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를 살펴보면 갈수록 경쟁이 극대화된다. 이 경쟁에서 승자는 모든 것을 다 갖는 반면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자는 가혹하고도 뻔 한 미래밖에 없었다. 이기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물론 이기면 된다. 하지만 게임에서 모두가 승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게임에 진 사람에게 준비된 패자부활전 같은 것도 없다.
한번 나락으로 떨어지면 다시 일어서기가 힘들 정도다.
지옥처럼 펼쳐진 우리의 승자독식 시스템의 부작용은 상상하기 조차 가혹하기만 했다.
참여정부는 승자독식 시스템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상생의 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왔다. 국가가 이 정도의 역할도 안 한다면, 가난한 집안의 청소년들은 정말 옴짝달싹할 도리가 없고, 경쟁에서 밀려나 집안에 갇혀 있는 성인들에게 패자부활전 가능성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노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사회의 그늘진 곳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보다 더 촘촘히 구축해 ‘그늘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소득보장을, 퇴직자에겐 연금을, 병든 사람에게는 치료를’이라는 전통적 복지에서 적극적인 사회투자를 통한 복지로 정책이 진화된 것이다.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종합 사회안전망인 ‘희망 한국 21-함께하는 복지 정책’의 그물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드는 동시에, 저소득층이 처한 일시적인 위기가 상시적인 빈곤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기 위해 긴급지원제도를 도입했다.
또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 수도 크게 늘리고 생계비와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유무를 판단하는 소득기준을 부양의무자가구 최저생계비 120%에서 130%로 완화했다. 빈곤층의 증가가 아닌 보호 수준을 강화한 것이다.
사회적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고령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노인 요양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수발보험)도 2008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단지 빈곤상태에 있는 계층을 돕는 정책을 넘어 빈곤상태에 진입하기 전 사전 예방하는 조치를 만들어가고 이미 빈곤상태에 들어섰다면 그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데까지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는 치열해지는 경쟁사회 속에서 낙오되거나 소외돼 있는 빈곤층에 대한 국가의 투자를 통해 그들 스스로가 자립하고 스스로의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권태욱 기자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국가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것은 이로 인해 자칫 경제 활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노인 부양부담이 급격히 늘면 경제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3월 초 발표한 ‘한국의 고령화 추세와 대응과제’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잠재력이 2000년대 5% 수준에서 2020년대는 3%, 2030년대는 2%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2009년 고령 기업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보다 9년이나 빠른 것이다.
정부는 고령사회정책을 저출산 대책과 함께 준비해왔다. 2005년 5월에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해 저출산·고령사회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 법에는 고용 및 노후소득보장, 의료제공, 생활환경 조성, 사회활동 장려, 고령친화산업 육성 등 고령사회정책의 전반적 방향들이 담겨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새로마지플랜 2010)을 발표했다. 이 중 고령사회정책은 고령사회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후에도 돈 걱정 안하고 살 수 있도록 경로연금, 노인 일자리제공 등을 통해 노후생활지원을 강화하고 있고 노인주거대책과 노인의료복지도 늘리고 있다.
집에서 혼자 사는 노인의 복지 수준을 높이고 노인의 안전과 권리를 증진해 건강하게 살고 사회활동에서도 소외되지 않게 지원하는 종합대책이라 할 수 있다. 고령정책은 우선은 노후지원으로부터 시작된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노령인구를 지원하고 노후 건강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노인은 정부정책이나 사회적 인식에서 ‘복지 수혜자’, ‘복지 소비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노인도 일을 함으로써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해 왔다.
그동안 저소득층 중심의 노인복지 정책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일반 노인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고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한 노인 △든든한 노년 △활기찬 노후라는 틀에서 노인정책을 추진해 왔다.

기초노령연금제 지난 9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조사발표 결과는 노년층의 열악한 소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516만8400여 명 가운데 10명 중 7명꼴로 소득이 전혀 없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임대소득, 이자소득 등 국세청을 통해 파악되는 소득을 가진 노인은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공적연금을 받는 경우는 전체 노인 가운데 22.7%였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을 위해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했다. 2008년 1월부터 70세,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중 하위 60%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월액의 5%인 8만4000원가량을 지급한다. 내년에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노인은 약 30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고 혜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고심을 한 끝에 금액은 많지는 않지만, 최대 8만4000원가량으로 결정됐다.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용돈으로는 적지 않은 돈이다.
퇴직연금제 한 번에 받던 퇴직금을 퇴직 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지 23개월 만에 가입자가 4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노동부는 10월 말까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5인 이상 사업장은 모두 2만5885개, 가입자 수는 39만5506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퇴직연령이 앞당겨지는 추세인데다 인구 고령화 현상이 겹쳐 퇴직 후의 삶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역모기지론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노후 생활비를 대출해 쓰는 ‘주택담보노후연금(역모기지론)’도 고령층의 노후 대비를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역모기지론은 종신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이용자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주택에 거주할 수 있어 안정적인 연금형 생활자금으로서 장점이 있다.
노인 일자리사업 노인들이 일을 하면 일석4~5조 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흔히 ‘노인의 4중고’로 빈곤, 질병, 소외, 역할상실을 드는데 노인들이 일을 하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소득이 생겨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고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삶의 의욕이 생겨 노인들이 인생의 보람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행 4년째를 맞는 노인일자리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사업으로 ‘공익형(환경정비 등)’ ‘복지형(노-노케어 등)’ ‘교육형(예절강사 등)’ ‘시장형(시험감독관 등)’ 등 유형별로 신청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올 8월까지 총 11만7837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만개보다 3만개 늘어난 규모며 복지부는 이를 위해 1610억 원(국고 763억 원, 지방비 847억 원)을 지원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자체 고유사업 중 거리·자연환경 지킴이, 방범순찰처럼 공공이익을 도모하는 ‘공익형’ 일자리에 참여한 사람이 6만3979명으로 54.3%였다. 또 거동불편노인 돕기, 보육 도우미 등 ‘복지형’ 일자리에는 26.6%(3만1349명)가 참여해 사회활동이 어려운 소외계층에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숲생태·문화재 해설사, 전통문화 지도사 등 특정분야 전문지식 경험 소유자가 복지시설 및 교육기관 등에서 강의하는 ‘교육형’에는 10.6%(1만2464명)가 참여했다.
특히 노인인력을 시험감독관으로 활용하는 노인시험감독관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까지 시험 감독관으로 파견된 노인은 모두 2100여 명. 이는 지난해 1200여 명 보다 1.6배 늘어난 규모다.
이상인 보건복지부 노인지원팀장은 “오는 2010년까지 매년 3만개씩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고 노인시험감독관, 노인 주유원 등 민간 부문 일자리도 적극적으로 개발, 보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치매나 중풍 등으로 장기간 수발을 필요로 하는 가족의 고난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오랜 병수발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듯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노인수발은 가족 내에서 육체적·심리적·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치매노인 36만 명 등을 포함, 수발이 필요한 노인은 58만 명 수준으로 이는 전체 노인 인구의 12%에 달한다.
가족 내에서 과중한 노인부양에 대한 부담은 노인 학대, 가족 갈등 등으로 이어지고 결국 가정 파탄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가족의 노인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08년 7월 1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수발보험제도)’를 시행한다.
고령이나 치매,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노인의 가정을 요양보호사(전문수발요원)가 방문해 식사, 목욕, 간호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의 일종이다.
‘오랜 병수발에 효자 없다’는 말은 이렇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오랜 병수발에도 효자는 있다.’
노인 돌보미 서비스 거동이 불편하고 혼자 사는 중증 노인이 있는 가구에게 가사와 일상생활, 활동보조 등을 받을 수 있는 노인 돌보미(이용권) 서비스가 지난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노인 돌보미 서비스’는 만65세 이상의 노인 가구 중 가구 소득이 4인 가구 기준으로 282만 원 이하이고 노인이 치매, 중풍 등의 질환을 앓으면서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에 지급된다. 노인돌보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식사·세면도움 △옷 갈아 입히기 △화장실 이용 도움 △외출 동행 △신체기능의 유지·증진 △생필품 구매 △청소·세탁 등이다.
김용현 저출산 고령사회정책 본부장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모습이 안정되고 편안한 나라이어야 한다”며 “노인복지정책들을 통해 우리사회가 노인들을 제대로 모시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 연락주세요 노인 일자리, 어디 가서 알아볼까? 경험 많고, 체력 좋은 노인이 늘고 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정년퇴직은 형식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취업알선과 교육을 제공하는 곳을 찾아봤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http://www.kordi.or.kr) 한국시니어클럽협회(http://www.silverpower.or.kr) 노인복지관 노인취업지원센터 (http://www.kaswcs.or.kr) 대한 노인회 취업지원센터 (http://www.koreapeople.co.kr) |

지난 2000년 처음 시작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참여정부 들어 더욱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유무를 판단하는 소득기준을 부양의무자가구 최저생계비의 120%에서 130%로 완화했다. 또 올 1월부터 부양의무자 범위에서 형제·자매를 제외했다. 기준이 완화된 만큼 혜택을 받는 저소득층은 늘었다. 2000년 148만9000명이었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06년 153만 명을 거쳐 올해 176만 명으로 증가했다.
또 절대 빈곤선 이하에 있는 수급자의 실질적 소득 보장을 확대하기 위해 1인당 지원액을 2001년 8만8000원에서 2007년 현재 1인당 14만9000원 수준으로 높였다. 수급자가 압류 위험에서 벗어나 기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압류대상에서 제외하는 ‘수급금 전용통장’을 도입했다.
또한 자활급여제도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체계화한 ‘자활급여법’을 만들어 일할 수 있는 저소득층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만들었다. 수급자가 일을 통해 절대빈곤층에서 벗어나면 근로장려세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이 제도는 일을 하는 차상위 저소득층에 현금을 지급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일을 통한 빈곤탈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시아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와 함께 차상위계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주거급여의 현실화와 차상위계층으로의 확대, 자활사업의 활성화, 재산 소득환산율의 합리적 개선 등을 통해 기초생활 보장의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은평구에 사는 박미라(33) 씨는 얼마 전 목돈이 들어갈 일이 생겼으나 다행히 국가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평소에도 허리가 자주 아팠는데 셋째를 출산한 두 달 전 그 상태가 악화됐다. 허리에 염증이 생겨서 골반 뼈를 척추에 이식할 일이 생긴 것이다. 아이가 셋인데다 집안 형편이 목돈을 감당할 처지가 아니었다. 급하게 수술을 받고 병원비를 걱정하던 차에 우연히 TV에서 129긴급지원복지제도를 보게 됐다. 혹시나 해서 복지부 전문상담번호 129를 눌렀다. 상담원의 친절한 상담과 함께 3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박씨가 치러야 할 병원비는 총 380만 원이었다.
“80만 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지원이 없었으면 어떻게 돈을 다 감당했겠어요? 이런 제도가 있었다니 감사할 뿐이죠.”
만성적인 고용불안, 저임금, 사업부진, 파산, 이혼가정 증가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늘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운데 의료비 지출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한 가구가 많았다. 빈곤가구일수록 의료비 지출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한 가구의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의료비 지출이 빈곤화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는 별개의 제도로 긴급지원제도를 설계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권자가 아닌 빈곤층은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도 마땅한 구제수단이 없다는 데서 출발했다.
긴급지원 대상자는 주 소득자의 사망, 중한 질병, 가정폭력 및 화재 등으로 생계유지 등이 어렵게 된 자이다. 위기에 처한 본인뿐만 아니라 의사·간호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 교사,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복지위원이 긴급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129보건복지콜센터나 시·군·구청 사회복지과로 신고한다. 신고를 받은 시·군·구 긴급지원 담당공무원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직접 현장을 확인해 긴급지원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지체 없이 지원을 실시하게 된다.
의료비뿐 아니라 생계, 주거, 사회복지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전·현물 등을 제공하며 겨울철 난방비나 장례식에 들어갈 비용도 지원한다.
9월 말 현재 3만8215가구, 5만107명이 국가로부터 총 402억8800억 원을 지원받아 위기상황을 모면했다. 2006년 한 해 긴급지원제도를 운영한 결과 지원요청 후 3일 이내에 긴급지원이 결정된 비율은 89%로써 신속한 지원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국민들의 의료문제를 지원하고 질병으로 인한 빈곤을 방지하기 위한 저소득층 대상 건강지킴이로써의 의료급여제도는 1977년부터 의료보호라는 이름으로 도입됐다.
의료급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와 인간문화재, 국가유공자와 차상위계층 중 만성질환 및 희귀난치성 질환보유자, 18세 미만 아동이 대상자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지원규모 확대 2002년 142만 명이었던 의료급여 수급자수는 2006년에 183만 명으로 확대됐다. 부양의무자 조건이 완화되었고, 최저생계비 수준도 인상됐다. 또 사실상 생계가 곤란함에도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 중 일부에게 의료급여 수급권 자격이 부여됐다.
2004년부터 의료비 지출이 많아 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많은 차상위계층 중 만성·희귀난치성 질환자에 대해서 의료급여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2005년에는 12세 미만 아동과 국내에 입양된 18세 미만 아동에 대해 의료급여를 지원했다. 또한 2006년부터는 차상위계층 18세 미만 아동에 대해 의료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의상자 또는 의사자의 유족에 대해 의상자가 부상을 입거나 의사자가 사망하면 의료급여를 지원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동안은 현역사병으로 입대하면 의료 급여를 제한했으나 2004년 5월부터 입대, 휴가, 외출, 외박 시에도 의료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2007년에는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해 대한민국 국적의 미성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사람에 한해 소득 인정액 기준 및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할 경우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보호하게 됐다.
급여 확대 저소득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종 수급권자의 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2003년에 20%에서 2004년부터 15%로 인하했다. 본인부담 보상제도의 지급기준도 기존의 매 30일간 3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인하해 수급자의 진료비 부담을 완화했다. 2004년 7월부터 의료급여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해 진료비 본인부담금이 매 6월간 120만 원 초과 시 그 초과금액 전액을 의료급여기금에서 지원하는 등 저소득계층의 의료보장성 강화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2005년에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자연분만 및 신생아에 대한 입원진료 시 본인 부담금을 면제했고 2006년에는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입원비 본인부담을 면제했다. 또한 등록된 중증질환자(암, 심혈관계, 뇌혈관계)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10%로 인하했으며, 2006년에는 양전자 탄층촬영(PET)을 급여로 전환했다.
본인부담제 도입 외래의원을 방문할 때마다 1500원의 본인부담이 있는 2종 수급자의 경우 외래 이용에 대한 평균증가율이 4.46%인 데 반해 본인부담이 전혀 없는 1종 수급자는 12.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종 수급자가 병원을 적절하게 이용하도록 1종 수급자의 외래진료시 급여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현행 2종 수급자가 부담하고 있는 것처럼 외래 방문시 1000원, 약국 방문시 500원의 부담을 하도록 2007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단 최저생계비 이하 소득자들이 의료기관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월 6000원의 건강생활 유지비를 지급하고 본인부담금이 월 2만 원 이상이면 초과액의 50%를, 월 5만 원 초과금액은 전액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중복투약 가능성이 높은 수급자들이 단골병원을 이용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자 선택병의원제를 도입했다. 단 희귀난치질환자나 11개 고시질환자 등은 예외규정을 두었다.
이선민 기자



12월 8일 오전 8시 서울 강동구 명일중학교 정문. 2008학년도 수능시험이 끝난 지 꽤 됐건만 수능시험장과 같은 풍경이 이날 재연됐다. 의무기록사 국가시험이 열린 날이었다. 교문 앞에는 ‘선배님 힘 내세요’ ‘△△대학이 낳은 자랑스런 ○○○’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의 실력 발휘를 기원하는 후배들의 열띤 응원의 함성이 이어졌다.
현직 경험 살리고 소외감도 줄어들어
8시 30분. 입실을 마친 수험생들은 책상 위에 책을 펴 놓고 시험 감독관이 들어오기 전까지 한 자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책을 열심히 보고 있었다. 잠시 후 드르륵 문이 열리면서 시험감독관 두 명이 문제지와 답안지를 들고 들어왔다. 수험생들은 보고 있던 책들을 집어 놓고 감독관의 지시에 따랐다. 이 때 적막감과 긴장감으로 둘러싸였던 수험장이 술렁거렸다.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 한 분이 ‘감독관’이란 명찰을 달고 수험장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머, 감독관이 할아버지시네”라는 말들이 들려왔다.
한 수험생은 “수능 시험 감독관은 왠지 무섭고 감시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할아버지 감독관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 정년퇴임한 이관용(65·서울 강남구 청담동) 씨는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의사를 포함한 20개 직종의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을 주관·시행기관)에서 주관하는 의무기록사 자격시험에 이날 감독관으로 참가했다.
이씨가 은퇴 후 시험 감독관으로 나선 건 2년 전부터다. 이씨는 이날 현직교사인 또 한 명의 감독관과 함께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약 6시간 동안 시험지 배부와 부정행위 단속 등 시험 감독관의 임무를 무난히 해냈다. 이씨가 이날 받은 일당은 10만 원이었다.
신문에서 노인 시험 감독관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서울 강남시니어클럽에 응시해 시험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집에만 있으면 뭐해. 즐겁게 일하면서 돈도 벌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니 좋지”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날 시험 현장에 있었던 노인은 이관용 씨만이 아니다. 이대연(68·서울 강남구 삼성동) 할아버지도 노인 시험 감독관으로 시험 본부를 지켰다. 그는 예비 시험 감독관으로 직접 감독하지 않았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곳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이 벌써 11번째야. 예비 감독관이 되기는 오늘이 처음이고”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30년간 세무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했다. 제2의 인생을 고민하다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가 노인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노인 시험 감독관을 선택했다. 자식(아들만 세 명)들은 장성해 분가했고 부인과 단 둘이 사는 이씨는 연금이 나와 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2년째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감독관 일을 하려고 30시간의 교육 과정도 이수했다. 노년의 삶에 대해 묻자 이씨는 “정부가 돈을 주는 걸로는 활기찬 노년은 불가능하다.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알맞은 일자리”라며 “특히 어른들의 경험과 경륜, 건강에 적합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는 시험 감독관이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30시간 교육 이수 … 수험생보다 더 긴장
이씨는 “수험생들은 시험 당일 극도로 민감해 있어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이 거슬리거나 집중력이 분산된다”며 “감독관의 사소한 행동이 수험생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감독관도 수험생 못지않게 긴장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지와 답안지 수가 맞아야 하고 답안지에 감독관 서명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최근에 감독관 동료가 문제지 셈을 잘못 해 그걸 확인하느라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고 귀띔해주었다.
또 “수험생들 답안지를 보면 과연 정답일까 하는 생각에 여러 학생들의 답안지를 살펴보기도 한다”면서 “가끔 문제를 못 풀어 고민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답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러면 안 되지”라며 웃는다.
이씨는 “노인 일자리는 경제적 문제와 건강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고독과 소외감도 줄여준다”면서 “시험 감독관이 노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노인이 참여할 수 있는 시험 시행기관과 시험 종류를 좀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인 보건복지부 노인지원팀장은 “노인 시험감독관 사업이 시행 초기의 정체 단계를 지나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노인에게 적합한 파트타임 일자리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태욱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한희숙(53·지체장애 3급) 씨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4평 남짓한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인터넷 거상을 꿈꾸고 있다. 배운 지 한 달 남짓한 포토샵 기술을 연습하며 자신이 찍은 상품을 한 인터넷 쇼핑몰에 올리는 등 인터넷 사업가로 변신할 꿈에 부풀어 있다.
“한동안 그냥 세상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적이었어요. 그런데 다시 삶에 의욕을 갖게 해준 것이 바로 ‘129’ 전화였습니다.”
교통사고로 남편 잃고 생활 어려워져
129는 갑작스러운 가장의 사망이나 심한 질병, 폭력이나 화재 등 미처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 때문에 경제적 곤란을 겪는 저소득층 가정에 긴급히 지원을 해주는 제도이다.
현재 한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평범한 주부에서 10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고 자신도 장애인으로 지체장애 3등급 판정을 받게 되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린 두 딸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나섰다. 다른 장애여성들과 함께 뜨개질을 해서 물품을 납품하는 장애인 재활작업장을 차렸다. 10년 동안 약 600명의 장애여성을 재활시키며 두 딸과 풍족하진 않았지만 편안하게 살아왔다. 작은 집도 장만하고 두 딸을 대학에 보냈지만 그녀에게 또 다시 불행이 닥쳤다. 부인과 질환으로 다시 병원에 장기 입원할 수밖에 없었던 것. 한 달에 수백만 원이 드는 입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사업을 접고 집도 팔았지만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되고 말았다.
“그때는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어요. 몸은 아파서 힘들죠, 도움 받을 곳도 없죠. 돈은 무한정 필요하죠. 그때 129를 알았다면 큰 힘이 됐을 거예요.”
자신이 장애인인데다 재활작업장을 운영해봤기 때문에 장애인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돈을 벌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박탈돼서 병원비니 입원비를 감당하기 벅차게 되고, 돈을 벌지 않으면 약은 구할 수 있지만 생활이 안되는 현실에 분노했다. 또 장애인 대출을 해준다 해서 찾아가면 보증인을 구하라는 말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한씨는 복지부 홈페이지에 이런 불만을 담은 글을 올렸다. 한마디로 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공무원들 정신차리라며 쓴소리를 해댄 것이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129에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이때 129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제가 올린 글을 보고 129 상담사가 전화를 한 거예요. 상담사가 불만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오랜만에 진솔한 배려의 목소리에 가슴이 찡하더라구요.”
상담사의 친절한 상담 큰 도움
[SET_IMAGE]6,original,right[/SET_IMAGE]129번은 보건복지부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상담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다. 상담사는 한씨에게 장애인과 여성이 받을 수 있는 복지제도뿐 아니라 의료비 지원에 대해서도 조근조근 설명해주었다. 한씨로서는 무척 유용한 정보였기 때문에 129를 알게 되니 보험을 든 기분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알고 지내던 한 장애인은 암에 걸렸는데 목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하는 바람에 결국 죽고 말았어요. 129를 알았다면 살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죠.”
129 상담사가 소개해준 복지제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아는 과정에서 한씨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옥션이 함께 하는 장애인 자활돕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 11월 3주간의 합숙훈련을 끝내고 지금은 뜨개질에 필요한 물품을 팔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는 애견 옷 뜨개질 전문가로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뜨개질을 개량화해 누구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책을 낼 준비도 하고 있다.
“언제 또 입원할 일이 생길지 아직은 몰라요. 그렇지만 이젠 의지할 데가 생긴 거죠. 막막한 데 한 줄기 빛을 본 기분입니다. 이젠 몸이 아파도 겁나는 게 없어서 더 활기차게 일할 수 있어요.”
한씨는 129가 좋은 제도인데 홍보가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장애인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뭐든 혼자 해결하려다 보니 정보도 늦고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자포자기하거나 대인기피증 같은 정신적 공황상태를 겪는 일이 자주 생기고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가 어려운 국민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많더군요. 이런 유용한 정보는 적극 알려야죠. 기초생활수급자 중에는 몸이 아픈 사람이 많아요. 129 말고도 좋은 제도는 적극 홍보해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고기 잡는 법을 배웠다는 한희숙 씨.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129 같은 복지제도가 받쳐줘 살 만하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저기 주방에서 자장면발 뽑는 사람이 황영조구먼, 옛날 그대로네.”
12월 8일 서울 서대문 구세군 브리지 센터. 노숙자 쉼터인 이곳에서 스포츠 스타들이 자장면을 점심으로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은 인근에서 몰려든 노숙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자장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도 즐겁지만 국민들의 영웅으로 여겼던 선수들을 직접 만났다는 기쁨에 식사 후에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주먹왕 장정구가 저렇게 작았나? 배구선수라 그런지 키가 장대만하구먼….”
길게 늘어선 줄에선 쑤군거리는 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온다.
이날 행사는 스포츠 스타들의 봉사활동 모임인 ‘함께하는 사람들(이하 함사모)’이 맡았다. 이 단체는 ‘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불우이웃들에게 나눠주자’는 취지로 9년 전 결성됐다. 모임에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세계대회에 참여해 각종 메달을 땄던 유명선수 100여 명이 등록해 번갈아 가며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또한 이들 외에 현역 운동선수들도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동참한다.
[SET_IMAGE]7,original,right[/SET_IMAGE]이날 행사에는 몬주익 마라톤의 영웅 황영조를 비롯, 배구의 제왕 장윤창, 세계 프로복싱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을 지낸 장정구, 왕발로 세계를 메친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영주 선수까지 낯익은 얼굴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방에선 자장면을 만들고 단무지를 담는 등 상을 차리고, 한쪽에선 설거지와 먹다 남은 음식물을 분리수거 하는 등 철저히 일을 분담해 봉사활동을 벌였다. 여기에 왕년의 배구스타 장윤창 씨가 몸담고 있는 경기대학교 현역 배구팀 젊은 선수들까지 가세했다. 자장면 배달과 주변 청소 등 허드렛일은 경기대 젊은 배구선수들이 전담했다.
노숙자들은 대한민국을 빛냈던 스포츠 스타들이 직접 만들어준다는 자장면 맛이 기대된다는 듯 과거 이들의 활약상을 이야기하며 길게 늘어선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따뜻한 자장면을 대접하려는 듯 주방 일을 맡은 스타들의 손길도 덩달아 분주했다. 끝없이 밀려드는 노숙자들의 손길을 일일이 잡아주며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라’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통해 여러 번 자장면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젠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면발뽑는 데는 저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겁니다. 운동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듯 음식도 정성과 노력이 담기면 맛이 달라집니다.”
모임의 터줏대감인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 씨는 특유의 너스레와 함께 나름대로 터득했다는 자장면 만드는 비법을 끝없이 자랑한다. 그들의 말처럼 정성으로 만든 자장면은 불티나게 인기를 모으며 이날 천 그릇을 훌쩍 넘겼다.
국민에게 받은 사랑 어려운 이웃에게 되돌려
함사모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1998년 12월. 처음에는 양로원이나 고아원을 방문해 각자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주문해서 함께 먹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장면을 주문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자장면이 퉁퉁 불고 한데 엉겨붙었다. 그런데도 다들 너무나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아예 자장면을 직접 만들기로 한 것.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자장면 뽑는 기계를 구입하고 직접 밀가루를 사서 반죽하고 양념도 직접 사서 만듭니다. 다행히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이 지도를 해줘 쉽게 비법을 전수했고 지금도 그분의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매달 지체·장애 어린이돕기를 비롯, 양로원·고아원 등을 찾아 함께 어울리며 따뜻한 이웃의 정을 나눈다. 함사모는 자장면 파티 외에도 청소, 빨래 등 궂은 일은 물론이고 각종 스포츠 활동과 레크레이션 등을 통해 몸이 불편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또 청소년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어르신 공경, 사랑의 요구르트 나누기’ 행사도 펼치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은 국민들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기업들의 홍보차원에서 함께 하자는 제안도 많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자칫 상업적으로 이용당할까봐 걱정하는 마음에서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장정구 씨는 “조용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려고 하는데 자칫 호사스러운 일로 봉사활동이 비쳐질까봐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12월 21일에는 올 한해 봉사활동의 대미를 장식하는 의미에서 ‘2007 불우이웃돕기 일일호프’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많은 스포츠 스타와 후원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호인 사무처장은 “송년모임을 이곳에서 하면 우정도 나누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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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동참 이렇게 하세요 불우이웃돕기라고 하면 물질적인 도움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시간을 쪼개 이들과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이웃사랑 실천 운동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불우이웃에 대해 무관심했다면 연말연시를 이들과 함께 보내는 뜻깊은 자리를 가져보면 어떨까. 직접 근처 보육원이나 양로원 등 이웃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직접 방문하거나 사회복지단체에 문의하면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www.chest.or.kr) 02-6262-3000 |
| 따로 또 같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해요
[SET_IMAGE]8,original,left[/SET_IMAGE]전국 곳곳에서 세밑 이웃사랑의 훈훈한 온정이 흐르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구세군 종소리가 들리고, 사랑의 쌀 나누기, 사랑의 연탄 배달, 김치 나누기, 각종 불우이웃돕기 행사도 줄을 잇는다. 휴대전화를 수거해 판매금액으로 불우이웃돕기에 나서는 한편 가정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모아 싼값에 판매하는 바자회까지 불우이웃돕기 실천운동도 다양해졌다. 지난 12월 5일 오전 양재동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직원들이 참여해 ‘2007 사랑의 쌀 나누기 전달식’을 가졌다. 이 행사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이웃사랑 성금으로 준비한 쌀을 전국 저소득 소외계층 1만 가구에 나눠주기 위한 것이었다. 신필균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사랑의 쌀이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나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이웃들을 위해 ‘희망 2008 나눔캠페인’에도 뜨거운 사랑의 온정이 넘쳐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SET_IMAGE]9,original,right[/SET_IMAGE]최근 우리사회에서 분배정책의 과잉 또는 복지예산의 낭비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수년간 빠르게 증가한 복지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는 소득파악 및 서비스전달에 필요한 행정인프라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서 초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문제와 복지재원을 효과적으로 투입하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사회에서 복지지출은 앞으로 상당기간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비교를 하거나, GDP 수준을 고려해 분석하더라도 우리사회의 복지지출이 매우 낮다는 점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지출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실업·빈곤문제 심화는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저임금·고용불안이 확산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복지수요를 증가시켜 지출증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욱이 고령화와 가족구조 변화라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는 소득보장, 의료서비스, 가족수당, 보육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복지지출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복지지출의 확대는 향후 어떠한 정부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오히려 쟁점은 증가하는 복지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주어진 재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투입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먼저 재원마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정부가 보다 많은 것을 해주기를 원하지만, 이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데 인색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국민의식의 저변에는 오랜 기간 정부가 보여 왔던 비효율적인 정책운영에 대한 비판이 자리하고 있다.
이 점에서 세금을 더 걷기보다 정부예산을 줄여 복지지출에 충당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노력만으로 복지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추가적인 재원부담을 통해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불가피한 것이다.
그리고 복지재원을 어떠한 분야에 어떻게 투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 또한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한 목소리로 제안했던 것은 인구집단별로는 근로빈곤층, 노인·장애인, 아동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며, 정책영역별로는 의료서비스와 주거서비스에 대한 지원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재원을 투입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것은 현금지원을 확대하는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복지제도의 건강성을 담보하고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끝으로 이처럼 복지재원을 확대하고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문제와 관련, 현재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장 큰 덕목이 무엇인지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복지정책과 관련해서 ‘책임회피의 정치’와 단절하는 것이다. 표를 의식해 복지제도를 왜곡시키거나, 필요한 개혁을 포기하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복지제도에 대한 불신을 증대시키고, 복지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치의 계절인 12월에 우리에게 필요한 최고의 덕목일 것이다.

[SET_IMAGE]10,original,left[/SET_IMAGE]참여정부는 불안 요소를 줄이고 건강한 미래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관점에서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려 왔다. 사회 투자는 혼자 힘만으로는 일어서기 힘들고 넘어서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나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친구 역할을 했다. 국가 복지정책의 수장인 보건복지부 변재진 장관으로부터 사회 투자 정책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 봤다.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힘든 인적 자본이 취약한 실업자, 불리한 가정환경이나 지역사회에서 자라고 있는 아동, 청소년 그리고 저학력의 여성들에게 소득보장제도는 분명한 한계를 갖습니다. 이 계층들에게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노동시장으로 진입해 보다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사회투자정책입니다.”
변재진 장관은 동반성장에 대한 논란이 답답한지 지난해부터 도입한 ‘사회투자정책’의 추진 배경을 의욕적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직면하게 된 우리 사회는 기존의 경제성장 중심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한계점이 드러나면서 전통적인 복지정책에서 벗어나 복지도 투자라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입니다.”
한마디로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서서 사회 소외계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기존의 복지정책이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불리한 환경에서 자라 인적자본의 축적 기회가 상실된 아동에게는 적극적인 교육정책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편 실업자들에게도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육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여성들을 노동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 보육, 유급 출산·양육 휴가 등의 제도를 마련하는 등 전통적인 소득보장제도 외에 다른 형태의 사회투자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변 장관은 ‘복지도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은 인적 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아동, 장애인, 노인에게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의 생산성을 높이는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더욱이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사회 서비스가 매우 좋은 투자라는 것입니다.”

보건, 복지, 교육 등 사회 서비스는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의 1.5배에 달해 복지가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것이다.
변 장관은 최근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복지재정 지출 규모에 대해서도 속마음을 다 털어놨다.
“정부는 복지를 소모적 지출이 아닌 인적 자원을 육성하는 사회정책이자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투자전략으로 보고 사회 투자적 지출을 확대해 왔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배고픈 실정입니다. 2003년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공공 사회복지지출이 GDP의 5.7%인데 비해 미국은 16.2%, 일본은 17.7%로 우리의 3배, 스웨덴은 31.3%로 5.5배에 이릅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경쟁에서 실패한 국민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지 않고 미래의 인적 자원이 될 아동들을 국가가 정책적 배려를 하지 않은 채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변 장관은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더 큰 규모로 사회 투자에 대한 지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 투자는 경제 투자와 함께 지속적 번영을 유지할 수 있는 두 축입니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해법과 일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국민들을 어떻게 하면 일할 수 있게 뒷받침하고 일할 능력이 없는 계층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야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향한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권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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