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요즘같이 대졸 인력이 노동시장에서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우수인력을 효과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현재의 인력시장 사정이 기업에 유리해서 특별한 채용전략을 구사하지 않아도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기업의 구미에 맞는 실무형 인재는 여전히 드물다는 것이 인사 담당자들의 전반적인 평이다.
이러한 한국적 노동시장 상황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에서 이미 견고하게 자리 잡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흔히 선진기업의 인턴제도는 제너럴모터스(GE), IBM, 모토롤라(Motorola)와 같이 기업 규모가 크고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대기업에서 활성화됐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사실 선진국에서도 인턴십 도입 초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해마다 대규모 인원을 채용하는 대기업이 신입사원 선발에서 우위를 차지할 목적으로 인턴십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인턴제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킨 건 오히려 중소기업이다. 인턴제도가 우수한 사원을 쉽게 모집하고,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턴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중소기업이 나날이 늘어난 것. 그래서 이제는 중소 규모의 작은 회사들도 인턴제도를 도입해 대기업과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인턴십은 우리 중소기업에게도 우수 인재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창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턴십에 대한 이해 없이는 인턴십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인턴십을 잘 활용하고자 한다면 우선 그 효용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인턴십은 회사가 필요한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검증하기에 더없이 좋다.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인턴으로 일하면서 지금까지 받은 교육이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직장에서 진짜 필요한 기술은 학교가 아니라 별도 훈련을 받아 습득한다. 기업은 인턴제를 통해 채용한 인턴이 직무훈련이 필요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다. 훌륭한 자원을 향후 채용까지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인력 확보와 관리 측면에서 여러모로 중요하다.
인턴십은 저렴한 노동비용을 들여 다양한 업무를 지원할 수도 있다. 인턴십을 활용하면 일손이 달리는 생산라인에 인턴을 투입하거나 숙련된 정규직 근로자의 보조업무, 프로젝트 진행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턴 활용에 드는 노동비용은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데 대한 보상 차원으로 보면 된다. 이를 통해 인턴뿐 아니라 기업도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인턴십을 수행하면서 쌓은 좋은 인상과 경험은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인턴들이 이를 주변에 확산시켜 기업의 홍보창구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많은 돈을 들여 캠퍼스 리크루팅을 하지 않아도 인턴들을 잘 활용하면 기업 홍보는 물론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인턴십을 잘 수행한 우수 인턴에게는 정규직 채용 때 가점과 같은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우수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적응력이 빨라 직무교육에 드는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고, 곧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므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턴 출신 사원은 인턴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보다 근속기간이 길다고 한다. 또한 인사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턴들은 다른 경로로 채용된 집단보다 자발성과 이타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일까. 인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정규직 채용 때 다른 지원자들보다 합격률이 높고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기업은 인턴십을 활용함으로써 채용 패턴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건강한 기업문화를 가꿀 수 있다. 기업들이 채용 방식을 다양화해 각양각색의 배경을 가진 인력 풀(Pool)을 구성하는 것은 선진기업의 중요한 채용방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또한 이를 통해 기업혁신과 창의성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이 인턴제를 운영하면서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인턴들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일부 기업은 인턴의 급여와 처우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인턴이 인턴십을 통해 얻어가고자 하는 것은 급여보다는 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회경험과 경력(Career)이다. 따라서 인턴제를 운영할 때는 인턴들을 전문가로 키우기 위한 집단으로 대우해야 한다. 만일 단순 노동을 시키기 위해 고용한 값싼 근로자로 취급하면 인턴십 프로그램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급여를 간과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수인재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면 인턴들에게 일정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인턴의 성과와 업무수행 능력, 조직 적응력 등을 냉철하게 평가해 우수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 방식을 시스템화하면 인턴십 프로그램은 투자보다 효과가 큰 인사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글·배성오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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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