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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2월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출생통계(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44만5천명으로 2008년 46만6천명보다 2만1천명 감소했다. 가임여성 1명당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15명으로 2008년 1.19명에서 0.04명 더 줄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2008년 평균출산율 1.64명을 한참 밑도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출생아 수에 영향을 끼치는 혼인 건수도 2008년보다 1만8천 건 감소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9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 조사’에 의하면 미혼자 가운데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이 남성은 2005년 82.5퍼센트에서 2009년 75.7퍼센트, 여성은 2005년 73.5퍼센트에서 2009년 73.1퍼센트로 떨어졌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경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4세 결혼 시 평균 출생아가 1.94명인 데 비해 25~29세 결혼 시 1.65명, 30~34세 결혼 시 1.22명, 35~39세 결혼 시에는 0.73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연령 상승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주 출산여성(20~39세)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혼인 및 출생아 수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39세 여성의 수는 2000년 1천45만명에서 2010년 9백21만명으로 줄었고, 2030년에는 7백19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이 문제인 것은 무엇보다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성장잠재력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3천6백19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노동력의 주축인 30, 40대 인구는 2006년을 정점으로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2015년에는 63만명, 2020년에는 1백52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해진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합계출산율이 1.08명으로 유지되는 것을 가정할 때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 5.7퍼센트, 2020년대 3.03퍼센트, 2040년대 1.53퍼센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고 2006년에는 ‘제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년)’을 마련했다. ‘기본계획’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범정부적인 대응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8년에는 ‘제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보완판’을 마련해 ‘출산율 하락추세 반전과 고령사회 적응기반 구축’을 목표로 5년간 3대 분야 2백37개 세부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난임부부 체외수정 시술비와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등 임신·출산 지원, 영·유아 건강검진지원과 보육·교육비 지원 등 의료 및 보육 지원, 산전·산후휴가와 육아휴직과 같은 일·가정 양립 지원, 다자녀가정 주거안정 지원과 3자녀 이상 가구의 전기요금 감면 같은 다자녀가정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아직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제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도와 우선순위 조사에서 ‘우리나라 출산 및 양육지원 정책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4명(39.6퍼센트)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또 ‘지원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는다’(24.2퍼센트), ‘액수가 적다’(18.6퍼센트) ‘저소득층에 한정된다’(17.퍼센트)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 신윤정 박사는 “자녀 양육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원액을 높이고, 저출산 정책의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해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저출산 극복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는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정책이 꼽혔다. 응답자의 72.1퍼센트가 ‘직장여성의 자녀 출산과 양육을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고 응답했고, 또 90퍼센트 이상이 ‘출산과 자녀 양육에 친화적인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답해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 정책과 함께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박사는 “여성에게만 보육 부담을 안기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프랑스, 스웨덴 등 출산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국가들의 경우 남녀평등의 사회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수립 중인 ‘제2차 기본계획(2011~2015년)’은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정운찬 총리는 3월 2일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정책과 관련해 “그간의 대책을 철저히 되짚어보고 새로운 차원에서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지 않도록 결혼 지원 방안을 확충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결혼을 꺼리는 주 요인인 고용 및 소득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일과 가정생활을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직장문화를 개선하고, 양성평등을 확산하기 위한 정책도 개발한다.

보건복지가족부 저출산인구정책 김용수 과장은 “보육비 등 경제적 지원을 중산층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고, 둘째 자녀 이상 가정 등 다자녀가정에 대한 지원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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