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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704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진수희 의원


“서민들이 사교육비가 정말 줄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챙겨달라.”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다. 이 대통령은 6월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사교육비 경감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교육시장 규모가 21조원에 이를 만큼 우리나라 사교육은 정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사교육비 때문에 중산층과 서민층이 무너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교육 해결은 이제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국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나라당도 ‘묘수 찾기’에 분주하다. 여의도연구소가 6월 26일 개최한 토론회 ‘중산층과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 것인가’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연구소가 한나라당 정책을 생산, 조율하는 싱크탱크인 데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인 안선회 한국교육연구소 부소장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7대 긴급 대책’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안 부소장은 토론회에서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 반영 대폭 제한’ ‘대입 전형 시 내신 절대평가 도입’ ‘학원 교습시간 제한’ ‘교원평가 제도화’ ‘예체능 특성화학교 확대’ ‘방과후 영어 무상교육 추진’ ‘EBSi 초중학생 학습지원 확충 및 특목고 현장수업 동영상 제공’ 등을 제시했다. 6월 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안 부소장의 안은 좀 더 직접적인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은 ‘7대 긴급 대책’을 포함해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다각도로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 청와대도 6월 30일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수능과목을 두 과목 축소하기로 한 데 이어,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여의도연구소가 범정부 차원의 사교육 경감대책 노력에 기폭제를 제공한 셈이다.


이번 토론회는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여의도연구소장에 취임한 후 만든 첫 작품이다. 진 의원은 17대 국회 교육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교육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왔다. 그는 “사교육이 번창해서 공교육이 더욱 부실해지는 수십 년 된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현안이 산적해 있을 텐데 사교육비 경감 토론회를 가장 먼저 연 이유가 있습니까.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 경감을 위해 시급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교육입니다. 제대로 된 교육정책은 단기적으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어젠다입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이기에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들을 수렴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교육의 심각성을 체험한 일이 있나요.

둘째 아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사교육비와 씨름한 경험이 있습니다. 공부를 위해 아이는 학원에서 밤늦도록 시간을 보내야 했고 학교는 나 몰라라 했죠. 그때 우리 교육제도와 시스템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절실하게 체험했습니다. 우리 교육현장은 ‘공교육 부실’과 ‘사교육 범람’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근원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개인의 능력보다는 출신 학교가 한 사람의 성공을 결정하는 학벌주의 세태가 문제라고 봅니다. 이른바 일류대 입학을 위해 경쟁적으로 사교육에 열을 올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에요. 학교공부만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진출해 가난의 고리를 끊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공교육이 그만큼 뒷받침하지 못해서입니다.

공교육의 부실은 사교육을 번창시키고, 그만큼 공교육 불신이 심화돼 사교육 의존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교육으로 인한 아이들의 고통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공교육이 무너지면 가장 큰 피해자는 저소득층입니다. 이들을 위해서도 공교육은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명문대 진학 중심의 입시경쟁을 해소해야 한다고 보시는 거네요.

현재와 같이 국공립, 사립 할 것 없이 일상화된 대학 서열화를 발상의 전환을 통해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공립대학은 기초학문 위주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사립대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의 인재양성을 담당하게 해 궁극적으로 우리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한 구상이 있다면.

학교교육이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진행된다면 학교 밖을 벗어나 사교육시장을 전전해야 하는 이유도 해소될 것입니다. 또한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상호경쟁이 아닌 자기주도로 공부하고 자기 자신과 경쟁해 학습능력을 키우는 자기경쟁학습시스템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사교육 경감 대책안이 확정되기까지 당내 조율, 당정 조율, 여야 조율, 국민 합의 등 할 일이 많은데요.

여의도연구소가 나서서 그런 일을 하기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책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는 일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특히 학생, 학부모, 교원단체 등 교육현장의 의견과 야당의 생각을 충분히 수렴하려고 합니다. 정부와 당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 정책의 ‘코디네이터’로서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정부와 한나라당이 생산해낼 수 있도록 드러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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