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안동의 헛제삿밥으로 하는 점심식사, 안동댐 위에 놓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교인 월영교 걸어보기, 별신굿 마당놀이판에서 어깨춤 추기….
초등학교 교사 박미아(36·서울 강동구 암사동) 씨 가족은 지난 5월 23, 24일 경북 안동 한옥마을 체험여행에서 이렇게 풍성한 추억을 한가득 안고 돌아왔다. 초등학교 2학년, 유치원생 아들 형제를 둔 박 씨는 “아이들에게 전통 한옥체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옥에서의 하룻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 편하게 다녀왔다”고 말했다.
박 씨 가족은 그날 밤 한옥마을인 지례예술촌에서 단잠에 들었다. 다음 날은 한석봉 선생이 현판을 쓴 도산서원에 들러 조상들의 학문 연구에 대한 열정을 가늠해보기도 하고, 한지체험장에서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닥종이 한지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박 씨는 “농어촌 체험여행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경험을 넓힐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이러한 체험여행을 많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년 반 전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손성일(38·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씨는 인터넷 카페 ‘아름다운 도보여행’ 운영자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우리나라 곳곳을 걸어 여행하며 마을길, 농로, 숲길, 제방길 등 우리 땅의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해 카페 회원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7년 3월 문을 연 손 씨의 카페는 2008년 4월부터 공개 카페로 전환, 현재 회원수가 2천8백여 명에 이른다.
손 씨는 “도보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은 차로 쌩하고 지나면 보지 못하던 것들을 걸어가면서 마치 보물 발견하듯 하나씩 음미하는 재미”라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에 있는 도보여행 카페는 7백여 개에 이른다. 2001년쯤에도 몇 개 있었으나 최근 ‘느린 삶’, ‘에코투어(Eco Tour)’ 바람이 도보여행에 ‘영감’을 불어넣어 약 3년 전부터 도보여행 카페들이 불붙듯 늘었다.
누리꾼들 사이에 도보여행 전문가로 이름을 굳히며 외국으로도 도보여행을 다닌 손 씨는 “선진국의 경우도 국민소득 1만5천 달러가 넘어가면서 도보여행을 찾게 됐고, 삶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도보여행 프로그램과 코스들이 잘 발달돼 있다”고 전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허시명 회장은 “예전 여행이란 빨리, 많이 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요즘 여행은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천천히 음미하고 한 곳을 거점 삼아 가까운 반경 이내 구역을 구석구석 보고 즐기면서 내 몸을 자연과 가까이 두는 체험여행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2002년을 ‘세계 생태관광의 해’로 정하면서 생태관광이 본격 도입된 이후 경북 울진과 제주도, 거제도 등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를 중심지로 한 동식물 관찰, 철새 탐조, 갯벌체험 등 프로그램이나 각 지역의 역사 및 문화해설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 에코투어가 붐을 이뤄왔다.
이처럼 환경 피해를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즐기는 에코투어는 최근 한층 더 적극적인 개념의 ‘녹색관광(Green Tourism)’으로 발전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녹색관광이란 농어촌의 자연과 문화,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관광을 말한다. 즉 농어촌에서 숙박을 하고 농사체험 등 프로그램을 통해 에코투어도 즐기면서 농촌지역의 농업외 소득을 증대시키는 농촌관광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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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일본인 저자 야마자키 미쓰히로의 <녹색관광>은 녹색관광에 대해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통해 양쪽의 문화자원을 모두 풍부하게 한다”며 “녹색관광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시작됐고 현재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농촌연구개발 전문 민간법인연구소인 ‘지역아카데미’ 오현석 대표에 따르면 유럽의 농업 강국인 프랑스의 농촌관광이 대표적 사례다. 프랑스에서는 1950년대부터 관광지 주변 농촌 지역에서 노후대비용으로 민박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이후 국제 농산물시장의 공급과잉으로 농업이 위축되자 많은 농가들이 농업활동과 연계된 관광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 관광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농촌관광은 전체 관광 매출의 20퍼센트에 달한다.
사실 농촌관광은 ‘녹색’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녹색관광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궁극적인 ‘녹색관광’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청정관광을 의미한다. 지구촌이 주목하는 ‘녹색성장’의 목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에 의한 생산이다. 따라서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산업, 특히 온실가스 없는 녹색관광은 굴뚝산업을 대체할 미래 신성장산업이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 김덕기 관광산업연구실장은 “녹색관광이란 궁극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관광”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관광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탄소배출 평가시스템을 만들고 분야별로 취약성 평가 등을 해야 하며, 이러한 선행과제에서 나온 데이터를 숙소나 여행코스 등 구체적인 관광상품 개발에 적용해 환경친화적이면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녹색관광을 실천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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