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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316호

아이 셋이면 내 집마련 걱정없다





‘자녀 수가 부의 척도다?’ 몇 년 전부터 중년 서민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다. 아파트 면적도 아니고, 연봉도 아닌 자녀 수가 부의 척도가 됐다는 이 말에서 보듯, 한국에서 자녀 한 명을 더 낳으려면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출산율이 세계 평균 2.69명이나 선진국 평균 1.59명보다 훨씬 낮은 1.19명(2003년 통계청 자료)인 우리나라에서 다자녀 가정은 ‘애국자’인 셈이다.

정부는 출산율 저하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기에 이르렀고 지난 2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9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3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에 대한 주택마련 지원대책을 직접 언급했다.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시행 중인 ‘다자녀 가정에 대한 주택마련 지원 내용’은 크게 특별분양, 청약가점, 국민주택기금 추가 대출 등 세 가지다.  

특별분양은 전체 공급주택의 3% 범위 내에서 3자녀 이상을 둔 가구에 우선 배정토록 하고 있는 규정이다. 이는 공공주택, 민영주택에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 똑같이 적용하고 있어 청약경쟁률이 치열할 경우 3자녀 가구에는 큰 수혜가 되는 부분이다. 최근 판교신도시에서 공급된 중대형 10년 공공임대주택에서도 3자녀 특별공급이 이뤄졌고 경쟁률이 2.2 대 1을 기록했다.

청약가점에서도 혜택이 주어진다. 3자녀 부양자는 청약가점제 가점요소 중 부양가족 수에 높은 가점을 부여받아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부양가족이 많으면 총 가점 84점 중 최대 35점(부양가족 6명)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3명인 가족은 부부를 포함해 5명이 되므로 25점의 배점을, 부모를 부양할 경우 총 가족 수는 7명이 돼 35점을 받을 수 있다.

국민주택기금 대출은 3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실질적인 경제지원을 하는 제도다. 근로자서민 주택마련 구입자금 대출은 전용면적 85㎡ 이하, 3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일반적으로 한도가 1억원까지다. 그러나 3자녀 이상 가구는 5000만원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6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도 3자녀 이상 부양자는 2000만원까지 추가대출이 가능하다. 이자율도 일반가구 5.2%보다 0.5%p 낮다. 저소득가구 전세자금의 경우 보증금의 70% 이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으나 3자녀 부양자에 대해서는 한도가 1000만원 높아진다.





그러나 현재 다자녀 가정에 대한 주택정책은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제외하곤 ‘당첨 확률’을 높이는 쪽으로 집중돼 있어 서민 가정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대통령의 특별지시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주택시장제도과 안광열 사무관은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자녀 가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상할 수 있는 혜택으로, 대출 한도는 높이고 이자는 낮추는 방향이 가장 현실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우선 주택 구입 때 국민주택기금의 이자율을 현행보다 더 낮게 적용하고 대출 한도도 대폭 늘려주는 방안을 꼽고 있다. 또 이들의 주택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될 경우 특별분양 비율을 현재 3%에서 5∼10% 정도로 더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전망이다.

분양가를 차별화해 다자녀 가구에는 싸게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주택의 경우 다자녀 가구에 공급되는 주택 비율만큼의 택지를 조성원가로 공급해 상대적으로 분양가를 낮춰주는 방법이다. 또 공공기관이 신규 분양되는 주택의 일부를 우선 인수해 저렴한 가격으로 다자녀 가구에 되파는 방안도 하나의 가능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분양가격을 달리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금전 지원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자녀 가구가 집을 분양받을 때 바우처(정부가 특정 수혜자에게 교육, 주택, 의료 등의 복지서비스 구매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용을 보조해주려 지불을 보증하여 내놓은 전표) 등을 지급하면 다자녀 가구는 이를 사업시행자에게 내고 나머지만 부담하면 되는 방식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2100년 우리나라 인구는 1600만 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출산율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도 한 걸음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최철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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