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도심속 예비맘의 사랑방 맘이 좋은 방




임신 5개월째에 들어선 김희경(34)씨는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현실 때문에 임신을 했다고 맘 놓고 쉬어 본 적이 없다. 퉁퉁 부어 오른 다리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탁한 사무실 공기 때문에 속이 메슥거리고 숨이 막혀도 ‘일하는 예비맘들이 다 겪는 일이겠지’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김씨는 한결 편안해졌다. 매주 목요일마다 직장 근처로 찾아오는 출산장려 버스 ‘맘이 좋은 방’ 덕분이다.

‘그래 봤자 버스인데…’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차내는 이용객들이 이구동성으로 감탄할 정도로 알차고 편안하게 꾸며져 있다. 카페처럼 화사하게 꾸며진 이 공간은 지난 5월 27일부터 보건복지부와 롯데백화점이 공동으로 펼치는 출산 장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운행되고 있는 출산장려 버스 ‘맘이 좋은 방’이다.




하늘색으로 예쁘게 래핑된 버스 ‘맘이 좋은 방’은 주중에 서울 시내 사무실 밀집지역 5곳을 요일별로 순환하면서 예비맘과 워킹맘을 위한 전용공간이 되어 주고 있다. 바쁜 일정으로 임신 중 몸 관리나태교 및 정보 획득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일하는 예비맘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사무실 밀집지역을 방문해 출산친화적인 직장 환경 조성이라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 9일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 주차돼 서 있는 ‘맘이 좋은 방’ 버스 속을 들어가 보니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인상적인 점은 책장 속에 가지런히 꽂힌 출산, 육아 정보서와 소파마다 발마사지기가 비치되어 있다는 것.

실내는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아이보리색을 기본으로 꾸며졌으며, 임산부들의 피로를 풀어 줄 발마사지 기계와 아로마테라피, 태교음악으로 심신의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했다. 휴식중에 읽을 수 있도록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책자를 비치해 둔 한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대형 TV도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편안한 휴식을 위한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은 기본이고 유기농 다과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모든 전기제품들은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작동될 수 있는 점도 ‘맘이 좋은 방’의 특징이다. 임산부들을 위한 보다 쾌적한 환경 조성과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날 맘이 좋은 방을 처음 찾았다는 임신 4개월의 예비맘 김시원(34)씨는 “첫 임신이라 궁금하고 걱정되는 일들이 많았지만 시간을 낼 수 없어 병원에 찾아가기 어려웠는데, 이곳에선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인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맘이 좋은 방’은 워킹맘들이 업무 중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쉼터이기에 출산을 앞둔 예비맘이나 워킹맘이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버스 내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상주해 임산부 기초 진단과 심리 상담 등을 진행해 병원에 자주 가지 못하는 예비맘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명실상부한 ‘찾아가는 병원’인 셈이다.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의 최규연(45) 교수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출산장려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맘이 좋은 방’에 참여하고 있다”며 “일하는 예비맘들이 잠깐이라도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버스에서 만난 정윤정(33)씨는 임신 6개월째에 들어선 예비맘으로 직장 근처에 이런 시설이 들어선 것에 대해 반색을 했다. “일하다가 잠깐 와서 쉴 수도 있고 옆의 임산부들과 정보교환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더 많은 예비맘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이런 시설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맘이 좋은 방’ 버스는 올해 12월까지 시범 운행되는데, 을지로, 역삼동, 가산디지털단지,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시내 사무실 밀집지역 다섯 곳을 돌아가며 방문한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2월까지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맘이 좋은 방’을 시범 운영해 본 뒤 지방으로 확대 운영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맘이 좋은 방’ 버스를 널리 알리기 위해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맘이 좋은 방’ 버스가 운영된 이후 블로그를 통해 이용후기 댓글을 쓰는 ‘다함께~ 맘이 좋은 방을 나누세요’ 이벤트와 직접 버스 사진을 찍어 올리는 ‘맘이 좋은 방을 찾아라’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글·이윤진 객원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맘이 좋은 방 블로그 http://blog.naver.com/motherplus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