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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어린이들이 보내는 ‘희망의 편지’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1월 20일 오후 4시 경기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에 있는 장함지역아동센터에서는 어린이들이 작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뭔가 열심히 쓰고 있었다. 설을 앞두고 ‘아빠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장함지역아동센터는 맞벌이나 병환 등으로 자녀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부부들의 자녀를 위해 일종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곳이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8명의 청소년이 함께 모여 공부를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이도 즐긴다.

장함지역아동센터장을 맡고 있는 정광호 선생님이 이들에게 “아빠나 엄마가 힘내시게 편지를 써보세요”라며 나눠준 A4용지에 어린이들은 색사인펜으로 그림과 함께 한자 한자 편지를 적어나갔다.

초등학교 1학년인 동생과 함께 나온 초등학교 3학년 이현경 어린이는 아빠와 엄마에게 각각 편지를 썼다.
“아빵~사랑해. 나 현경이야! 아빵~ 일어나서 우리랑 같이 놀자. 나 아빠랑 말을 나누고 싶어. 아빵~ 우리 잘 지내고 있어. 언제든지 보자. 사랑해.”
“엄마~ 사랑해. 나 현경이야. 엄마 힘들어? 우리가 엄마 힘내라고 그럴게. 엄마 사랑해. 현경 올림.”


“아빠가 다친 뒤 아빠의 소중함 알았어요”
현경이의 아버지는 현재 식물인간 상태로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가계는 어머니가 꾸려나가고 있다.
“아빠가 아침에 친구차로 출근하던 중에 차에서 내리면서 차문에 머리를 부딪히셨대요. 처음에는 괜찮아서 그냥 무시하고, 일을 하시다가 머리가 점점 어지러워서 병원에 다녀와야겠다 생각하시고, 의료보험증을 가지러 집에 오는 길에 쓰러지셨어요. 뇌출혈로 두세 차례 수술을 받으셨지만, 아직까지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누워 계세요. 일주일에 한 번씩 엄마와 아빠 보러 가요. 아빠는 아직 말을 못하지만 내가 가면 눈으로 인사해요. 엄마는 집에서 바느질도 하고 돈 벌러 나가기도 해요.”
현경이는 눈가가 약간 어두워지긴 했지만 정광호 센터장이 “현경이가 만든 예쁜 그림편지를 보고 아빠 엄마가 힘을 낼 것”이라고 격려하자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박해연 양도 동생과 함께 진지하게 편지를 썼다. 해연 양의 아버지도 자세한 사연은 말하지 않았지만 입원 중이라고 한다.
“아빠께…. 아빠 안녕하세요? 설을 앞두고 편지를 쓰네요.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빠가 곁에 없어 아빠가 있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어요. 아빠가 병원에 있어서 못 한 것도 많고 힘든 것도 많았어요. 어릴 때는 그냥 아빠가 1년 뒤에는 일어나겠지… 1년 뒤에는… 또 1년 뒤에 일어나겠지… 이러고 산 지 8년. 8년이라는 시간 안에는 아빠의 사랑을 못 받은 그런 애정의 부족함과 아빠가 빨리 일어나라고 기도하는 시간, 병원에 누워 있는 아빠를 원망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아빠를 생각하면서 눈물도 많이 흘리고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편지를 쓰면서까지 울고 싶진 않네요.
아빠가 다치지 않았을 때 아빠는 우리들을 위해 돈을 버시느라 놀 시간이 없었죠. 돈을 버시기 위해 택시기사도 하고, 포클레인도 몰고, 매일 쉴 틈 없이 일을 하셨죠. 아빠가 다친 뒤에 아빠의 소중함을 알고 아빠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아요. 지금 저는 엄마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아빠가 다친 뒤로 엄마가 많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속을 안 썩이려고 하고 있어요. 잘하고 있죠? 언니도 동생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살고 있으니깐 아빠 빨리 일어나셨으면 좋겠어요. 아빠 일어나시면 할 게 많으니깐…. 아빠 일어날 때까지 잘하고 있을게요. 걱정 마시고… 아빠 사랑해요.
2009년 1월 20일 아빠를 사랑하는 둘째딸 해연 올림.”
해연 양은 장함지역아동센터에서 맏언니 격이다. 또래 여학생들과 놀러 다닐 만도 한데 어린 동생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아빠 엄마 힘내세요’라고 쓴 종이를 펼쳐보이는 시간이 됐다. 한 어린이가 ‘엄마 아빠 힘내세요’라고 순서를 바꾸자고 하자 해연 양은 “그래도 집에서 아빠가 중심이니 ‘아빠 엄마 힘내세요’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또 다른 어린이가 “엄마가 돈을 벌면 엄마가 중심이지”라고 맞받아치자 해연 양은 어린 동생들과 다투지 않고 “그렇기도 해”하며 양보하기도 했다.

마침 장함지역아동센터에 놀러 온 한 남자 어린이가 어린이들 주변에서 혼자서 빙글빙글 돌다가 작은 쪽지에 쓴 편지(위 그림 참조)를 내밀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김현도 어린이는 비록 글이야 아직 서툴렀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또박또박 적었다.
“아빠는 쌍용자동차 다니는데 며칠 전 새벽에 일어나 울었어요.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아빠 힘나게 어깨 주물러 드리고 싶어요.”

 장함지역아동센터 인근에 있는 동녘지역아동센터에서도 어린이들이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쓰기 행사를 가졌다. 다음은 이 중에서 추려 뽑은 편지 사연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이들이 부모 걱정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 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엄마께
엄마 저 지민이에요.
엄마 근데요, 돈 버느라 힘드시죠.
그래도 제가 커서 돈 많이 많이 벌어서 엄마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알았죠. 기대하세요.
그리고 엄마 지금은 힘들지만 제가 열심히 해서
백점도 맞아오고 영어도 모두 다 통과해서 엄마 기쁘게 해 드릴게요.
그리고 엄마 사랑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박지민 (백신초교 3년)

“부모님께
안녕하세요! 저 서영이에요.
경제 때문에 힘드시죠.
가게 잘되게 열심히 기도할게요.
저희들 많이 싸워서 속 많이 상하셨죠. ㅠㅠ
죄송해요. 싸우지 않도록 노력해볼게요.
그리고 4학년 5학년쯤 되면 가게일도 많이 도와드릴게요.
가게 안되셔서 슬프신 것 괴로우신 것 다 알고 있어요.
이제부턴 시킨 대로 ‘네’하고 달려갈게요.
그때 말 안 들은거 너무 죄송해요. 정말 후회하고 있어요.”
김서영 (백신초교 3년)

정리·안기석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아빠를 힘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부(父)라보 파파!

아버지가 신이 나야 가족들도 신바람이 난다. 세파에 시달리고 온갖 스트레스에 풀 죽은 아버지, 이제는 가족들이 응원할 때다. 비탈길을 오르는 아버지, 혼자 두지 말고 밀어주고 끌어주자. 힘들 때는 안기기만 해도 고달픈 길이 보람찬 길이 된다. 이제 외치자, ‘부라보!’

1. 아침상이 아버지 밥상이 되게 하자.
‘아침밥은 왕처럼, 점심은 신하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아침 영양이 하루 에너지를 결정짓는다.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아침을 거르게 하지 말자. 아침밥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 종일 힘이 샘솟는다. 더구나 남자들의 사랑은 뱃속 깊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놓치지 말자.

2. 출퇴근길, 왕의 걸음이 되게 하자.
출퇴근 아버지를 위한 의전 행위를 더 호화롭게 하자. 현관까지의 배웅, 따뜻한 포옹,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는 것은 기본이다. 때로는 집에 들어서는 아버지를 위해 축포 대신 환호로 맞이하자. ‘아빠다.’ 이 한 마디가 피곤을 잊게 한다.

3. 월급날, 감사의 날이 되게 하자.
월급을 받아든 날, 가족들이 그날만큼이라도 아버지께 감사를 전하자. 작은 카드나 선물을 건네 땀 흘려 일한 대가를 더 값어치 있게 만들자. 진정 고마워하는 말 한 마디가 주름을 지우는 보톡스가 된다.

4. 행복 안마로 스트레스를 날려주자.
틈나는 대로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드리자. 그리고 발 마사지나 어깨 두드리기 등으로 피곤을 덜어드리고 어깨의 짐을 내려놓게 하자. 스킨십은 가족의 친밀감을 높이고 가족애를 높이는 특효약이다.

5. 사랑의 문자 메시지로 에너지원이 되자.
문자 한 통이 아버지를 신바람 나게 한다. 따뜻한 문자 메시지를 날려보자.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노래 대신 이런 말 한 마디가 살맛을 가져다준다. 닭살 멘트라도 좋다. 알면서도 기분 좋은 그런 사랑의 언어를 나누자. 

6. 취미 개발로 아빠의 취미 파트너가 되자.
아버지가 좋아하는 취미를 찾아 같이 나누어보자. 바둑도 좋고 장기도 좋다. 산행도 좋고 아버지가 고독하지 않게 만들어드리자. 공동의 취미를 가질 때 영혼의 친구가 된다. 홀로 가게 하지 말자.

7. 주말에는 TV 채널 선택권을 돌려드리자.
아버지에게 TV 채널 선택권을 갖게 하자. 혼자 보게 하지 말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아버지의 시선에 눈높이를 두자. 좋아하는 간식을 마련해드리고 같이 웃고 같이 환호하자. 때로 단 한 시간이라도 푹 잠들게 하자.

8. 아버지에게도 용돈을 드려보자.
내가 받은 용돈이나 생활비의 일부를 아버지에게 전달해보자. 아껴서 되돌려지는 돈의 가치는 더 커진다.

9. 아버지 ‘웃는 day’를 만들자.
아버지를 웃게 하자. 가벼운 유머 하나가 마음의 주름살을 편다. 유머 한 방이면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수 있다. 아버지의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가 행복 사인이 된다. 웃기지 못하면 몸으로라도 때워라.

10. 아버지가 가정의 훈화를 하게 하자.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도 좋다. 하루를 정해 아버지가 말씀하게 하자. 꾸지람도 달게 받고 야단도 맞자. 필요하다면 족보 이야기도 듣고, 아버지가 하고 싶은 말씀을 마음껏 하게 하자.

송길원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슬픈 일 있으면 수첩을 보세요 “We love you”

이영훈 대한민국 정책포털 청소년기자(경기 고양시 백마초교 6년)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지난달 아버지의 생신날 용돈을 아껴 난생 처음 선물을 사드렸습니다. 스마일 마크가 선명한 메모 노트인데, 문방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값싼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선물을 사드리면서 내 마음을 담은 글도 함께 넣어 드렸습니다.
“To 아빠. 오늘이 아빠의 생신이라 이렇게 선물을 준비했어요. 그동안 최고의 가장이 돼준 것 고마워요.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지요. 그래서 앞으로는 항상 웃자는 마음으로 이 메모지를 선물할게요. 슬픈 일이 있으면 이 수첩의 겉표지를 보세요 아빠. We love you. You love us. You smile. We smile.”
당연히 아버지는 기뻐하셨고, 지금도 그 선물을 회사 책상 위에 놓고 늘 내 생각을 하신답니다.
요즘 어른들은 모두 어려워진 경제 때문에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우리 아버지가 요즘처럼 어렵다고 하신 적을 본 적이 없거든요.
나라의 경제가 오죽 어려우면 대통령이 새벽시장에 나가서 민심을 살폈을까요? 그때 대통령을 붙잡고 울던 박부자 할머니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어린 나도 그 장면을 가끔 떠올리면 눈물이 납니다.
우린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해온 세대여서 과거에 얼마나 어려웠는지 직접 체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빠 세대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할아버지 때 전쟁을 겪었고, 해먹을 것이 없어서 풀뿌리를 캐서 연명했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빠도 어려운 학창시절 점심을 물로 때웠던 적이 많으셨다고 합니다. 변변한 부존자원이 없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할 수밖에 없으셨답니다.
우리 집도 할아버지께서 월남전에 참전하시고, 해외 인부로 파견 나가 달러를 모으셨다고 하십니다. 새마을운동도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에서나 있었던 얘기죠. 그렇게 열심히 한 결과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내가 어렸을 적에는 IMF 환란도 겪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30대였다고 하십니다. 온 국민이 금을 모으고 절약한 결과 몇 년 사이에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그런 우리나라가 요즘 다시 어려움을 맞고 있습니다. 회사원이신 아버지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하십니다. 새벽에 나가시는 일도 부쩍 많아지셨고, 휴일에 일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모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2008년 새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우리 국민 모두 경제대통령이 취임했다고 좋아한 것 같습니다. 나는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말씀하시는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는 민족이다. 올해 초 어려움만 견디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다”란 말씀을 믿어요.
내가 아버지의 희망이고 우리 아버지가 나의 희망이듯이 우리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희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은 모든 아버지들의 어깨가 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대한민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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