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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823호

존 던컨 美 UCLA 한국학연구소장



“40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은 완전히 국제 수준의 대도시가 됐지요. 많이 달라졌고 좋아졌어요.” 8월 9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존 던컨(64) 미 캘리포니아대(UCLA) 한국학연구소장은 경력이 특이하다. 그는 대학 학비를 벌려고 자원입대, 1960년대에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다. 군에 근무하며 한국을 사랑하게 된 던컨 소장은 제대 후 고려대 사학과로 편입해 대학 1년 선배인 부인을 만났다. 이후 미 하와이대와 워싱턴대에서 고려 말~조선 초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에서 한국학 확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40년 전 한국과 지금은 차이가 많겠죠.

시골은 거의 다 초가집이었어요. 전기가 들어가는 마을도 별로 없고 대부분 고무신 신고 다녔죠. 물론 서울은 꽤 큰 도시였죠. 1970년도에 인구가 5백40여 만명이었으니까요. 택시와 버스가 다니고 상수도가 들어가는 집들도 꽤 있었지만 하수도 시설은 별로 없었어요.

 

이런 급격한 변화의 사례가 또 있을까요.

영국이 3백년, 미국이 1백년, 일본이 60년 걸린 것을 한국은 30년 사이에 이룬 거예요. 늘 시끄럽고 문제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은 잘했다고 봐야 해요. 경제성장뿐만이 아닙니다. 민주화를 쟁취해냈고, 교육 분야에도 많은 성장이 있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떻습니까.

제가 한국에 있을 때 3선 개헌, 군인들의 고려대 난입사건(위수령) 등이 있었어요. 지금 그런 일은 상상할 수 없죠. 민주주의가 뿌리 박혔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 같은 건 미국보다 한국이 더 발전해 있고 미국보다 더 민주주의적인 면모를 보이는 부분도 있어요.

 

한국 역사를 자학적으로 보는 일부 견해도 있고, 조선시대 당쟁부터 시작해 한국인에겐 ‘분열의 DNA’가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일제 청산도 못했고 농지개혁도 실패했고 기득권층만의 역사라는 지적들, 저는 이젠 아니라고 봅니다. 조선시대 당쟁을 분열로만 보는 것은 일제 식민지사관의 영향입니다. 조선시대 당쟁은 심했지만 전(前)근대적인 중앙집권 관료 국가들은 어디나 다 당쟁이 심했습니다.

과거 하와이에서 공부할 때 만난 한국 사람들이 ‘일본은 저렇게 잘 뭉치는데 우린 뭐냐’고 해 친한 일본계 미국인들한테 물어보니 ‘우리는 안으로 분열이 심하다. 잘 뭉치는 건 중국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정작 중국인한테 물어보면 ‘우리끼린 만날 싸운다. 잘 뭉치는 건 백인’이라고 해요. 그런데 백인한테 물어보면 뭐라는 줄 아세요? ‘동양에서 온 놈들 조심해라. 자기들끼리 잘 뭉친다’ 이럽니다.

 

한국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까.

그럼요. 멕시코,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이런 나라들에 가보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어떻게 해야 한국처럼 경제성장도 하고 민주화도 하느냐는 거죠.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국도 한국을 모델로 삼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국은 하나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대담과 정리·김종혁(중앙일보 문화스포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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