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부텍사스 중질유(WTI)의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 9월 80달러로 올라섰고 10월 85.9달러, 11월 7일 사상 최고치인 96.6달러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가 가파르다. 11월 26일에도 98.18달러까지 상승, 1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수개월 사이 유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1970, 80년대 세계 경제를 흔들었던 오일쇼크 때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일쇼크는 전쟁 등 정치·군사적인 이유로 공급이 급감하면서 발생했지만 현재의 유가상승은 중국 등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의 호황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증가하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물가상승 등을 감안한 실질가격을 비교하면 오일쇼크 때에 비해 그 상승폭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세계 각국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면서 소비를 줄이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 에너지의 석유의존이 줄어든 것도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정부는 11월 13일 경제부처 합동으로 ‘고유가 시대의 경제적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수요-공급의 불균형에 따른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유류세인하 등 일시적 가격 부담완화 정책보다는 석유시장 유통구조 투명화, 에너지절감 등 시장원리에 입각한 기존 정책방향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한편으로는 고유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선별적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서민과 저소득층이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등유에 대한 특소세 인하, 영세자영업자의 부담경감 등 기존 대책과 함께 난방비 지원, 난방용 유류 탄력세율 인하, 난방용 심야전력 요금 할인 등 추가지원대책이 적극 추진된다.
산유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고유가 대책은 특별한 것이 있을 수 없다. 해외자원, 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 나가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단기 처방을 배제하고 장기적인 대응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원유 1배럴은?
배럴(barrel)은 미국·영국 등에서 사용하는 야드·파운드법의 부피 단위로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배럴이 158.9리터이며 bbl로 표시한다. 주로 액체 계량에 쓰인다. 어원은 ‘나무통’으로 19세기 미국에서 원유를 수송하는데 나무통을 사용한 데서 유래했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드럼(drum)통은 200리터들이가 가장 많다. 원유는 정제작업을 거쳐 우리가 사용하는 휘발유, 등유 등으로 분리한다. 정제방법과 기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원유 중 휘발유의 비율은 약 8.4%로 원유 1배럴에서 약 13.35리터의 휘발유가 나온다. 그 밖에 등유 4,3%(6.83리터), 경유 25.1%(39.88리터), 중유 21.9%(34.80리터), 제트유 10.0%(15,89리터) 나프타 19.3%(30.67리터) 등이다. (대한석유협회 2006년 기준) |


11월 13일 정부가 내놓은 고유가 대책의 방향은 명확하다. 유류세 인하 등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단기처방은 배제하고 서민·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대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 절감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대책을 함께 시행한다.
유류세 인하를 배제한 이유는 분명하다. 장기적인 유가상승과 자원 고갈, 지구온난화 등을 감안하면 기름 소비를 줄여야 한다. 유류세를 낮추면 기름을 많이 쓰는 고소득자만 유리하고 소비가 늘어나 오히려 경제여건을 악화시키게 된다. EU와 일본, 미국 등도 에너지 소비절감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에너지 공급원 다양화, 대체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 공급 안정화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고유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선별적 지원대책에 집중했다. 광열·교통비 지출비중이 큰 저소득층(하위 20%)의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에너지 저소비형 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2009년 LPG 경차 보급을 추진키로 했다. 또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자금 융자확대를 통해 산업계의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시적으로 금리를 1.5% 내리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비 전액을 지원한다.
한편 정유사간 담합 방지를 위해 공정위의 감시를 강화해 유통구조를 투명화할 방침이다.
조원동 재정경제원 차관보는 “정부가 마련한 대책의 효과는 총 1조6000억 원 규모”라면서 “선별적으로 필요한 계층을 찾아가는 대책이어서 해당 계층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금 인하 논란 유류세 낮추면 고소득층만 유리해 높은 휘발유 가격에 부담을 느껴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세금을 내려도 가격자율화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흡수될 수 있어 효과는 미지수다. 1999년 5월 유류세를 51원 내렸지만 휘발유 가격은 최대 9원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험이 있다. 또 세금을 내리면 그 혜택이 소비량에 비례하니 기름을 많이 쓰는 고소득층이 더 유리해진다. 반면 택시, 버스 등 영업용 차량에 대해 시행 중인 유가보조금은 유류세 인하에 따라 줄어들게 된다. 농·어업인에게 면세유를 공급하는 정책도 효과가 줄어들어 결국 농·어민, 자영업자에 돌아가는 혜택만 줄어든다. 유류세를 10% 인하할 경우 세수 감소는 1조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유류세 부담이 높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휘발유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0개 OECD회원국과 비교할 때 중간수준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 비해 낮다. |
| 취약계층 지원대책 주요 내용 |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 기초생활수급자(83만 가구, 153만 명) 최저생계비 중 수도·광열비 지원 확대 : 월 7만 원에서 내년부터 월 8만5000원으로 인상, 총 1494억 원 지원효과. 별도 난방비 지원 : 연 7만 원, 총 580억 원. 난방용 심야전력 요금 할인 : 약 4000가구에 20% 할인, 총 6억 원. ■ 난방용 유류 세제 감면 ■ 저소득층 기타 복지지원 ■ 영세자영업자 ■ 시설·원예농가 ■ 연·근해어업가구 ■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사업 확대 ■ 저소득층 에너지 공급강화 |

2006년 국제유가가 24%나 올랐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4.9%의 착실한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유가가 많이 오른다고 해도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마디로 경제체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원유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단기적으로 폭등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유가상승은 불가피하다. 결국 장기적인 안목의 고유가 대비책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유가가 계속 상승하지만 최악의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명목 가격은 사상 최고이지만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실질가격은 훨씬 낮다는 계산이다. 1974년 1차 오일쇼크 때 유가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서부텍사스 중질유의 경우 배럴당 106~108달러 수준이다. 영국의 경제전문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1979년 2차 오일쇼크 당시 유가를 현재 가격으로 계산하면 배럴당 100~110달러”라고 보도했다.
또 1차 오일쇼크 때 석달 만에 유가가 4배 수준으로 올랐지만 최근 상승은 3년 만에 4배가 됐다. 가격상승에 적응하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을 상쇄하는 효과를 낸다. 지난 3년간 달러는 30% 평가절하됐다. 유가가 90달러라면 상쇄분을 빼면 실질가격은 70달러대가 된다.
우리 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고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아진 것도 큰 변화다. 국내총생산(GDP) 중 서비스업 비중이 2000년 54.4%에서 2006년 57.2%로 오른 반면 제조업 비중은 29.4%에서 27.8%로 떨어졌다. 100만 원 가치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석유환산톤으로 표시하는 에너지원단위도 1980년 0.316에서 2006년 0.306으로 낮아졌다.
에너지의 석유의존도도 크게 떨어졌다. 1997년 총에너지에서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이 60.4%였으나 2006년에는 43%로 줄었다.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사용이 늘어 유가가 상승해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했다. 현재의 유가상승이 세계 경제의 호황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정치·군사적 이유로 공급이 급감하면 세계 경제를 위협한다. 그러나 호황에 따른 수요증가가 원인이니 유가상승은 호황의 지속을 의미하고 우리 수출도 계속 증가한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 상품의 수출단가도 상승하고 있다. 만일 유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세계 경기가 둔화돼 원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한편 가격이 오르면 수입물량도 줄어든다. 지난 3/4분기 유가가 5.3% 올랐지만 수입물량은 6.3% 감소해 원유 수입금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1.3% 줄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귀수 연구위원은 11월 26일 세미나에서 “석유 생산량과 달러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배럴당 100달러대의 고유가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단언하고 “내년 국내 기업들의 경상이익률도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도 중장기적 고유가 대책 추진
선진국들은 고유가 지속에 대해 세금 인하 등 일시적인 가격부담 완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석유소비 절감과 에너지 효율성 개선 등 중장기적 정책방향에 치중한다. 또 수력·원자력 비중 확대 등 에너지 공급원 다양화, 대체에너지 개발 등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은 고유가와 관계없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억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대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신국가에너지 전략’을 수립, 2030년까지 △에너지절약 30% △석유의존도 40%로 축소 △해외개발 석유공급 40%로 확대 등의 고유가 대책을 마련했다.
미국도 올해 1월 2017년까지 △휘발유 소비의 15%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연비 강화로 휘발유 소비 5%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 역시 202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 20% △신재생에너지 비율 10%로 확대 △에너지 절약 20% 등의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김병훈 기자
| 1·2차 오일 쇼크
73년 석달 만에 4배 폭등
우리 경제는 거의 치명타를 맞았다. 산업 발전의 원동력인 석유값 폭등으로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다. 석유배급제와 목욕탕 요일휴일제가 실시됐고, 전기 사용이 제한되는 등 유난히 추운 겨울을 견뎌야 했다. 1973년 3.5%였던 물가상승률은 1974년 24.8%로 수직상승했고, 성장률은 12.3%에서 7.4%로 떨어졌다. 무역수지 적자도 크게 확대(10억 달러→24억 달러)됐다. 이 영향은 2년간 지속됐고, 1976년에야 경제가 정상을 회복했다. 2차 오일쇼크는 1978년 12월 이란이 이슬람혁명 이후 원유 생산을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배럴당 13달러대였던 유가가 20달러를 돌파했고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30달러 벽이 깨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무기화를 천명한 1981년 1월에는 39달러의 정점에 도달했다. 2년 사이 3배로 오른 것이다. 10·26 사건과 1980년 정치혼란이 겹치면서 우리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1980년 실질성장률은 경제개발이후 처음 마이너스(-2.1%)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무려 28.7%에 달했고 실업률도 5%를 넘어섰다. 2차 오일쇼크 역시 꼬박 2년간 한국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두 차례 오일쇼크는 모두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 일어났고, 중동정세 불안→ 원유공급 축소→ 국제유가 급등→ 세계경제 침체라는 과정을 촉발시켰다. 이 밖에 걸프전(1991년), 이라크전(2003년) 때도 원유 공급이 일시 급감하면서 가격이 치솟았던 것처럼 유가 폭등은 주로 정치· 군사적인 이유로 일어났다. |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지난 9월부터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더니, 이제는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등락이 계속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급이 타이트하기 때문이지만, 최근에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은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OPEC이 기대한 만큼 증산을 발표하지 않았고, 미국의 대 이란 제재, 터키의 이라크 쿠르드 공격 가능성 등 정세불안이 유가상승을 더욱 부추긴 것이다. 또 하나는 달러약세, 국제적인 과잉 유동성으로 원유와 원자재 등에 투기자금이 몰리는 금융시장의 요인도 유가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유가에는 정정불안과 투기요인들로 인해 수급상황보다 지나치게 올라간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투기적 요인들이 유가를 부추길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시장이 미래의 석유수급상황을 불안하게 본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에너지 수입액 자동차·반도체 수출보다 더 많아
지난 10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국제석유워크숍에서,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석유사업본부장인 로렌스 이글스는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연료와 오일샌드 등 새로운 연료의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OPEC의 공급능력이 위축될 것이며 OPEC도 투자부진으로 여유생산능력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타이트한 공급여건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유가는 펀더멘털한 수급상황 이외에 심리적·투기적 요인들로 등락의 격차가 매우 심하겠지만, 고유가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는 과거 1, 2차 오일쇼크 때에 비해 크게 신장되어 최근 3년간 지속된 유가상승을 잘 견디어 왔다. 그러나 지금같이 유가가 계속 상승하면 경제운용에 매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우리나라의 에너지수입량은 그 전해에 비해 거의 늘지 않았는데도 유가상승으로 에너지수입액은 무려 28%가 증가했다. 그래서 지출된 에너지수입액은 856억 달러로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액을 합친 규모를 상회하였고,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27%를 차지하였다. 금년에는 에너지수입액이 100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내년도 원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5.0%보다 0.84%p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평균원유가가 13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2008년도 경제성장률은 약 3.0%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980년 제2차 석유위기와 지난 1988년의 외환위기를 제외한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하락한 사례가 없었다. 이는 향후 유가 향방에 따라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는데도 정부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과거에는 유가가 상승하면 네온사인 규제, 에너지 과소비업소 영업제한 등 규제조치와 수입관세 인하와 같은 대증적(對症的) 요법으로 대응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대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에너지효율 개선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 및 해외에서의 자원개발 확충 등 3대 에너지정책을 통해 고유가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대안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하여 온 정책들이다. 문제는 정책추진의 강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책방향이 옳다 해도 추진력이 약하면 정책효과도 크지 않다. 정책성과의 크기는 개략 그 투자비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0대 에너지소비국 중 중국, 러시아, 인도를 제외하고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등 7개국의 에너지효율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연간 재정지출규모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30~40%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출도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에 비해 20% 내외에 불과하다. 또 이들 선진국들의 민간부문 기술개발 투자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전체 기술개발 투자규모는 더 차이가 날 것이다.
해외자원 개발 투자비 최하위 수준
해외자원개발 투자비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년에 우리나라가 해외 석유·가스개발 사업에 투자한 액수는 19억 달러에 달했다. 불과 2년 전에 약 5억 달러의 투자규모에 불과했는데 짧은 기간에 투자비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 액수는 중국, 인도를 포함한 세계 10대 원유수입국 증 최하위 수준이며 일본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 투자비의 30% 내외의 규모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보다 소득이 훨씬 높은 나라들과 재정지출액을 직접 비교하는 데는 다소 문제가 있다. 또 고유가 대응정책이 꼭 재정확대를 통해서만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규제정책과 제도를 통해서도 고유가의 대응체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앞의 여러 지표 비교는 우리 경제를 고유가에 강한 체질로 만들기 위해서는 3대 에너지정책에 대한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요구됨을 시사한다. 또한 이 3대 에너지정책들은 유가대응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다 주는 신산업 육성 정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에너지효율개선과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첨단기술 경쟁을 통해 그 성과를 얻는다. 미래의 에너지는 자원경쟁이 아니라 기술경쟁을 통해 확보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에너지효율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기술만 우위에 서면 자원대국이 될 수 있고, 고부가가치 수출산업 강국도 될 수 있다.
해외자원개발도 자원생산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대규모 프로젝트 시장에 진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최근 산유국으로 부상하는 카스피해 근방의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들은 넘치는 오일머니로 발전소나 정유소, 철도 등 빈약한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규모 건설이 한창이다. 또 이런 나라들은 광구나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도로나 철도, 전력설비 등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나라들은 우리나라의 발전된 플랜트나 IT기술, 나아가 지난 30년간 이룩한 우리의 압축 경제성장에 관심이 높다. 자원개발과 우리의 강점 산업들을 잘 연계한다면 자원도 얻고 다른 나라보다 먼저 신흥 산업국가들의 시장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도 유가불안 요소가 여기저기 잠복되어 있다. 그러나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 것과 같이 정부든 민간이든 고유가 대응투자를 더욱 확대하여 국제적인 유가불안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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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