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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706호

교통운영체계 개선 3단계 추진


현재 우리나라 교통체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2.8명을 기록했다. 미국(1.7명), 일본(0.9명) 등 주요 선진국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체, 정체 등으로 야기되는 교통혼잡비용은 25조8천억원(2007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3퍼센트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에서 교통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16.8퍼센트에 이른다. 이 중 자동차가 78.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배기가스 감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내는 범칙금과 과태료도 연간 6천2백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문제점의 주요 원인이 불합리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교통신호 및 도로운영체계라는 지적이 제기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정부는 우측보행으로의 보행문화 개선방안을 내놓은 지난 4월 29일과 5월 27일, 두 차례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교통운영체계에 대한 선진화 방안도 함께 발표하고 19개 후속조치 과제를 확정했다.


후속조치 과제는 총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에서는 △점멸신호 확대 운영 △공휴일 서울시내 도로주차 허용 △보행자 작동신호기 확대 설치 △비보호 좌회전 확대 등 적응 기간이 필요치 않고 시행 절차가 간단한 4개 과제가 시행된다.


2단계에는 △비보호 좌회전 확대를 통한 녹색신호 좌회전 허용 △회전교차로 활성화 △우측보행 확립 △지정차로제 개선 △보행신호 점멸시작시점 조정 △교통섬 확대 △생활도로 일방통행 운영 △좌회전신호 보완 △자전거 신호등 설치 등 9개 과제가 진행된다. 하나같이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시행 초기 혼란 방지를 위한 홍보가 필요하고 법령 정비 등을 수반하는 과제들이다.


3단계에서는 시행을 위해 충분한 여론 수렴과 장기 홍보가 필요하고 법률 개정이나 상당한 재원 확보가 선행돼야 하는 △직진우선 신호원칙 확립 △신호연동 시스템 개발 및 확대 △무신호 교차로 통행우선권 확립 △우회전 신호등 운영 △우회전 전용차로 설치 △도심 주요도로 일방통행 확대 등 6개 과제가 추진된다. 교차로 대기시간 등 대부분의 교통운영체계가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경찰청 황창선 교통운영계장은 “좌회전 우선 신호는 교통량이 많은 직진차량 소통에 지장을 줘 지체와 정체를 초래했다. 또한 4색 신호등 사용으로 녹색일 때만 직진과 우회전을 허용하고 좌회전 신호를 따로 두다 보니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져 교통정체는 물론 과속, 신호위반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황 계장은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직진 후에 좌회전을 주고, 3색(적·황·녹색) 신호등 사용으로 녹색 신호 시 좌회전을 허용해 신호대기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교통체증을 막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경찰청이 앞장서서 교통운영체계를 선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1단계 과제들을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7월 첫째주 일요일인 5일부터 도로에서의 주차가 허용됐다. 서울 도심에서 주차장소 부족으로 불편을 겪던 나들이객과 종교시설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도로변 주차가 허용된 곳은 서울 중구 명동성당 주변 삼일로, 종로구 경복궁 주변 추사로와 조계사 앞 우정국로, 마포구 하늘공원 주변 난지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주변 여의도공원길, 강남구 도산공원 주변 언주로 등 총 55개소. 약 25킬로미터에 달하는 구간이다.


이 가운데 교통안전표지 등 시설물 설치가 완료된 20개소는 7월 첫째 주 일요일부터 도로변 주차가 허용됐다. 또 나머지 35개소는 시설이 완료되는 대로 시행하고, 대상지역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공휴일 도로주차 허용’은 서울에서 3개월간 시범 운영한 후 효과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오는 10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야간이나 휴일에 교통량이 줄어드는 전국 곳곳에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운영해온 ‘점멸신호’는 현행 7천7백74개소(24.4퍼센트) 외에 3천7백54개소(누계 1만1천5백28개소·36.3퍼센트)가 추가 운영된다. 여기에 9월까지 5천6백93개소(누계 1만7천2백21개소·54.2퍼센트)가 더 포함될 예정이다.


교차로 대기시간을 줄이고자 전국 교차로 5천3백34개소(10.3퍼센트)에서 운영 중인 ‘비보호 좌회전’도 1천1백75개소(누계 6천5백9개소·12.5퍼센트)를 추가해 운영하며 9월까지 3천5백28개소(누계 1만37개소·19.3퍼센트)가 확대 운영된다. 특히 차량 소통과 보행자 안전 측면에서 모두 효과가 있음에도 그동안 활용이 미미했던 ‘보행자 작동신호기’도 5백48개소에 더 설치된다.


경찰청 김학역 교통기획담당관은 “보행자 작동신호기가 9월까지 2천9백45개소에 추가로 마련되면 소통 장애를 해소함은 물론 보행자 안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치들은 고정적으로 운영되던 신호와 도로를 교통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교차로 대기시간 단축과 보행자 안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황창선 교통운영계장은 “그동안 신호기가 고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비효율과 신호위반 심리를 유발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조치는 교통량에 따라 신호와 도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소통과 주차편의에 대한 국민의 만족감이 커질 것이다. 교차로를 통과할 때 과속주행이 사라져 교통안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조치들을 도로 전반에 걸쳐 꾸준히 확대하는 한편 앞으로 드러나는 문제점들은 지속적인 연구와 효과분석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10월부터 시행되는 2단계 과제들과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3단계 과제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사전준비와 홍보를 거쳐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글·김지영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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