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체적으로는 출하가격이 20퍼센트 정도 올랐습니다. 멜론은 더 높죠. 30퍼센트가량 상승했습니다. 그만큼 농가소득이 증가했죠.”
이경환 고령군 농협연합사업단 마케팅 상무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협이 시행하고 있는 ‘연합사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의 연합사업은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농가를 묶는 사업방식이다. 규모를 키워 시장에 대한 교섭력을 높여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파종부터 수확 시기까지 생산기준을 통일하고 출하도 농협이 일괄적으로 관리한다. 브랜드도 같다.
이 상무는 “연합사업에 대한 농가의 참여 열기가 높다”며 “현재 본격적으로 출하하고 있는 멜론의 경우 단가가 연합사업 전보다 30퍼센트나 올랐으며 품질관리를 좀 더 강화해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에는 1백40여개의 연합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출범한 브랜드인 ‘K멜론’이다. 출하가격이 전에 비해 평균 28퍼센트나 오르는 등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냈고, 국내 최초의 전국 단위 농산물 브랜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혼자’가 아닌 ‘여럿’의 힘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K멜론에는 현재 23개 지역 농협의 1천2백여 멜론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K멜론의 성공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치밀한 전략이 어우러진 결과다. 본격 출범하기 전 준비기간만 1년이 걸렸을 정도로 탄탄하게 준비했다. 먼저 품목선정에 공을 들였다. 시장조사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골랐다. 안재경 농협중앙회 멜론전국연합사업단장의 설명이다.
“멜론을 선정한 것은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전체 생산량의 상당 부분(66퍼센트)이 농협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만큼 재배방식을 시스템화하기 용이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품질관리가 뛰어난 제품을 선호하는데 시장이 너무 크면 재배방식을 통일하기
어렵습니다.”
![]()
참여 농가를 선정하는 데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K멜론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업단이 제시한 생산기준과 전략에 동의해야한다.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만큼 참여 농업인 모두가 ‘정예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단은 전국을 돌며 2천7백여 멜론 농가를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절반 수준인 1천2백87곳의 농가를 참여시키는 데 성공했다.
안 단장은 “전에는 멜론 가격이 수급에 따라 널뛰기를 해서 소득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며 “K멜론은 농가별로 파종시기와 수확시기를 분배하고 농협이 유통업체와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철저한 품질관리도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사업단은 공동의 재배 매뉴얼을 개발해 이를 준수하도록 했다. 농가는 매뉴얼에 따라 재배일지를 기록하고 사업단은 이를 꼼꼼하게 관리한다. 출하할 때는 공동선별 작업을 거친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상품의 등급이 정해진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이 높은 가격에 유통돼 신뢰를 잃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ERP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이력을 유통업체에 공개해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
품질관리에 농협과 농업인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소비자들은 더 맛있는 멜론을 안정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게 됐다. 멜론은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니 가격이 비싼 시기에는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조기 수확하는 일이 빈번했다. 반대로 공급이 모자라면 턱 없이 비싼 가격을 감수해야 했다. 안 단장의 설명이다.
“산지에서 판매가격이 28퍼센트 올랐다고 하면 그만큼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이는 오해입니다. 산지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소비자가격은 별 영향이 없습니다.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해 유통마진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농가는 소득이 오르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멜론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업단 측은 K멜론이 국내 멜론 시장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멜론 시장은 멜론의 품질이 들쭉날쭉해 시장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멜론은 단체급식소, 뷔페식당 같은 곳에서 소비되는 과일로 취급을 받았다. 사정이 이러니 재배량도 늘지 않았다. 하지만 K멜론이 시장에 안착하면 멜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소비량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길도 열릴 전망이다. 멜론은 수출에 유리한 과일이다. 수확 후 신선도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시장도 크다. 특히 말랑말랑한 과일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합리적인 가격에 수출한다면 승부를 걸어 볼 만하다.
안 단장은 “현재 멜론 품종의 대부분이 일본산인데 우리 기후와 토질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개발하고 가공 상품을 확대하면서 멜론의 상품성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며 “TV 광고 등 홍보를 강화해 국산 멜론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변형주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