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업무 특성상 외국어에 능통한 지원자가 많이 몰리는 한국수출입은행은 인턴을 뽑을 때 무엇보다 일에 대한 의욕과 마음가짐을 가장 먼저 본다. 한국수출입은행 인사팀 유재욱 과장은 “면접을 볼 때 주어진 일을 의욕적으로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인지부터 파악한다”며 “업무와의 연관성도 함께 보는데 그래야 인력을 배치했을 때 해당 부서도, 당사자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또한 “정규직이 아닌 만큼 높은 로열티를 요구할 수는 없다”며 “다만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매너가 아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예를 들어 중간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럴 때 정규직이라면 최소한 1주일 전에는 이 사실을 알리고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것이 기본이죠. 그런데 간혹 그만두는 당일에, 그것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하는 인턴이 있어요. 최소한의 기본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매사에 자기중심적이기 십상이죠. 그런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을 선호하는 조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워크와 타인에 대한 배려도 조직에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니까요.”

인턴십 우수 사례로 평가받은 인천시의 청년인턴십 프로그램을 총괄적으로 관리 운영해온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의 허제도 마케팅 팀장은 성실성과 적극성을 인턴이 지녀야 할 최우선 덕목으로 꼽았다. 또한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지 분명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는 어느 조직에서든 반드시 필요한 소양입니다.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조직 구성원을 반기는 곳은 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인천시의 청년인턴십 프로그램은 구인구직이 아니라 인재육성을 위한 인적자원관리시스템이에요. 자신의 재능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에 배치해 비전을 찾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죠.”
허 팀장은 “인턴십을 자신의 경력 개발을 위한 연장선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궁여지책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인턴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어느 회사에 다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요. 대기업에 다녀도 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거나 능력을 발휘하기 힘든 일이라면 그 안에서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끼긴 힘드니까요.”
허 팀장은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시간관리를 잘해 자기계발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먼저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을 시켰는지 간파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 혁신적인 제안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젊은 인턴이 문제의식을 갖고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개선점을 찾아낸다면 조직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여깁니다. 인천 서구청 환경보전과 인턴 중에 일을 잘해서 그 부서와 업무적으로 연계돼 있던 SK에너지에 취직한 사람이 있어요. 어디를 가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주어진 일에 임하면 채용 때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현재 6개월 과정의 인턴 200명을 선발하고 있는 기업은행 인사부 이상국 팀장은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서류전형을 거쳐 면접을 하는데 취업 실패 때문인지 자신감이 결여된 점이 아쉽다”며 “성실한 태도와 열정 속에 묻어나는 활동성, 업무에 대한 적극성 등을 선발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졸업생뿐 아니라 졸업예정자도 인턴으로 선발해 6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단기로 채용하다 보니 은행 업무를 제대로 가르칠 수도, 맡길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다들 적극적으로 일해 해당부서 담당자가 오히려 다음에 꼭 채용해달라는 인턴도 있었어요. 이번에 뽑는 인턴들은 사회에서 고배를 마셔 자신감은 좀 부족하지만 취업에 대한 갈증이 크기 때문에 더욱 열정적으로 일할 것 같아요.”
지난 2월 20일 1000명의 지원자 중 50명의 인턴을 선발한 한국도로공사는 공사가 바라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를 가장 염두에 두고 채용했다.

3월 9일 적성과 전공을 고려해 인력배치를 끝낸 한국도로공사 채철표 인사팀장은 “선발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원하는 창의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인재인지,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인재인지, 개방적이고 협력하는 인재인지,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인지를 봤다”고 말했다.
채 팀장은 또한 “인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턴 경험이 정규직 채용 때 도움이 되는지 여부”라며 “인턴들의 업무 의욕과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우수인턴에게는 정규직 선발 때 가점 인센티브를 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수백명의 인턴을 모집 중인 LG화학 역시 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가 선발기준의 핵심이다. LG화학 홍보팀 송충섭 과장은 “기본적으로 창의력과 올바른 가치관,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하는 도전정신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며 전문지식, 인성, 태도 등을 전체적으로 보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별도 시험 없이 인성·적성검사와 면접에서 채용 여부가 판가름납니다.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인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지요. 회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전에 업무수행 능력과 조직 적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한편 노사관계 전문가인 삼성경제연구소 김태정 수석연구원은 인턴의 기본 자질로 업무 상황에 맞는 특유의 감각과 잠재능력, 적응력 등을 들었다.
“인턴은 일하는 기간이 짧아 업무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대신 인턴으로 일하는 동안 주어진 업무에 도움이 되는 신선한 감각과 잠재능력, 업무 적응력 등을 발휘한다면 조직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인턴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더러 있지만 인턴제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실업청년들이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치이므로 조직이나 업무 적응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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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