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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신나는 학교… 살아나는 공교육





 


 

방과후 학교는 참여 학교와 학생 수, 프로그램 다양화 면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국 초중고교 중 99.9퍼센트가 방과후 학교를 운영했다. 전국에서 4개교를 제외한 1만1천1백60개교가 참여한 것이다. 전체 초중고생(7백42만7천2백45명)의 절반이 넘는 57.6퍼센트가 참여해 2008년 대비 3.3퍼센트가 증가했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수도 28만9천7백48개로 2008년 대비 24.2퍼센트가 늘면서 교과과목은 물론 특기·적성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충남고(대전시 탄방동)는 독특한 방과후 동아리 활동과 명예교사제 등에 힘입어 상위권 대학에 높은 진학률을 올리고 있는 경우다. 1, 2학년 학생의 90퍼센트가 교과과목 동아리, 철학동아리, 만화동아리 등 42개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또 카이스트 학생 명예교사 초빙, 인근 고교와 공동 논술수업 등을 도입하면서 학원 수강 비율이 줄었다는 게 학교 측 평가다.

방과후 학교 성공의 가늠자인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어떨까.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말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2백 개교와 학생 3천명을 조사해 발표한 ‘2009년 방과후 학교 성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62퍼센트, 학생의 59.1퍼센트가 사교육비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해 방과후 학교의 한 달 수강료로 학생 1인이 낸 학비는 사교육비 수준보다 저렴한 한 달 평균 2만9천3백47원이다. 저소득 가정의 학생 39만명에게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자유수강권을 지원하기도 했다.





 

방과후 학교와 연계한 대학생 멘터링(Mentoring·경험 많은 선배가 도움을 주는 것)의 지원도 든든하다. 대학생 멘터링은 소외계층 초중고생들(멘티)을 대학생들(멘터)과 연계해 학습과 인성 지도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에 대학생 멘터링 제도에 참여한 대학생은 3만3천5백16명, 이들의 도움을 받은 초중고생 멘티는 4만6천1백38명이다.

정부는 방과후 학교가 학업 성취도 향상, 사교육비 절감뿐 아니라 강사 일자리 창출, 교육복지 실현이라는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평가해 2010년에 확대 운영한다. 또한 ‘엄마품 멘터링’과 ‘학부모 코디네이터’ 등 학부모 참여를 늘리고, 초등돌봄교실을 올해 2천 개 더 늘려 전국 초등학교에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전일중학교. 봄방학 기간인데도 10개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학기 중에 운영하는 교과 종합반 ‘두드림 아카데미’가 방학 중에도 운영되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는 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도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근처 초등학교를 졸업한 예비 중학생들에게는 중학교 과정, 중학교를 졸업한 예비 고1에게는 고교 과정을 미리 가르쳐준다.

방학 내내 ‘고교 예비 맛보기반’에 다녔다는 강준한(16) 군은 “다른 고교에 입학하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상 맞벌이가 많은 이 지역에서 전일중이 운영하는 두드림 아카데미는 지역사회복지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전일중은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사교육 없는 학교’다.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된 곳은 정부에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받아 3년간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또 사교육 수요를 학교 교육으로 흡수해 학교 교육 만족도를 80퍼센트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등 목표치가 꽤 까다롭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전일중에서는 학기 중에 수준별 5개 반을 편성해 매주 3회 오후 5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교과종합반을 운영했다. 지난해 1학기 교과종합반 참여율은 전체 학생의 20퍼센트였으나 수준별 수업을 세분화한 2학기부터는 참여율이 30퍼센트로 올랐다.

교육과학기술부 사교육대책팀 조선진 연구사는 “2009년 6월 조사 당시 전일중학교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30만6천4백원,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80.9퍼센트였는데, 시행 첫해부터 사교육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시행 다섯 달 만에 사교육비가 25.8퍼센트 줄고, 사교육 참여율도 12.2퍼센트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된 곳은 모두 4백57개교. 공모에 참여한 9백87개교 중 시도교육청의 심사를 거쳐 초등학교 1백60개교, 중학교 1백42개교, 고등학교 1백55개교가 선정됐다. 정부는 사교육 성행 지역의 학교는 물론 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 농산어촌 학교 중 공교육 내실화에 힘쓰는 학교 등을 고루 뽑아 프로그램 개설, 교육시설 확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학생들의 학력 편차를 줄이고 정규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경기 분당 샛별중학교의 경우 교과교실제를 운영해 수준별 맞춤수업을 실현했고, 대전 중일고의 경우 모든 교사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유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높이기도 했다. 정부는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한국교육개발원과 협력해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책을 찾을 계획이다.







 


 

“내가 사는 시골에는 영어학원이 없다. 도시에 있는 영어학원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 반에는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영어가 재미있고 자신 있는 과목이 된 것은 TaLK 선생님들 덕분이다. 교포 선생님과는 <혹부리영감>이란 영어연극을 공연했고, 미국에서 오신 바너비 선생님께는 비보이 댄스를 배우면서 영어와 친한 친구가 됐다.”

전북 군산 발산초등학교에 다니는 최청심(11) 군의 학교 영어공부 경험담이다. 이 학교 전교생 83명은 TaLK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2회 원어민 선생님이나 교포 대학생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 TaLK는 ‘정부 초청 해외영어봉사 장학생(Teach and Learn in Korea) 사업’의 약자. 도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어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농산어촌에 영어봉사 장학생(재외동포 장학생 또는 원어민 대학생)을 파견하는 제도다.





 

2008년 9월부터 시작된 TaLK 사업은 2월 현재 5백40여 개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3월부터는 6백5개교로 확대된다. 4주간 사전 연수를 받고 3월부터 투입될 4기 봉사 장학생 3백명의 경우 재일동포 1.5세나 2세가 1백74명, 원어민 1백26명이다.

대학 때 한국을 6개월간 여행하는 등 한국 사랑이 각별한 루카스 그린(24·캐나다 피겨 행정요원) 씨는 외국인으로서 한국문화를 좀 더 알고 싶어 4기에 지원한 경우다.

국립국제교육원 TaLK팀 정동수 홍보팀장은 “TaLK가 소외지역의 영어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한국 사랑을 퍼뜨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 연초 3주에 걸쳐 실시한 ‘TaLK 만족도 조사’에서는 대상 학생들의 71퍼센트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덕분에 영어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67퍼센트에 달했다. 수업을 진행한 원어민 장학생의 경우 압도적인 93퍼센트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TaLK는 현 정부 출범 당시부터 중점을 둔 실용 영어교육 정책이 실현된 예다. 정부는 ‘모든 국민이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기본 생활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학교 중심 실용영어교육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2008년부터 초등학교 영어 수업 강화, 영어 전문교사 인증제 등을 시행했다.

올해부터는 영어회화 전문 강사 5천명을 배치하는 등 생활영어 중심 교육을 더 강화한다. 더불어 초등학교 3, 4학년의 영어 수업시간을 주당 한 시간씩 더 늘리고, 중학교의 경우 주당 한 시간 이상 영어회화 수업 및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최은숙 기자 / 사진·정경택,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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