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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무담보·무보증 대출, 서민 살린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는 1976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을 시작으로, 현재 세계 1백여 개국에 파급돼 시행 중이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반 은행이나 무조건적으로 돕는 자선·기부 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저소득층에게 사업에 성공할 만한 아이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신용등급 7~10등급에 해당하는 저신용층은 7백20만명에 이른다. 전체 금융권 이용자 3천5백만명 중 약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고 대부업이나 사채 등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대면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렇듯 제도권 은행에서 금융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빈곤·저소득층을 위해 소액을 대출해주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는 2000년 민간단체 ‘신나는조합’에서 시작됐다. 이후 정부에서도 2005년 보건복지가족부에 의해 자활공동체 창업자금 지원사업이 시작됐고, 이는 올해 ‘희망키움뱅크’라는 이름으로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에 소액서민금융재단을 설립했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올해 서울시가 희망드림뱅크 사업을 마련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희망키움뱅크 지원 실적에 따르면 이제까지 공동체 2백여 군데와 5백30여 명이 이 제도의 혜택을 봤다. 저신용자층의 상환율은 약 86~92퍼센트로 해마다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소액서민금융재단의 지원으로 창업 및 신용회복을 한 사람은 약 6천8백여 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나 지자체가 벌이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는 사업 수행기관에 위탁해 운영된다. 신나는조합, 사회연대은행 등 여러 민간단체들이 맡고 있지만 제도를 신청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금융소외계층이거나 4인 가족 기준으로 월수입이 1백50만원 이하인 사람들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무담보, 무보증이 원칙이다. 대출 금액은 최대 2천만원이고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훨씬 낮은 2~6퍼센트다. 대출금은 6개월 거치 후 54개월 동안 갚아나가게 된다.
 

대출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지만 지원자는 많다. 적게는 10 대 1에서 많게는 1백 대 1 정도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대출 신청을 하기 전에 사업계획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이후 창업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실사 평가가 이뤄진다. 서류·현장심사를 통과하면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대출금을 받아도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수행기관에서 사업 진행 상황을 일일이 점검하기 때문이다. 신나는조합의 노영한 기획팀장은 “과거 마이크로 크레디트로 소액자금을 지원받아 재기에 성공한 분들이 새롭게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각종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신용대출은 빈곤의 악순환을 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서민들의 자활을 돕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먼저 저소득층의 창업과 신용회복 등을 위해 쓰이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 자금을 크게 늘렸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20억원이었던 지원금을 올해는 3백30억원으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백71억원이었던 지원금을 올해 4백4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또한 소액서민금융재단을 주축으로 산재해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추진 기구를 네트워크화할 계획이다. 전국 2백~3백 개의 사업 거점 센터를 만들어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 운영하기 위해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희망키움뱅크’, 서울시의 ‘희망드림뱅크’ 등 관계 부처와 지자체로 분산돼 있는 기관의 금융전담반을 만들어 사업 추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자립투자지원과 원소윤 사무관은 “청년 구직자와 금융업계 퇴직자 등을 사회봉사인력으로 활용해 마이크로 크레디트 관련 기관에서 자활 컨설팅, 금융 멘터링 등 다양한 서민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김민지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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