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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중동사태 등 악재 뚫을 16조 달러 시장




“우리나라의 대 EU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TV 등 영상기기, 섬유와 신발 등의 관세율이 높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시 관세철폐를 통한 혜택이 기대된다.”(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지난 4월 5일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 경제4단체 부회장단이 국회를 방문해 한·EU 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경제단체들은 한·EU FTA의 조속한 비준이 필요한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든다. 한·EU FTA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경제적 효과가 첫째다. 교역량과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일본대지진, 북아프리카 정치 불안 등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무역여건 악화를 극복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둘째다. 마지막으로 일정의 문제다. 오는 7월 1일 발효를 위해서는 4월엔 비준이 돼야 한다는 게 경제단체들의 입장이다.

경제단체들이 강조한 것처럼 한·EU FTA는 우리 경제의 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경제규모는 16조4천만달러로 세계 경제의 28.3퍼센트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경제권이다. 한국과 교역규모는 연간 9백22억 달러로 전체의 10.3퍼센트다. 기업인들은 EU와 FTA가 발효되면 교역규모와 시장점유율이 확대돼 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무역협회의 국제무역연구원이 EU와 교역업체 3백3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역량이 20퍼센트 이상 불어날 것으로 기업들은 기대하고 있었다. 수출업체의 71.7퍼센트는 현재보다 평균 21.7퍼센트, 수입업체 60.4퍼센트는 22.9퍼센트 교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응답했다.

연구결과도 기업인들의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이 합동으로 발표한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GDP는 5.6퍼센트 늘어난다. 후생은 GDP 대비 3.8퍼센트인 320억 달러 불어난다.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하락과 소득증대 덕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단기적으로는 수출입의 증가에 따라 약3만명의 취업자가 증가한다. 자본축적과 시장개방의 영향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면 장기적으로는 25만3천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21만9천명으로 가장 많고 제조업이 3만3천명, 농수산업이 1천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교역량은 늘고 무역수지는 개선된다. 수출이 25억3천만 달러, 수입은 21억7천만 달러 증가한다. 수입보다 수출 증가액이 많아 무역흑자는 연평균 3억6천1백만 달러 확대된다. 특히 제조업은 향후 15년간 흑자가 연평균 3억9천5백만 달러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이 EU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관세 철폐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의 평균 관세율은 5.6퍼센트지만 우리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은 이보다 높다. 자동차가 10퍼센트, TV 등 영상기기는 14퍼센트다. 관세가 사라지면 이 제품들의 점유율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EU FTA가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업종이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일부 산업은 피해가 예상된다. 축산업, 화장품, 의료기기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피해 예상 업종에 대한 다각적인 보완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보완대책은 이중구조로 구성돼 있다. 원칙적으로는 2007년 11월 마련된 ‘FTA 국내보완대책’을 통해 대처하고 한·EU FTA로 인해 피해가 큰 부문에 대해서는 추가 대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EU FTA 체결에 따른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FTA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업종으로 꼽히는 농수산업의 경우 ‘FTA 국내보완대책’에 따라 향후 10년간 21조1천억원이 지원된다.

특히 한·EU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축산업의 경우 2조원의 예산을 별도로 투입한다. 화장품과 의료기기는 향후 5년간 각각 7백억원, 1천억원의 R&D 및 인프라 구축 자금을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협정 내용에도 피해예상 업종에 대한 보호장치를 두었다. 업종에 따라 개방 시기와 폭을 다르게 정했다. 경쟁력이 강한 제조업의 개방시기와 폭은 EU와 대등하지만 농산물이나 서비스업 등 경쟁력이 약한 산업은 개방 시기와 폭을 EU와 비대칭적으로 정했다.

농산물의 경우 한국은 1천4백49개 품목 가운데 42.1퍼센트인 6백10개 품목에 대해서만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반면 EU는 2천64개 품목 중 91.8퍼센트인 1천8백96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서비스와 투자 부문에선 공교육과 의료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는 개방하지 않고 법률, 회계, 세무, 금융 등은 단계적으로 빗장을 풀기로 했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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