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3월 2일 서울 강북구의 미양중고등학교에 첫 신입생이 입학했다. 미양중고 개교는 아이들을 멀리 통학시켜야 하는 삼양동 주민들의 숙원이기도 했는데, 서울시내 학교로는 처음으로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아 이목을 끌었다. 이 학교는 연면적 1만 3533㎡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고, 중학교 18학급과 고등학교 24학급이 들어섰다. 다목적 강당과 컴퓨터실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이번에 미양중고가 받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은 국토해양부가 고시한 토지이용 및 교통, 에너지·자원 및 환경 관리, 생태 환경, 실내 환경의 네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미양중고는 2006년 설계 당시 예비 인증, 2007년 착공을 거쳐 올해 2월 28일 준공 완료 이후 본 인증을 받았다. 이 학교는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해 냉난방 등을 해결한다. 에너지뿐 아니라 지하에 빗물을 모아 친환경 연못으로 활용하는 물 순환도 염두에 뒀다.
같은 날, 경기 고양시 서정중학교와 성사중학교도 문을 열었다. 이 두 학교도 한국교육환경연구원으로부터 ‘친환경 우수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고양시에서는 첫 인증을 받은 행신동 아람초등학교까지 포함해 3개의 친환경 학교가 개교한 셈이다. 이 두 학교에는 친환경 건축물 외에도 실내외 녹지, 생태연못, 빗물이용 시설 등이 조성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앞으로 “신설 학교에는 친환경 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들이고, 기존 학교에는 탄소저감 여건과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에코 그린스쿨’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월 친환경 시설 인증 내용을 포함한 교육시설 설계 매뉴얼을 배포하기도 했다.
교육청 가운데 저탄소 녹색학교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충남도교육청이다. 올해 충남도교육청은 47억 5000만 원을 투자해 태양광 발전설비, 태양열 온수설비, 지열 냉난방설비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설하거나 개축하는 6개 학교에는 태양광 발전설비와 지열 냉난방시설을, 기존 17개 학교에는 태양열 온수설비를 설치한다.
이러한 학교들은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에 부담을 덜 가게 하는 것 외에도 시설 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나 시도교육청의 적극적인 의지를 바탕으로, 올해 이후 친환경 학교들이 속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 주무부서인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시설지원과는 시도교육청 시설과와 협의해 3월 중으로 전국 각급학교의 신청을 받아 친환경시설 지원의 윤곽을 잡을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본격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하기 이전에도 도심 학교에 숲, 생태연못, 자연학습장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녹색학교 사업이 추진된 바 있다. 이 사업은 교육당국, 지역사회, 해당 학교가 마련한 재원으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활발히 진행되다가 2006년이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친환경 교육시설 사업은 새롭게 탄력을 받고 있다.
한편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환경성 질환에 민감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는 건강을 위해서도 친환경 시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내 송파구, 구로구, 성동구, 서대문구 등에서는 친환경 어린이집 건립 계획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2011년까지 60여 곳의 친환경 어린이집이 생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호 아토피 어린이집으로 지난해 개원한 송파구 잠실어린이집은 친환경 자재와 기구를 사용하고, 유기농 채소 식단을 제공한다. 정원 140명 가운데 아토피 어린이 30명과 장애 어린이 9명이 들어가도록 정해놓은 점도 특징이다. 잠실어린이집은 인근 학부모들의 열띤 호응을 얻어 지난해 5 대 1이 넘는 입학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성북구 금일어린이집이 비슷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개원했다.
민간 부문에서 녹색학교 조성에 참여한 형태로는 산림청, 시민사회단체, 기업체인 유한킴벌리가 함께한 ‘학교숲 운동’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사례가 있다.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벌써 6년째 ‘학교숲 시범학교’를 공모해왔는데, 그동안 인천 문성정보미디어고등학교 등 700여 학교가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2006년 시범학교로 지정된 경기 남양주시 광동중학교에서는 나무 사이의 원두막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는 것은 건강과 안전뿐 아니라 교육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 속에 자리 잡은 북한산초등학교의 경우 “시내 학교에 다니는 또래 아이들보다 밝고 적극적이며, 비행이나 일탈 등의 문제가 적은 편”이라고 이곳을 거쳐 간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이는 단순히 좋은 환경을 보기 때문만이 아니라, 친환경 시설을 이용한 교육과정이 병행되기 때문이다.
교과과정에도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내용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사회, 과학, 실과 등 광범위한 과목에서 환경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과서에서 녹색성장이나 지속가능성 등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다루기까지는 교육과정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기획과 한상윤 장학관은 “교과서를 수정할 때 조금씩 환경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있고, 내년에는 좀 더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환경부는 초중고교에서 주교재나 부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교과서 5종을 발간했다.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발달 단계에 따라 학년별로 ‘어린이 초록마을’ ‘어린이 초록나라’ ‘어린이 초록세상’을 사용할 수 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위해서는 전 학년에서 각각 ‘환경탐구’와 ‘생태와 환경’을 배우도록 했다.
자원과 에너지 순환이 이뤄지는 교실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배우며 자연친화적으로 자란 아이들이 이전 세대와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될지 기대된다.
글·김희연 객원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