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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프랑스처럼 엄청난 관람인파를 꿈꿔요




‘대한민국을 달린다’라는 주제로 지난 4월 22일부터 29일까지 수도권과 전국 11개 시·도를 돌며 진행된 ‘투르 드 코리아 2012’.

세계적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동호인 그리고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8일 동안 펼친 땀과 혼(魂)의 드라마 뒤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 세상으로 대회 소식을 생생하게 전한 2030 SNS 홍보단원들이 있었다.

“사실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경기(동호인 경기)에 나갈 실력은 안 돼요. 그래도 참여할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우연히 홍보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서 지원했죠.”

투르 드 코리아 대회 마지막 날인 4월 29일, 경기도 여주에서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45.8킬로미터 구간을 달리는 폐막전 결승선에서 만난 정수영(한체대 1년)씨는 똑 부러지듯 말했다. 속도감을 좋아해 스노보드, 도로 사이클을 즐겨왔다는 그는 “한국체대에 들어가기 전에 다른 대학을 다니다가 휴학하고 해외 봉사를 갔어요. 잠시 일이 없는 날 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엄청난 인파가 몰려있는 걸 봤는데 투르 드 프랑스 경기였죠. 선수와 관중의 열정과 규모에 감명을 받았어요. 그날로 팬이 됐죠”라고 했다.




이날 결승전 현장에 나온 홍보단원은 열다섯 명 남짓. 2030 SNS 홍보단원 중 한명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연주(26) 사원은 “전체 인원은 60여 명이지만, 오늘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 대회에 절반가량 지원을 갔다. 홍보팀에 체대나 체육학과생이 많은데, 평소 체육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친구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3월 SNS 홍보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대학생·일반인·직장인 60여명이 4월 1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SNS홍보팀장으로 활동한 이요한(순천향대 4년)씨는 “대회 관련자료를 엄청 공유했어요. 제가 아는 친구들에게는 모두 알렸고, 파워블로거나 팔로워(독자)가 많은 트위터리안이 관심을 갖도록 뉴스 링크를 보내거나 ‘좋아요’(추천) 버튼을 눌렀죠”라고 말했다.

그는 홍보에 너무 열심이다 보니 살짝 부작용도 따랐다고 말했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관계를 끊겠다는 친구도 있었어요. 사실 제가 갑자기 막 도와달라고 약간 오버하기도 했죠. 그래도 나중에는 ‘투르 드 코리아가 뭔데 그러냐’며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죠. 하하.”

자전거 마니아인 송석현(선문대 3년)씨는 ‘3대 자전거 커뮤니티’인 ‘도싸’(도로 사이클 동호회), ‘자출사’(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임), ‘와일드 바이크’(MTB·산악자전거 모임)를 돌며 그동안 공부한 지식을 풀어내며 회원들의 관심을 얻으려 애썼다. 특히 생중계 시청을 강조했다고 했다.

“자전거 산업이 발전하고 저변이 확대되려면 관련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아야 한다. 이번 대회는 자전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일 기회니까 개막전 폐막전 중계방송을 꼭 보라고 말했죠.”

여행사를 통해 사진촬영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김기열(순천향대 4년)씨는 DSLR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볐다. 유명 선수들의 재미있는 표정과 현장에 가도 놓치기 쉬운 선수단 기술진의 활동을 담은 사진들은 네티즌의 흥미를 끌었다.

이런 노력 덕에 투르 드 코리아 페이스북 홈페이지(www.facebook.com/TourdeKorea)는 이들이 올린 사진과 글로 가득 찼고, 자전거 동호인과 네티즌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집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통해 투르 드 코리아 정보를 접한 이용자 숫자는 3월 26일 1천6백93명에서 4월 28일 3만8천5백명으로 한 달 새 20배 이상 늘었다.

국내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경주용 자전거와 생활 자전거를 포함한 국내 자전거 인구는 2010년 기준으로 5백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보는 자전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미적지근하다. 리서치 전문 조사업체 TNS 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KBS가 중계한 투르 드 코리아 개막전 시청률은 4.3퍼센트로 저조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산업본부 이연주씨는 “올해 처음 2030 SNS 홍보단원을 모집·운영한 것도 그동안 홍보가 미흡했다는 판단에 따라 자전거를 즐기는 20~30대층을 대상으로 집중해 홍보효과를 높이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NS 홍보단원의 활약은 온라인 공간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날 결승지점인 미사리 조정경기장은 대회관람객 외에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는 행락객이 많았다.

프로 자전거 선수가 내리막길에서 내는 최고시속은 약 1백킬로미터. 수백 대의 자전거가 전력으로 달리는 경기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많은 진행요원이 필요했다.

이날 홍보단원들은 폐막 경주를 관람하며 선수들을 응원하려던 원래 계획을 변경해 대회진행을 도왔다. 결승주로 옆에 늘어서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행인을 통제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결승주로를 지나갈 때면 선수들을 힘껏 응원하며 팬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마지막 선수가 지나고 나서야 시상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대회를 마치고 오후 3시가 다 돼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꼴찌였지만 포기 않고 완주한 선수의 모습이 겹쳐졌다.

글과 사진·남창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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