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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1,original,left[/SET_IMAGE]금융위기는 신뢰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투자자들은 은행 등 금융회사를 믿지 못하고, 금융회사는 대출자를 신뢰하지 않아서 생긴 위기다. 멀쩡하던 회사가 흑자부도를 내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벌써 건설회사와 조선업체 등에 부도 공포가 엄습하고 있고, 다음엔 어느 업종이 새로운 타깃이 될지 모두들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부가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은 금융시장 정상화다. 한마디로 돈이 잘 돌게 하겠다는 것. 투자자와 금융회사, 금융회사와 대출자 간에 형성된 불신의 고리를 원래 관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신뢰의 위기 씻어야
우선 금융회사의 자본금을 크게 늘리는 데 정책의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려면 자본금 확충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국책은행의 경우 당초 4조 2000억 원을 증자하려다 최근 5조 6000억 원으로 증자 규모를 늘렸다. 시중은행의 경우 증자나 배당유보,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하도록 적극 지도하되 정부 차원에서도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은행들의 자체 노력만으로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연기금 등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시중자금으로 은행의 후순위채나 상환우선주를 매입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은행 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선제적으로 높여주기 위해 공적자금을 지금보다 더 쉽게 투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지금은 은행의 BIS비율이 8% 밑으로 떨어져야만 공적자금을 넣을 수 있는데 8% 이상일 때도 정부 개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갖고 있는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인수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이미 자산관리공사의 자본금을 4000억 원 증자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해 놓았다. 은행 입장에선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유동성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은행에 비해 부실 정도가 심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지원보다는 구조조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자발적인 인수 합병(M&A)이나 대주주 출자를 유도하되 자구 노력이 미흡할 경우 신속히 퇴출시킨다는 구상이다.
금융회사가 갖고 있는 돈이 기업으로 흐를 수 있게 하는 조치로는 ‘보증 확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1조 1000억 원을 추가 출연해 총보증 공급 규모를 6조 원 확대했다. 신보를 활용한 2조 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 발행, 5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 조성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에서 하는 융자자금 지원도 2008년에 3조 2000억 원 수준이던 것을 2009년엔 4조 3000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염물질 총량제’로 개발 촉진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악화로 쓰러지는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존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즉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자금지원을 해주지만 한계기업은 조속히 퇴출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건설업종의 경우 모든 채권금융회사가 참여하는 대주단을 통해 금융지원 또는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일반 지주회사도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있게 법령 개정도 추진중이다.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 집단 중 상당수가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 처리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만큼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기업 집단에 대한 규제도 합리적으로 개편한다. 올해 ‘대규모 기업 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에서 5조 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데 이어 이제는 규제 내용에 손을 대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2008년에 수도권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던 ‘미세먼지 총량관리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엄격하게 관리되는 한강 수계지역 관리방식을 ‘오염물질 총량제’ 형태로 바꿔 개발을 촉진할 방침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규제도 대폭 정비한다. 현재 2년으로 정해져 있는 비정규직 사용제한(정규직 전환) 기간을 3, 4년으로 연장하고 현재 32개 업종에만 허용하고 있는 파견근로 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국가 전략적으로 신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8월 입법 예고한 ‘기후변화대책 기본법’의 내용을 확대해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한다. 이 법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도입과 그린 에너지 기술개발 지원책 등이 담긴다.
2009년 7월 양산 예정인 ‘하이브리드 카’에 대해 개별소비세, 취득·등록세, 농어촌특별세 등 모두 310만 원의 세금을 깎아준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이른바 ‘그린 홈’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서민 주거안정용으로 공급하는 보금자리 주택과 기존 주택 개선 등을 통해 2018년까지 총 200만 가구의 그린 홈을 공급한다.
국가 전략적으로 9대 신재생 에너지를 지정해 집중 육성에 나서는 방안도 추진한다. 향후 4년간 총 3조 원을 투자해 2012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청정연료, IGCC, CCS, 에너지저장, LED, 전력IT 등이다.
에너지와 식량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자원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에너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운용 자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중국의 화교자본처럼 세계 각지에 나가 있는 재외동포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교포펀드(가칭)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글·김인식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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