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혜영·김순교 씨 부부는 서울의 평범한 시민이다. 그러나 그들의 일상생활은 매사에 최첨단 기술과 접목돼 있다.”
2009년 8월 24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들 부부의 출근길을 따라간다. 강남에 있는 회사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오른 이 씨는 버스 요금을 무선 주파수 식별장치(RFID) 카드로 치른다. 이 카드는 꽤나 스마트하다. 버스나 지하철 이용 시 거리를 인식해 요금을 자동 정산할 뿐더러, 택시 요금도 같은 카드로 계산할 수 있다. 김 씨의 자동차에는 승용차요일제 준수를 알리는 전자 태그가 부착돼 있어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RFID 리더를 통해 해당 승용차요일제 준수 여부가 시스템에서 자동 감지된다. 이 제도 실시 결과 서울에서는 하루에 약 1만 대의 차량 통행이 줄었고, 덕분에 교통 정체와 배기가스 오염이 줄었다고 서울시 측은 <타임>에 밝혔다.
<타임>은 이혜영·김순교 씨 부부와 같은 일반 시민들이 체험하는 유비쿼터스 생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서울의 구석구석을 누볐다. 사진 속 버스정류장에는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와 긴급 교통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LED전광판이 보인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설치된 ‘미디어폴’ 앞에 모여 선 젊은이들은 커다란 터치스크린으로 주변 지도와 주요 기사를 검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24시간 운영하는 다산콜센터는 인터넷과 비디오 접속을 통해 신속하게 민원을 처리한다. 역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서울’ 또는 ‘U-city’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한 장면도 등장한다.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청계천에서 노트북과 터치스크린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민들이 <타임>의 지면에 등장한 것이다. 도시 곳곳을 접속 1백 퍼센트의 공간으로 만드는 ‘유비쿼터스 서울’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사례다.
이에 앞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2008년 11월 7일자에서 성공적인 유비쿼터스의 예로 뉴욕대학 근처의 거리에서 삼성의 인터넷 카페인 ‘퓨전 랩’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인 유비쿼터스는 최근 해외 유력 미디어에서 IT강국으로서 한국을 다룰 때의 키워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2009년 4월 3일자 ‘한국, 무선의 미래’라는 특집에서 한국의 유비쿼터스 문화를 서두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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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라는 단어를 빼고 한국의 기술을 논하기는 어렵다. 유비쿼터스 라이프, 유비쿼터스 컴퓨팅, 유비쿼터스 커뮤니티 등 한국의 기술 개발에는 유비쿼터스가 전제된다. 실제로 한국의 모든 기술 -브로드밴드에서 디지털 TV까지-에는‘항상 접속 중이고, 항상 함께한다(always on, always with you)’는 디자인 콘셉트가 담겨 있다.”
<포브스>는 모든 기술에 적용되는 이러한 비전이 한국을 다른 국가와 확실히 차별화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한국의 인터넷과 커뮤니케이션 장비를 잘 관찰하면 미국과 유럽 무선인터넷의 미래를 점칠 수 있다”고도 충고한다. 속도가 빠른 유·무선 브로드밴드, 지하철에서도 작동하는 모바일폰 안의 텔레비전, 실시간 비디오 전화, 버스정류장과 스타벅스 커피숍 탁자에서도 작동하는 풀터치 스크린 등이 그와 같은 첨단 장비들이다.
그러면서 <포브스>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기관이 나서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한국이 갖고 있는 두 가지 전제조건, 즉 혁신적인 기업들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입을 빌려 “통신회사들의 민영화와 동시에 정부는 이들 기업이 좀 더 인프라에 투자하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왔다”고 한국 정부의 노하우를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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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외 미디어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로 2000년대 초부터 자주 기사화되어 인터넷 강국의 면모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다. 영향력 있는 웹 전문지 <와이어드>는 2002년 10월 8일자에서 “서울은 지구상에서 가장 접속이 잘되는 도시”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이에 대해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었지만, 올해 초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6위라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 통신사인 〈AFP통신〉의 최근 보도는 그 논란을 일축시켰다. 〈AFP통신〉은 2009년 6월 19일자에서 미국의 권위 있는 시장조사 전문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발표를 인용, 한국 초고속 인터넷의 가구 보급률이 95퍼센트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 3월 10일자 ‘브로드밴드 격차 : 왜 그들은 더 빠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이유로 도시의 아파트에 밀집된 인구 분포와 광범위한 정부 지원을 꼽으면서,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이 본받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앨빈 토플러는 2007년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열린 ‘부의 미래’ 특별 세미나에서 “혁신의 시대, 부의 미래 시대에는 속도가 가장 중요한 펀더멘털”이라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IT강국을 일군 핵심 펀더멘털이라고 진단했다. 이 진단은 아직도 유효하다. <타임>은 2009년 8월 24일자 서울발 유비쿼터스 특집 기사 말미에서 다음과 같이 낙관했다. “한국은 유비쿼터스 시험의 최전선에 서 있으며, 얼리어답터로서 누릴 수 있는 잠재적 보상을 이미 받고 있다”고. 전 세계가 유비쿼터스 시대로 향해가는 시험대로서 해외 언론이 IT강국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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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