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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4대강 살리기 개발효과 - 생태환경

 

필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훼손된 하천 복원 프로젝트라고 본다. 복원은 온전한 자연의 체계를 모방해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는 생태기술이다. 복원이 실행되려면 그 대상에 대한 진단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진단결과에 기초하여 복원사업 추진 여부, 복원의 우선순위, 복원의 수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복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유사한 환경을 가진 자연하천을 대조하천으로 선정하고, 기초조사를 수행해 그 자료를 모델 삼아 복원을 실행하게 된다.

자연하천은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원래의 하천을 말한다. 요즘 같은 현실에서는 자연하천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하천의 전 구간이 자연하천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없지만 부분적으로 자연하천의 모습을 간직한 구간은 현존한다. 민통선 북방지역이나 비무장지대에 가면 오랫동안 인간의 간섭을 벗어나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하천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런 자연하천에 대한 생태 정보를 수집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물론 향후 하천관리의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필자는 최근 2년여에 걸쳐 전문가그룹과 함께 우리나라 하천 대부분에 대한 진단평가를 수행했다. 진단평가는 하천에 성립된 식생(植生)을 도구로 삼아 수행했다. 식생은 하천에 사는 생물이면서, 다른 생물들에게 환경의 역할을 해주고, 나아가 물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하천환경의 구조를 이루는 데도 동참한다. 이 때문에 하천의 자연성을 진단하는 데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하천에 성립한 식생의 다양성, 교란이 빈번한 지소(池沼·못과 늪)의 특성을 알게 해주는 외래종이나 일년식물이 차지하는 비율, 식생 단면구조의 온전성, 종 다양성 등에 근거해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 전역의 하천 자연도는 3등급 이하가 무려 4분의 3 구간에 나타났다. 자연도는 대개 1등급 ‘매우 불량’에서부터 5등급 ‘매우 양호’까지의 5단계로 구분한다. 우리나라 하천의 자연성을 수치화해 종합 평가한 결과, 조사구간 전체가 60점 이하의 낮은 점수(1백점 기준으로 53.3~58.3점)를 기록했다. 즉, 우리나라 하천은 자연성이 매우 낮다는 얘기다. 식생을 준거로 한 이 진단은 어류나 수서 무척추동물 같은 다른 생물이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에 근거한 평가결과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생태적 복원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생태적 복원이란 훼손된 자연의 체계를 복원하여 그들이 제공하는 생태적 서비스 기능을 활용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하천은 어떻게 복원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행 유로(蛇行 流路·꾸불꾸불한 유로)와 웅덩이 형태로 자연적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단면구조, 여울과 소를 비롯한 다양한 미지형(微地形·규모가 작고 미세한 기복을 가진 지형), 종적 연속성, 자연하천을 모방한 식생 도입 및 정착 유도, 주변 육상생태계와의 생태적 연결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가능하다면 지역의 자연소재를 활용하고 자연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호안(護岸), 비점오염원을 차단할 수 있는 식생벨트나 정화 습지, 생태유량을 확보하기 위한 저류시설 등이 추가로 요구된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모두 수용하기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다음 네 가지는 필수적인 요구사항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사업구간 전체를 대상으로 생태와 수리·수문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단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이미 나와 있는 자료도 많으므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수행할 수 있다.

둘째, 현재 우리나라 하천구조를 웅덩이 형태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하천은 대부분 하천 정비사업을 통해 복단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경우 비가 온 후 물이 빨리 빠져나가고, 수위가 급속히 낮아질 때 물고기들이 주 수로로 빨리 되돌아가지 못해 하천 둔치에 걸려 죽는 사례가 빈번하다.

셋째, 인공제방을 보유한 하천 주변에 정화습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공제방 때문에 지천을 통해 유입되는 오염물질 유입량을 줄일 수 있다.

넷째, 사라진 강변 식생을 도입해 하천의 제 모습을 찾고, 앞으로도 건강한 하천으로 지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 자생종을 심고 외래종을 배제해야 할 것이다. 식생의 배열은 대조하천 정보에 근거해 지소의 교란 및 침수체제를 반영하여 결정하면 될 것이다. 즉, 물가와 홍수터의 대부분에는 별도의 식물을 따로 심지 않고 자연의 과정에 맡겨 식생(주로 일년생이나 다년생 초본식물)의 자연 정착을 유도하고, 일부 백사장도 남긴다. 홍수터와 제방이 인접하는 부분에 식생을 시작하면 비용과 에너지 절감은 물론 안정성과 자연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홍수터의 끝부분에는 밀려오는 물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습지가 흔히 형성된다. 그곳엔 사초과(莎草科) 식물이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 지소에는 갯버들이나 개키버들 같은 관목성 버드나무류를 추천한다.

우리나라 하천은 대부분 인공제방이라 그곳에 도입할 식물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다. 주변 환경을 고려해보면 버드나무나 오리나무, 황철나무 같은 연재대(軟材帶)나 느릅나무, 물푸레나무, 팽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같은 경재대(硬材帶) 등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랫동안 유지돼온 자연제방을 보면 이런 식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지소에도 지금까지의 경우처럼 질 낮은 초지가 아니라 연재대나 경재대 같은 식물을 심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강변 식생이 생태적 기능을 통해 하천의 생태적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탄소흡수원으로도 작용해 녹색성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처럼 생태 전문성이 반영된 4대강 살리기를 기대한다.

글·이창석(서울여대 환경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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