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나라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파트너 확보’와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큰 줄기의 전략을 통해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최근 발표된 ‘IT 5대 전략’에서도 정부의 정보기술(IT) 5대 핵심전략 중 하나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과 인재 양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활성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대 초반 활황을 타고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일본 또는 미국으로의 진출을 감행했다. H사는 미국 현지 직원만 1백50명에 이를 정도였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가 결국은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선례를 보아온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수출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너무 좁다. 국내 시장에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커 봐야 몇백억원 수준이다. ‘파이’가 워낙 작다 보니 선두주자인 기업의 매출이 1백억원에 도달할 정도가 되면 다른 업체가 가세해 가격경쟁이 일어나면서 시장은 더 줄어드는 결과가 되고 만다. 따라서 수출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사장은 “수출을 하지 않고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려고 한다면 그 기업은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5년 정도 이익을 바라지 않고 현지 투자를 진행할 정도의 기초체력을 다져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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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 중 매출 1백억원을 넘는 기업들은 손에 꼽힌다. 패키지보다는 커스터마이징(취향에 맞춘 설정 변경)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 풍토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 영업이익률은 10퍼센트 남짓이다. 해외 투자를 대대적으로 진행할 만큼의 여력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길은 있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것과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있는 파트너 확보다. 특히 파트너 전략은 현지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필수적이다. 수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안정적으로 시장을 키워갈 수 있다.
최근 디지털저작관리(DRM) 소프트웨어 기업인 파수닷컴이 미국 대형 시스템통합(SI) 기업인 ‘아이콘’과의 제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파수닷컴의 파트너 전략은 일본 시장에서 이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히타치전기에 이어 올해 NTT PC커뮤니케이션즈, 시바타가스 등의 대기업과 DRM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수많은 해외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했으며 그 결과 일본, 태국, 싱가포르, 이탈리아, 영국 등 현지 파트너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길베인이라는 미국 시장조사 기업이 DRM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처음으로 DRM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조규곤 파수닷컴 사장은 “해외 DRM시장은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선두기업이 없어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해외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나가고 파트너들을 확보하는 등 공을 들여온 성과를 조금씩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그동안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국내에서 잘 팔리던 것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 탓이 크다”며 “하지만 이것은 해외 경쟁자들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에 없는 제품과 틈새를 공략할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RM뿐 아니라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과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제품 수출도 이어지고 있다. 테르텐은 일본의 소프트뱅크를 통해 야후재팬에 데이터 손실 방지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동경서적과 게임용 이미지기업인 석세스에도 이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이 사용한 양에 비례해서 연간 얼마씩 받는 방식이어서 처음에는 규모가 작을 수 있지만 2010년에는 연간 10억원 가까운 라이선스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멕시코 시장에 백신을 공급 중인 하우리는 멕시코에서 하우리 제품을 판매하던 파트너를 하우리 현지법인으로 만들면서 멕시코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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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 미국 산호세에 미주법인을 설립한 소만사는 최근 한 은행과 병원에 e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내부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솔루션을 공급했다. 법인 설립 이후 미국 시장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급 실적을 쌓았던 이 회사는 대형 은행과 병원, 편의점 등에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대형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멕시코에서도 이름을 알려 최근에는 멕시코 연방정부에 공급할 수 있는 인증 GSA를 신청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사장은 “미국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시장은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분화하면 틈새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며 “주력 고객을 세분화하고 컨설팅, 솔루션, 서비스 등도 세분화해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보안 솔루션에 이어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고 수출 주력이 될 솔루션들로는 국내에서 성장 기반을 쌓은 융합 소프트웨어, IT 융합기술과 유비쿼터스 환경의 기반이 되는 무선 주파수 식별장치(RFID)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야에서도 우선적으로 해외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수출 역군으로 성장한 보안 소프트웨어 최고경영자들의 충고다. 또한 처음 수익은 다소 적더라도 현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우수 파트너와 제휴를 맺는 것도 필수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작지만 야무진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미래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꿈은 밝아 보인다.
글·문보경(전자신문 정보미디어부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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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