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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나눔도 가지가지…이색 기부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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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원이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자동응답전화(ARS)를 이용하면 전화 한 통화로 2천원을 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쉽고 빠르게 기부할 수 있는데다 액수에 부담이 없어 이웃사랑을 나누기에 적합한 방법으로 꼽힌다.

ARS를 통해 하루에 한 번 꼴로 기부하는 김금재(61) 전북대 간호학과 명예교수는 ARS 기부왕으로 불린다. 김 교수가 지난해 ARS로 기부한 금액만 73만원, 3백65회 전화를 걸었다는 얘기다. 지금도 매일 ARS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휴대전화 뒷 번호가 ‘1004’인 그는 나눔 천사라 할 만하다.

“제가 좀 게을러요. 은행에 생활비 넣어놓고 이렇게 전화 하나로 간단하게 기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밥 한 끼 줄이는 것은 부담도 안되고요. 그냥 밥 먹고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거죠.”

김 교수의 ‘나눔 정신’은 복잡하지 않다.
“제가 밥을 먹으면 이웃도 밥을 먹어야죠. 제가 병원에 갈 수 있으면 이웃도 병원에 갈 수 있어야 하고, 제가 교육을 받으면 이웃에게도 기회를 줘야죠.”

김 교수는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진다고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ARS 기부를 하고 있다”며 “이런 나눔이 촛불이 되고, 빛이 되고, 밥이 되어 세상이 따뜻해지고 희망이 넘치는 사회가 된다고 굳게 확신한다”고 말했다.

“식사 한 끼를 나눔으로써 어려운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내 밥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나눔에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적은 액수지만 이 돈이 다른 사람에게는 꿈과 희망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김 교수는 오늘도 전화를 들고  나눔의 ARS 번호(사회복지공동모금회 060-700-1212)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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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대회가 열리는 한 결식아동돕기도 계속할 겁니다. 달리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을 위한 운동보다 이웃을 도우며 살자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합니다.”

마라톤대회 때마다 기부문화운동을 펼치는 마라톤 동호인 김현우(50) 씨는 2001년부터 인터넷상으로 성금을 모으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대회에 처음 참가했을 때 동호인끼리 각자 완주 시간을 걸고 점심 얻어먹기 경쟁을 벌였는데, 이럴 게 아니라 그 돈으로 결식아동을 돕는 것이 어떻겠냐고 누군가가 제안하더군요.”

이를 계기로 모금을 시작한 그는 주요 마라톤 사이트에 ‘사랑의 달리기’를 소개한 뒤 참가자들로부터 1만원 이상씩 기부금을 모았다. 2001년 7백70만원을 비롯, 해마다 4백50만∼7백50만원씩을 모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42.195킬로미터)를 38회, 울트라마라톤(1백 킬로미터)대회에도 15회나 출전한 김 씨는 각종 대회 참가 소감을 담은 에세이집을 발간하고 인세 전액도 기부하고 있다. 그는 “외국의 마라톤대회를 보면 우승 상금을 비롯한 수십억원의 기부금이 쌓인다.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나눔의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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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황기순(46) 씨는 10년째 해마다 여름이면 ‘사랑더하기 사이클 대장정’을 하고 있다. ‘사랑더하기 사이클 대장정’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휠체어 마련을 위해 황 씨가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사이클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거리 공연을 펼쳐 모금하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정두언 의원(한나라당)을 비롯해 이홍렬, 김정렬, 김명덕, 최형만, 이용식, 박준규 등 동료들과 돌아가며 참여해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모아진 시민들의 풀뿌리 모금액은 2000년  6백만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3천만원을 넘어서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모금액은 전액 장애인들의 휠체어 구입비와 치료비로 지원한다. 지금까지 8백여 대의 휠체어를 기증했고, 2007년 12월에는 기업들의 후원을 모아 50대의 휠체어를 추가로 기증하기도 했다.

황 씨는 “매년 같은 곳을 찾다보니 이젠 알아보는 분들도 많고, 지방에서는 중소기업과 각종 단체에서도 참여가 늘어 더욱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나누는 삶을 살겠다. 많은 분들이 나눔에 중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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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조계종 총무원장 송월주 스님(지구촌공생회 대표)은 캄보디아, 몽골, 케냐 등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우물을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대다수 가정에서 우기에 내리는 빗물을 커다란 항아리에 담아뒀다가 쓰고, 건기에는 웅덩이에 고인 물도 마신다. 상수도시설도 열악해 인구 1천3백60만명 중 불과 13퍼센트만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 발생률이 높고, 유아사망률이 1천명당 80명에 이를 정도로 위생 상태가 낙후돼 있다.

지구촌공생회는 2005년 초 프놈펜에서 2백 킬로미터쯤 떨어진 캄폿주에 초등학교를 지어줬는데, 주민들이 “학교도 중요하지만 마실 물이 없어 고통스럽다”며 우물을 파달라고 요청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생명의 우물을 파기 시작해 2009년 1월 현재 7백23개를 완공했다. 수질 관리를 위해 전담인력도 따로 배치하고 있다.

강만곤 지구촌공생회 홍보팀장은 “물 부족 국가의 국민들에게 깨끗한 생명수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우물파기 사업을 꾸준히 해나갈 뿐 아니라 스리랑카, 라오스 등지에서 펼치고 있는 어린이 교육사업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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