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서울에서 편집디자이너로 일하는 홍진희(40·여)씨는 딸 부잣집의 장녀다. 홍씨의 고향은 충청북도 영동. 고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와 거의 25년간을 외지에서 보냈다. 두 살 터울인 두 동생도 그녀를 따라 상경해 지금은 서울에서 지낸다.
홍씨에게는 칠순의 노모가 있다. 어머니는 홍씨가 서른 살 때 혼자 돼 감 농장을 하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이젠 힘든 일 그만하고 서울로 올라와 딸들과 살자”고 강권(?)해도 어머니는 이 나이에 고향을 두고 어디를 가냐며 막무가내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렇게 강하기만 하던 어머니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평소 혈압이 높으셨는데 2년 전 초겨울 농장 일을 봐야 한다며 무리하게 나간 것이 화근이었다.
어머니가 자리에 눕자 딸들은 돌아가며 어머니를 돌봤다. 집안 살림만 하던 홍씨의 둘째 동생이 대부분 병 구환을 했지만 직장에 다니는 홍씨와 막내 동생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고향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긴병에는 효자가 없었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 같던 홍씨 자매들도 서서히 지쳐갔다. 남편이나 자식들도 처음엔 이해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대놓고 싫은 소리를 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병 수발하는 사람을 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남의 손을 싫어하는 어머니의 깔끔한 성격에 버티는 간병인이 별로 많지 않았다. 더구나 시골이라 가겠다는 사람도 없어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홍씨 자매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듣게 됐고 지난 7월 1일 시행에 맞춰 신청했다. 신청 결과 홍씨 어머니의 요양등급은 2등급. 주 5일(하루 인정 4시간) 돌봐주고, 목욕을 시켜주는 서비스 대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월 87만9000원. 이 중 국가부담 85%를 제외하고 개인부담금 15%를 쳐도 홍씨 자매는 13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13만1850원)으로 어머니를 안심하고 부양할 수 있게 됐다. 홍씨는 때마침 생긴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자신들을 살렸다며 “어머니도 만족해 하신다”고 말했다.
홍씨처럼 나이 드신 부모들의 병 구환으로 고생하는 자식들이 많다. 특히 핵가족화로 부모들과 떨어져 사는 자식들은 평소 부모들을 돌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쉽게 말해 수급자, 즉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배설, 목욕, 식사, 취사, 조리, 세탁, 간호 등을 도와주는 제도를 말한다.
대상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6개월 이상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할 수 없는 65세 이상 노인이나 65세 미만이라도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다. 수급자로 선정되면 병세나 환경에 따라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하거나 집에서 간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민보험공단측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화에 접어든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장기요양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은 간단하다. 전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이용하면 된다.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www.longtermcare.or.kr)에서도 접수 가능하다. 신청시 서류는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장기요양신청서와 신분증, 65세 미만 노인은 신청서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의사소견서 또는 의사진단서가 필요하다.
보험공단에서 내리는 판정은 일상에서 생활이 가능한 정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결정한다. 옷 벗고 입기가 가능한지, 의사소통 여부, 망상에 시달리는지 등을 점검하고 간호 처치가 필요한지와 재활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등 52개 항목을 꼼꼼히 따져 등급산정을 위한 점수를 매기게 된다.
예를 들어 홍씨 어머니처럼 2등급을 받으려면 일상생활의 상당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상태로 75~94점의 장기요양 인정점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등급판정을 받아 이 보험서비스를 받는다 하여 모든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서비스를 받는 일명 ‘재가급여’는 서비스를 받는 해당 연도 장기요양급여비용의 100분의 15, 요양시설에 들어간 경우는 100분의 20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며 보험료는 건강보험료액에 장기요양보험료율 4.05%를 곱한 금액을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나갈 때 함께 고지한다.
대신 개인부담 비용이 과하다고 생각할 경우는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서비스 시간을 줄이면 감액 가능하다. 홍씨 어머니의 경우 방문요양시간(주 5일)을 2시간으로 줄이고 목욕을 주 1회로 제한하면 부담금을 8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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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