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 아이 학교생활이 안심돼요.”
서울시 강동구에 사는 주부 김미정(49·가명)씨는 올해 중학교에 진학한 아들을 둔 주부다. 김씨는 “우리 아이가 내성적이고 운동도 못해서 학교에서 왕따나 학교폭력을 당하지 않을까 늘 걱정이 됐다”며 “이번에 정부가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한 것을 보고 근절의지가 강하게 느껴져서 조금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 남짓 시간이 흘렀다. 이 대책은 역대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관련 대책 중 강도면에서 사상 최강이라 할 만하다. 그런 만큼 다양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교육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가장 큰 변화는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애들끼리 좀 싸울 수도 있지. 그걸 두고 어른들이 간섭하나?” 하는 식의 사고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의 학교폭력은 예전의 애들 싸움 수준에 그치지 않고 발생 건수도 많고 조폭화해서 잔혹하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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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존의 온정주의를 버리고 무관용주의를 선언하고 실천에 옮기자 “이번에도 좀 하고 말겠지” 하고 내심 냉소적이던 교육현장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가해학생들이 미성년자인데도 구속까지 되는 등 사법처리되고 학교폭력을 수수방관한 교사와 교장·교감들이 처벌받는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되자 전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진짜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됐음은 물론이다.
일진 등 가해학생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교사들은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학교폭력 신고를 해도 보복을 안 당하겠구나’ 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피해신고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달라진 분위기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 2월에 열린 초·중·고교 졸업식이다. 해마다 졸업식 때면 지면을 장식하던 졸업생들의 잘못된 일탈행동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학교졸업식마다 경찰이 배치된 덕분이다. 경찰은 학교폭력 대처를 최우선 과제로 책정하고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정부 각 부처도 바쁘게 움직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15일 교원임용시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선발 양성 단계에서 인성·적성 요소를 강화하고, 대학 교직과목 이수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2월 21일에는 학교폭력 근절과 관련해 중요한 재정적 조치가 취해졌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위한 ‘2012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 지출안’ 총 74억5천3백만원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것이다. 같은 날 교과부는 ‘복수담임제 운영 세부지침’을 발표했다.
세부지침은 중학교는 30명 이상 학급이 있는 학교의 경우 3월 새 학기부터 우선적으로 2학년에 복수담임을 지정해 운영토록 했다. 이는 ‘전 학년 가운데 2학년이 학교폭력에 가장 취약하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2월 24일부터 4월 중순까지 ‘117 신고전화’ 공익광고를 방송하고 있다. 2월 28일에는 정부가 국가시책 특별교부금 9백43억원을 시·도교육청에 교부했다.
주요 성과로는 학교폭력에 대한 범정부 추진 체제 정비를 들 수 있다. 교과부 차관이 위원장인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국무총리가 위원장이 되는 위원회로 격상했고,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시·도교육청별 대책 수립 및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범위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으로 확대해 피해학생의 보호범위를 확대하고 가해학생을 피해학생으로부터 즉시 분리해 피해학생에 대한 즉각적 보호가 가능해졌다.
4월부터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치료비를 즉시 지급받게 된다. 가해자에 대한 특별교육도 의무화된다. 가해자에 대한 조치도 엄격해진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가해학생에 대한 출석정지·전학·퇴학 등을 요구하면 학교장은 이를 14일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을 시 3백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자에 대한 협박과 보복행위는 가중처벌된다. 또 가해자는 공제회가 비용을 청구하면 물어내야 한다. 가해자는 보호자와 함께 특별교육을 받거나 상담치료를 받아야 한다. 불응할 경우 최고 3백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지난 3월 14일에는 뜻깊은 자료가 발표됐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이날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는 초·중·고등학생들이 직접 겪거나 목격한 사례를 전국 단위로 파악한 첫 자료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전문 상담교사들과 함께 조사 결과를 심층분석 중이며 교과부는 이 내용을 학교폭력 대책 마련에 활용할 방침이어서 더욱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이 기대된다.
소아청소년전문클리닉인 강동소아정신과의원 김영화 원장은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데 일관성 있는 어른들의 태도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실천에 옮길 때 학교폭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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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