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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임신에서 육아까지… 정부 저출산 정책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여섯 살과 세 살짜리 두 아이를 둔 최혜영(가명·37) 주부는 요즘 고민이 많다. 두 아이가 모두 아들이어서 딸을 낳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가 돌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한 일을 둘째 아이가 생긴 뒤로 2년 동안 그만뒀는데, 셋째를 갖게 되면 또다시 2년 이상 일을 늦춰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최 씨는 “셋째를 갖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경제적 문제나 사회활동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결혼한 지 1년이 조금 더 된 이진숙(가명·30) 씨는 맞벌이 부부다. 수원에 사는 이 씨는 남편은 수원에 근무하고 자신은 서울로 출퇴근한다. 이 씨는 “결혼한 지 1년이 넘다 보니 시부모님께서 첫아이를 은근히 기다리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 씨는 되도록 임신을 늦추고 있다. 맞벌이로 가계를 꾸려가도 부담이 큰데 임신과 출산으로 한동안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더 큰 고민은 출산 이후다. 이 씨는 “아이를 낳는 것도 그렇지만, 출산 이후 직장에 복귀하면 야근이 많은 업무 특성상 아이를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축복 받아 마땅할 임신과 출산이 육아 문제와 경제적 여건까지 겹쳐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와 같은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할 경우 우리나라 인구는 앞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 출생통계에 따르면 2008년 출생아 수는 46만6천명으로 2007년 49만3천명보다 2만7천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집계한 합계출산율 역시 2007년 1.25명에서 2008년 1.19명으로 0.06명 감소했다. 둘이 하나가 돼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뤘지만 1명의 자녀만 낳는다면 어떻게 될까. ‘1+1=1’이 돼서 이론적으로 다음 세대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줄게 된다.

정부는 저출산 현상이 굳어지지 않도록 결혼은 물론 출산과 양육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다.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아이를 낳고, 낳은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아울러 ‘어려울수록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 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국민의식 개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주요 저출산 정책은 ‘불임시술비 지원’이나 ‘산전 검사 비용 지원’ 같은 건강 보호 측면을 비롯해 보육과 아동의 건전한 육성,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세제혜택 등 크게 다섯 분야에서 마련돼 있다.


정부는 불임부부의 시험관아기 시술비용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소득의 1백30퍼센트 이하를 벌어들이는 불임부부는 체외수정 평균시술비의 50퍼센트인 1백50만원 한도 안에서 총 2회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는 체외수정 평균 시술비의 85퍼센트인 2백55만원까지 지원받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불임부부에 대한 지원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확대하고, 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지원액을 1회당 2백55만원에서 2백70만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불임부부의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은 31퍼센트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시험관아기 시술로 태어난 아이 수는 6천5백40명이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초음파검사 등 임신기간 중 산전 진찰에 필요한 검사를 할 때도 건강보험 재정에서 20만원을 지원해 임산부의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산전 진찰 검사 가운에 초음파검사 비용은 1인당 평균 26만원이다. 이 경우 1인당 20만원의 전자 바우처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산부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보충영양관리도 확대된다. 최저생계비 2백퍼센트 미만 저소득층 가구의 임산부와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양평가를 실시한 뒤 특성에 맞게 보충식품패키지 제공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보충식품패키지는 콩과 우유, 분유, 달걀 등을 대상자에 맞게 여섯 종류로 마련한 것이다.

‘산모도우미 파견’도 전국 가구 평균소득의 50퍼센트(3인 가구 기준 1백69만원) 이하 가정에는 도우미를 파견할 예정이다. 서비스 기간은 태아 수에 따라 2주에서 4주로 차등화하고, 정부지원액도 57만원에서 1백57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미혼모에 대해서는 기초생활보장 적용 기준을 완화해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하고, 올해부터 미혼모시설에 있는 만 4세 이하 자녀에 대한 보육료를 1백퍼센트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0세에서 4세까지 아동에 대한 무상보육지원 대상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1백퍼센트 이하 차등보육료 지원 대상을 지난해 62만명에서 올해 74만명으로 확대했다.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도 지난해 차상위계층 26만명에서 올해 소득하위 50퍼센트에 해당하는 47만명으로 늘렸다. 2자녀 이상이 동시에 보육시설 또는 유치원에 다니는 가정에 대해서는 둘째 아이부터 보육비의 50퍼센트를 추가 지원한다.

이밖에도 시간 연장 보육교사를 증원해 이들 인건비의 80퍼센트(1백만원)를 지원하고, 긴급하거나 일시적인 보육이 필요한 가정에는 ‘아이돌보미 파견’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간 연장 보육교사의 지원 인원을 2007년 2천7백25명이던 것을 지난해 3천5백5명으로 늘렸고 올해에는 5천명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아이돌보미 지원센터’도 지난해 65개 시군구에서 올해에는 2백32개 시군구로 늘린다.



올해 7월부터는 양육수당을 도입해 보육시설과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차상위계층 이하 가정의 0세에서 1세 아이를 대상으로 매달 10만원씩 지급한다.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영·유아 2백83만명 중 보육시설을 이용한 영·유아가 1백4만명으로 전체 37퍼센트를 차지했고, 유치원 이용 영·유아가 54만명으로 19퍼센트, 보육시설과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가 1백26만명으로 전체 영유아 가운데 44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부모에게 전자카드를 발급해 정부 지원의 체감도를 높이고 동시에 수요자의 선택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부모는 물론 관련 기관과 지자체가 보육료를 신청하거나 지급하는 데 정부가 지급한 i-사랑카드를 사용하면 업무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정부는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드림스타트’ 사업도 실시한다. 드림스타트사업은 빈곤아동 및 가족을 대상으로 보건과 복지, 교육과 문화에 대한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공평한 양육여건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75개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2백7개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저소득층 아동의 자립 지원을 위한 아동발달지원계좌(CDA·Child Development Accounts) 제도도 시행한다. 아동발달지원계좌는 아동이 후원자의 지원을 받아 월 3만원 이내의 기본적립금을 적립하면 정부나 지자체도 18세에 이를 때까지 같은 액수로 상응해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도는 저소득층 아동이 18세 이후 사회에 진출할 때 학자금이나 창업비용, 주거마련 비용 등 자립자금을 마련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원대상은 만 18세 미만으로 아동복지시설이나 가정위탁, 소년소녀가정, 공동생활가정시설 등에서 사는 아동이다.

정부는 또 맞벌이나 한부모가정 등 자녀를 돌볼 여건이 안 되는 방과후 나홀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와 학습지도, 상담서비스도 추진한다. 아동복지교사를 배치해 초등학생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청소년은 방과후 아카데미를 통해 방과후 교실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전국 평균소득 이하 가정에서 생활하는 만 2세에서 6세를 대상으로 이들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독서지도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비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운동처방과 영양관리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2008년 6월 현재 비만지수 20퍼센트 이상의 경도 비만 초등학생은 7천4백94명이었다.

한편 정부는 0세에서 12세까지의 아동에 대한 국가필수예방접종 비용에 대한 지원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보건소를 통해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고, 올해부터 민간 병·의원의 예방접종 비용의 3분의 1도 지원한다.




정부는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활성화하고 ‘배우자 출산 휴가제’도 도입했다.

육아휴직 대상은 지난해 6월부터 기존 1세 미만에서 3세 미만 자녀로 확대됐다. 휴직기간도 10.5개월에서 1년으로 늘렸고, 맞벌이의 경우 최장 2년의 육아휴직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또한 지난해 6월 전일제 육아휴직보다 근로시간 단축을 희망하는 근로자를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도입했다. 아울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한 육아휴직 기간을 1회 분할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배우자 출산 휴가제를 도입해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남성근로자에게 3일간의 무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주 40시간 근로제’가 지난해 7월 20인 이상 기업 대상에서 2011년에는 20인 이하 기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또한 시차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 집중근로시간제 등 탄력근무제도 확산하기로 했다.
가족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가족친화 인증제’도 실시한다. 인증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인증마크 등을 홍보에 활용토록 하고 정책자금 융자 때 가점을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준다.





정부는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다자녀가정에 유리하도록 세제를 개편해 적용할 방침이다. 연말정산 때 자녀 양육가정의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다자녀 추가공제에 따라 적용되는 1인당 공제를 둘째 자녀는 50만원, 셋째 자녀 이상은 1인당 1백만원을 추가 공제토록 했다.

사회보험 측면에서도 출산, 양육에 대한 혜택을 마련했다. ‘국민연금 출산크레디트 제도’를 통해 2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연금보험료를 추가 납부한 것으로 인정해 둘째  자녀는 1년, 셋째 자녀부터는 1년 6개월의 연금 납부기간을 추가해준다. 또한 육아휴직 때에는 급여에 대한 건강보험료도 휴직 전 월소득에 부과되던 건강보험료의 50퍼센트로 경감해줄 방침이다.

한편 올해부터 세 자녀 이상 가정에 대해 자동차 한 대의 취득세와 등록세를 50퍼센트 경감해주기로 했는데, 승용자동차는 배기량 2천cc 이하로 승차정원 7인승 이상 10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는 승차정원 15인 이하가 해당된다.

정리·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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