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노인들이 해서 위험한 게 아니라 노인들이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동료들과 다짐했습니다.”
선박 소(小)조립업체 명성산업 김창원 대표는 올해 74세다. 1994년 현대중공업을 정년퇴직한 후 일자리를 알아봤으나 마땅한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소규모 물량이라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해야겠다는 다짐으로 1998년 10명의 정년퇴직자들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조선업의 ‘메카’인 울산엔 현대중공업의 대형 하도급 업체들이 많아 물량은 확보할 수 있었지만 “고령자들이 하는 업체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며 하청업체 선정에서 밀려나는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와 직원들은 납기, 품질, 안전의식 등에서 솔선수범했고 이런 면모가 소문이 나면서 믿고 일감을 맡기는 곳이 늘어났다.
지금 명성산업에는 6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대부분 60세가 넘은 사람들이다. 물론 70세를 넘긴 초창기 멤버들도 건강하게 정년 걱정 없이 일하고 있다. 김 대표의 꿈은 2015년 1천명의 퇴직자와 함께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 정년 걱정 없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다.
“회사를 나와 막막해하던 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열 명의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릴 때, 우리가 젊은 사람들 속에서 인정을 받아갈 때 그 벅차오르던 마음도 잊을 수 없습니다. 고령화 시대엔 저희 같은 업체가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아니,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제 정부나 사회가 열심히 일하는 고령자를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합니다. 이런 업체들을 ‘우수 고령자 수용업체’로 지정해 원청사에 간단한 협조문을 보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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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1퍼센트를 차지해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이면 고령사회, 2020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주축 생산동력이던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 출생)의 퇴직이 시작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동아DB올해 정부는 취업 능력을 높이기 위해 훈련 및 연수와 취업을 연계하는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인원을 3천명으로 늘렸다. ‘2009 경기도 노인 일자리 경진대회’에서 어르신들이 재봉기술 활용능력을 겨루고 있다. 2010~2018년 사이에 베이비붐세대 7백12만명 중 3백11만명이 은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평균 퇴직연령인 5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49.9퍼센트, 65~79세의 고용률은 36.7퍼센트에 불과하다. 또 55~79세의 57.1퍼센트가 일하고 싶어 하고, 그 이유는 생활비 때문이라는 응답이 31.2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55세 이상 고령자가 일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다. 노동부가 2004년과 2005년 워크넷에 신청한 구인·구직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자의 일자리 경쟁배수(신규 구인인원 대비 신규 구직자 수)는 17.67배로 29세 이하 청년층의 1.93배, 30~54세의 중년층의 1.88배에 비해 9배나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는 젊은 노동력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창의성이 부족하며, 고용 비용이 많이 든다는 등 기업의 고령인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경하 선임연구원이 2008년 경인지역, 부산과 대구지역 등 산업단지에 있는 5인 이상 3백인 이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고령인력을 채용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은 고령인력을 고용하지 않는 이유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미흡’과 ‘생산성이 높지 않음’을 가장 많이 들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86.6퍼센트가 ‘자신의 업무에 성실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선임연구원은 “고령인력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인력의 업무 수행력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지만 기업이 인지하는 고령인력의 생산성 수준은 고령자 고용 유무, 사업장 규모, 직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가 고령자들에게 맞는 교육 프로그램뿐 아니라 고용주의 욕구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연령에 관계없이 능력이 있는 한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50+세대 일자리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재직자에게는 고용을 연장하고 전직 서비스를 강화하며, 실직자에게는 일자리를 확충하고 취업 능력을 높이는 등 고령자에게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다.
우선 고용 연장을 위해 임금피크제(근로자의 계속고용을 위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일정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낮추는 대신 정해진 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활성화한다. 근로시간 단축, 직무 재배치 등을 통해 고용을 연장함으로써 임금피크제 수혜대상을 지난해 1천여 명에서 올해 2천5백여 명으로 늘리고, 임금피크제 도입 예정 사업장에 대한 컨설팅도 지난해 23곳에서 48곳으로 확대한다.
또 정년을 56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 퇴직자를 계속 고용하는 기업주에게 1인당 월 30만원의 장려금을 지원한다. 노동부는 정년 연장이 지난해 5천7백90명에서 올해 8천7백90명으로, 정년 퇴직자 계속고용은 지난해 3천2백68명에서 올해 4천3백12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직자의 일자리를 늘리고 취업 능력을 높이기 위해선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대상을 지난해 7백명에서 올해 3천명으로 대폭 늘렸다. 뉴스타트 프로그램은 상담-훈련-현장연수-취업알선이 패키지로 이뤄지며, 참여자에게는 1인당 20만원의 참여수당과 36만2천~40만2천원의 훈련비가 지원된다. 훈련과 취업을 연계하는 고령자인력은행도 지난해 8곳에서 올해 16곳으로 늘렸다.
또 저숙련 고령자에게는 아동 안전 보호, 문화재 보호, 숲 생태 해설, 환경 보호, 취약계층 지원 등 17만6천 개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고 퇴직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에는 1인당 인건비의 4분의 3(1백20만원 한도)을 지원한다.
지원책 못지않게 고령자에게 친절한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모집·채용상 연령차별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고령자에게 적합한 고용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가는 한편, 고령자 고용강조주간, 고용포럼, 우수사례 홍보 등을 통해 고령화 시대에 공동 대처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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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