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선점이라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봐도 조속히 비준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EU FTA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잘 준비돼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는 어떻습니까.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례로 원산지인증수출자 등록 현황을 들 수 있습니다. 한·EU FTA에 따른 특혜관세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생산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증수출자’로 사전에 지정이 돼 있어야 합니다. EU와 교역하는 기업이 약 8천2백여 곳인데 이 중 인증을 받은 기업은 8.5퍼센트인 7백여 개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기업들의 준비 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하고 계신지요.
“FTA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이해가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인증을 받은 기업이 수적으로는 전체의 8.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교역 규모는 전체의 55퍼센트에 이릅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관세청 직원들이 일일이 기업을 방문해 인증을 받을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등록 절차도 개선했습니다. 과거엔 업체별로 해야 했는데 이젠 품목별로 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교육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들은 의사결정권이 CEO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출 효과만 강조되고 수입 효과는 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지만 수입 측면의 효과도 수출만큼 중요합니다. 기업은 관세 철폐로 수입원가가 떨어져 원가절감과 이익증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입선 다변화도 노릴 수 있습니다. 현재 기계와 부품 산업은 대일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본대지진 사태에서 알수 있듯이 한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기계와 부품 산업에서 유럽은 일본 못잖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EU FTA는 부품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수입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익도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이제 소비자들도 FTA 효과를 점차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정책의 관건은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농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칠레산 포도에 대한 계절관세가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칠레산 포도는 우리 농가의 포도 수확철에는 특혜관세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국내 포도농가도 살고 소비자들은 사시사철 신선한 포도를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올초에 ‘FTA 비준 지원 실무추진단’이 출범했다고 들었습니다.
“한·EU FTA는 한 부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부서의 협력과 조화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관세청 등이 참여한 ‘FTA 비준 지원 실무추진단’을 구성했습니다. 비준 지원을 포함해 홍보와 보완대책 마련, 대책 이행 점검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FTA 정책협의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부처와 기관이 연관돼 있다 보니 사업이 중복될 수도 있고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정책협의회는 각 기관의 업무를 조정해 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EU FTA로 축산업의 타격이 우려됩니다. 구제역으로 큰 피해를 입은 마당이어서 축산업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정부는 이미 축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수립해 놓았습니다. 재정 지원과 세제 지원, 제도 개선 등 크게 세 가지 차원입니다. 재정적으로는 향후 10년간 2조원을 투입해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영농상속공제액을 2억원에서 5억원으로 현실화하고 축산기자재에 대한 부가세의 환급을 확대하여 축산농가의 경영 안정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이번 구제역에 따른 대책은 별도로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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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