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서울
중계동의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A씨는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대대적으로 보수했기 때문이다. 발코니의 오래된 알루미늄 창틀을
걷어내고 단열이 잘되는 플라스틱 복층 새시를 설치했다. 복도로 난 창문도 갈았다.
얇은 이중창 대신 두툼한 플라스틱 복층 이중창을 달았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바늘구멍으로 들이치던 황소바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난방을 전보다 조금 해도 방안은 오히려 더 훈훈했다. 보일러를 덜 돌리니 관리비도 줄어들 것 같다. 꿩 먹고 알 먹는다는 말이 이런 것이지 싶은 요즘이다.
A씨의 마음이 더욱 흐뭇한 것은 주택 보수에 돈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와 LH공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에너지를 덜 쓰는 친환경 주택사업인
‘그린홈 사업’의 일환이었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한 영구임대주택을 수리해
에너지 사용도 줄이고 주거의 질도 높이자는 취지다. 지난해 A씨처럼 무상으로 주택을
수리한 세대는 1만2백29세대에 이른다. 국토해양부는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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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홈
사업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집집마다 신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그린홈’ 1백만호 프로젝트를 전개한다고
밝혔고 같은 해 10월 이 프로젝트는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돼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그린홈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주택의 에너지 사용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단열
등을 통해 에너지 유출을 차단하고 고효율 기기를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원천봉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된다.
정부는 에너지 제로 주택을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 계획을 수립했다. 에너지소비량
기준을 2012년까지 수준 대비 30퍼센트, 2017년까지 60퍼센트로 줄이고 2025년에는
‘에너지 제로 주택’을 의무화한다.
계획대로라면 전체 에너지소비량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 2008년
현재 총에너지의 22퍼센트가 건축물에서 소비되는데 이 중 57퍼센트가 주택에서 쓰인다.
단순 계산으로도 에너지 제로 주택이 완성되면 10퍼센트 이상의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사업 추진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신규주택의 경우 규제를 강화한다.
‘친환경 주택의 건설기준 및 성능’을 제정, 20세대 이상의 공동 주택은 에너지
절감률을 의무적으로 지키도록 했다.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친환경 주택에 대한 취·등록세를
감면해주고 그린홈 건설에 따르는 추가 비용을 분양가 가산비로 인정해줘 친환경
주택의 수요와 공급이 확대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률이 높을수록 취·등록세
감면폭도 크다. 2018년까지 보금자리주택을 통해 1백만호의 그린홈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주택의 경우 에너지 절감을 위한 개·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우선
오래된 영구임대주택을 그린홈화하고 있다. LH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준공 후 15년
이상 된 주택을 대상으로 발코니 새시와 보일러 등을 교체해준다. 이를 통해 약 10퍼센트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해양부 주택건설공급과 황우정 사무관은
“2010년에 첫 사업을 시작해서 에너지 절감 효과는 올 겨울이 지나봐야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겠지만 일단 입주민들의 만족도는 80퍼센트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린홈 사업은 녹색성장의 한 축이기도 하다. 단순히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친환경
건축이라는 전세계적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경제와 산업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이 그린홈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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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송도국제도시에 ‘한국형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연구동’을
개관했다. ‘그린홈 플러스’라고 이름 붙여진 이 연구동은 R&D센터인 동시에
기존 연구의 성과물이다. 연세대와 대림산업 등 30여개 산학연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한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기술개발’의 성과가 집대성됐다. 현재
그간 개발된 요소기술들의 성능을 측정, 보완하는 중이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이승복 연세대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연구단장(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은 한국의
친환경 건설기술이 수출산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의 설명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택보급률은 50퍼센트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반면 인구밀도는 매우 높죠. 경제가 발전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할 텐데
어떤 형태의 주택이 필요하겠습니까. 고밀도 주거형태인 아파트가 유력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이 기술에 앞섰다고 하지만 고밀도 주택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은 경험이 많죠. 우리의 경험에 친환경 기술을 겸비한다면
동남아시아 시장의 미래 주택시장을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국토해양부가 올 하반기 착공할 예정인 ‘한국형 에너지 제로 시범단지’도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한국의 공동주택 경험과 친환경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시범단지를
조성해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고 해외시장에 그 성과를 마케팅해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이승복 교수는 “그린홈 사업의 성패는 결국 시장에 달려 있다”며 “신규주택뿐만
아니라 기존의 대형 빌딩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절감 사업 등 비즈니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의·국토해양부 주택건설공급과 (02-2110-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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