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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뜨거운 가슴으로(With Glowing Hearts)!’를 슬로건으로 내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2월 12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선수단은 2월 2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결단식을 갖고 ‘2회 연속 종합 10위권 진입’을 다짐했다.

2월 28일까지 17일간의 열전(熱戰)이 펼쳐지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캐나다 밴쿠버와 인근 지역인 리치먼드,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인 휘슬러에서 총 80개국의 선수와 임원 5천5백여 명이 참가해 15개 종목에서 86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루게 된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로 캐나다는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유치하는 나라가 됐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공식 엠블럼은 밴쿠버 원주민들이 인간을 본떠 만든 석상인 ‘이눅슈크(Inukshuk)’의 형상을 따서 만들어졌다. 희망, 환대, 우정을 상징한다. 공식 마스코트는 캐나다 원주민의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을 형상화한 미가(Miga), 콰치(Quatchi), 수미(Sumi)다. 미가는 바다곰 형상의 동물을, 콰치는 인간 비슷한 동물로 알려진 빅풋(Bigfoot)을 캐릭터화했다. 천둥새의 날개를 달고 흑곰의 털을 가진 수미는 환경보호를 상징한다.





 

공교롭게도 밴쿠버는 강원도 평창의 첫 번째 동계올림픽 유치 시도를 좌절시킨 ‘라이벌’ 도시다. 밴쿠버는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내기 위해 평창과 ‘혈투’를 벌였다. 2003년 7월 체코 프라하에서 밴쿠버 올림픽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는 평창이 이기면서 개최가 유력했다. 하지만 곧 베이징이 2008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자 ‘같은 아시아권에 동계와 하계올림픽을 몰아줄 수 없다’는 분위기 속에 평창은 2차 투표에서 밴쿠버에 쓴잔을 마시고 제21회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내줘야 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빙상과 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스켈레톤, 루지 등 5종목에 46명의 선수(남자 27, 여자 19)를 출전시킨다. 종목별 감독과 코치 등을 포함하면 총 83명. 출전 선수 46명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48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며, 임원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는 솔트레이크시티 대회(75명)를 뛰어넘는 최다 인원이다.

2월 2일 열린 결단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 체육계 인사들이 함께했으며,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박성인 한국빙상연맹회장이 결단식을 가진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달라”는 답사를 했다. 한국 선수단은 2월 5일 캐나다로 출발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 선수는 첫 경기가 열리는 2월 23일 이전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10위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를 비롯해 ‘효자 종목’ 쇼트트랙, 남녀가 유망한 스피드스케이팅까지 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이뤄진 쇼트트랙은 김동성, 안현수와 같은 간판스타는 없지만 이미 올림픽을 경험한 이호석(24·고양시청)을 비롯해 성시백(23·용인시청), 곽윤기(21·연세대) 등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남자대표팀 맏형 이규혁(32·서울시청)과 이강석(25·의정부시청)이 금빛 활주에 나서고, 여자대표로는 이상화(21·한국체대)가 5백미터 주종목에서 금메달을 기대한다.

한국은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로 종합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6개의 금메달 모두 남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안현수, 진선유 선수가 3관왕에 올라 거둔 성적이다.

한국은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대표팀을 처음 출전시킨 이후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때 김기훈의 쇼트트랙 금메달로 첫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국 동계스포츠는 총 4번에 걸쳐 올림픽 종합 10위권에 진입하며 ‘선진국의 스포츠’로 불리는 동계 종목에서 국제적인 위상을 높여왔다.

하지만 메달보다 더한 감동이 있는 것이 올림픽이다. 1993년, 사계절이 여름인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의 좌충우돌 동계올림픽 도전담을 담은 영화 <쿨 러닝(Cool Running)>이 올림픽의 감동에 대해 단상(斷想)을 하게 만들었다면, 지난해 ‘한국판 쿨 러닝’으로 불린 ‘국민 영화’ <국가대표>는 피부에 와 닿는 동계올림픽 감동 스토리를 전해줬다.

한국은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 영화를 통해 ‘국민 종목’이 된 스키점프에 3명이 개인 메달을 목표로 출전한다. 영화 덕에 큰 관심을 모았던 강칠구 선수가 출전권을 끝내 얻지 못해 단체전 출전은 좌절됐다. 또한 봅슬레이는 2인승 출전이 좌절됐지만 4인승은 올림픽 사상 첫 출전권을 획득해 자랑스럽게 출전했다.

물론 모든 태극전사가 메달을 따는 건 아니다. ‘영화 덕’을 본 스키점프를 비롯해 대부분 비인기 종목인 동계스포츠 선수들은 메달보다는 자신들과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올림픽 출전 자체가 ‘영광’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올림픽에서 스키 알파인 종목은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설원 위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는 중위권만 진입하면 금메달 못지않은 잔치 분위기가 될 것이다. 스키와 사격이 어우러진 바이애슬론은 30위권이면 성공이다. 따라서 이들에겐 메달보다 중요한 게 격려와 관심이다.

캐나다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부었다. 빙상장과 봅슬레이, 크로스컨트리 코스 등 7개 경기장을 새로 만들었다. 또 알파인스키 슬로프 등 4개 경기장을 보수하는 등 이번 올림픽 준비를 위해 무려 17억 달러(한화 약 1조8천7백억원)란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했다.





 

개막식이 열리는 밴쿠버의 BC플레이스 스타디움은 6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경기장으로 4만 제곱미터의 면적에 공기 지지 방식의 덮개로 씌운 것이 특징.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새 단장을 했다.

이처럼 동계올림픽이란 하나의 스포츠 이벤트에 캐나다가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은 스포츠의 열정 이상의 막대한 부가가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기간 중 수천명의 선수와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려오고, 전 세계 수십억 시청자를 대상으로 TV방송이 생생한 경기 장면을 전해준다. 관광 수입에 방송중계권 판매, 광고 수입 등은 막대한 지출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1988년 서울 올림픽의 파급효과로 같은 기간 국민총생산의 0.4퍼센트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고용 유발효과가 뒤따른 것은 물론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에는 무려 15조원의 파급효과를 거뒀다. 따라서 많은 나라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2018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장(場)’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별사면을 받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IOC 위원으로서 올림픽 유치 활동에 나서게 된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IOC 위원 투표로 2011년 7월 6일 확정된다.

만약 평창이 꿈을 이루면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전부 개최하는 나라로 올라선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부자들의 축제’로 여겨지는 동계올림픽 개최는 ‘선진국 라이선스’나 다름없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주훈 이사장은 “올해는 밴쿠버 동계올림픽뿐 아니라 남아공 월드컵, 광주 아시안게임 등 국내외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몰려 있다”며 “스포츠를 통해 우리나라 국격(國格)을 높인다는 의미에서 모든 스포츠 이벤트마다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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