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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노는 땅 있는데도 공장 증설 규제했다니




J약품은 제약업계의 상위권 기업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5~7위 선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은 매년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2006년 2천6백71억원이던 것이 2009년 3천6백94억원으로 3년 사이에 40퍼센트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4천3백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수익성도 뛰어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4백1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0퍼센트에 육박한다.

걱정 없이 보이는 J약품에도 고민이 있다. 공장을 증설해야 하는데 규제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것이다. J약품의 공장은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에 있다. 이 지역은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있다. 자연보전권역은 공장의 면적이 1천제곱미터~3천제곱미터로 제한돼 있다. 늘어나는 매출에 따라 생산 능력도 확충해야 하는데 그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한 경영의 애로가 만만찮다.

J약품의 한 관계자는 “공장 인근 J약품 소유의 유휴지가 3만2천제곱미터(1만 평)가 넘는데 공장을 짓지 못하고 있다”며 “외주생산 등을 통해 부족한 생산력을 보충하고 있지만 비용적으로나 품질관리 측면에서 회사에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지역에 지을 수도 있지만 생산관리 측면에서 현 공장 옆이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J약품은 현재의 공장부지에 공장을 증설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검토했다. 경기도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 등중앙부처에도 문의하고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에도 자문을 구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J약품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얘기였다.

먼저 자연보전권역이라고 모든 사업장에 대해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J약품은 첨단 제약기업으로 현행 수질법상 폐수방출 기준보다 오염물을 적게 배출하고 있다. 건폐율 조정도 필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 항변이었다. 현재 이 지역의 건폐율은 20퍼센트다. 원래 40퍼센트이던 것을 2003년에 환경보호 측면에서 축소했다. 조정 이전인 1986년에 입주한 J약품으로선 날벼락 같은 결정이었다. 토지가 고스란히 묶여버린 것이다. 매출은 느는데 2003년 이후엔 공장을 더 이상 지을 수 없었다. 성장의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J약품의 주장에 동의한 정부는 규제개혁 방안을 찾았다. 관련 법령을 개정해 자연보전권역의 기존 공장 증설 허용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법안 개정 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관련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현재 개정법안은 국회에 상정돼 있다.

회사 측은 “규제가 풀리면 약 1천2백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 할 계획”이라며 “이를 계기로 현재 4천억원대인 매출을 2018년 1조원대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기업의 시설투자는 기업은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시설투자가 이뤄지면 생산량과 GDP, 고용, 소비 등 모든 지표가 호전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늘 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를 당부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불만이 있다. 투자를 하려고 해도 규제 탓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장 설립과 증설할 때 애로가 많다.

T제약도 그런 불편을 겪어야 했다. T제약은 안과용 약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2009년 국내 최초로 안과용 점안제를 유럽에 수출하는 등 기술력도 뛰어난 기업으로 평가된다. T제약은 사세 확장에 따라 공장 증설이 필요했지만 공장이 송탄 상수도 보호구역 상류에 있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상수도 보호구역은 7~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까지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한다. 폐수를 배출하는 기업의 공장 증설을 제한하고 있다. 관할 자치단체인 용인시는 공장 증설을 원하는 T제약의 요구를 검토했다. 그 결과 예외규정을 두기로 했다. 자치단체장이 환경안전대책을 수립하여 관할환경관리청장과 협의한 경우에는 증설을 허용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T제약은 약 8백5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2만여 제곱미터 규모의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도 공장 증설에 애로가 있다. 2008년 ‘대덕연구개발특구 관리계획’이 개정되면서 생긴 일이다. 이에 따르면 특구 안의 도금 및 도장업종은 신규 입주할 수 없다. 문제는 기존의 기업들이다. 증설을 하려고 해도 신규입주는 안 된다는 규정 탓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특구 안에 자동차부품기업인 J사가 그런 경우였다. 자동차업종의 경기 호전으로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새로운 관리규정에 막혀 투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대덕특구의 개정 관리계획도 예외를 두기로 했다. 도금 및 도장업종이라도 배출저감시설을 설치하면 증설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 사례는 전국의 다른 특구에도 확산될 전망이어서 특구 내의 규제가 개혁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규제개혁에 나서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토지이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녹지 등 보전지역의 건폐율을 20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공장 등의 증축과 증설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연접개발제한도 완화했다.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한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을 불허하는 연접개발제한의 예외규정을 확대해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했다.

경기장 내 수익시설 설치 기준도 완화했다. 대규모 경기장은 대개 유지관리에 애로를 겪고 있다. 시설수입이 부족한 데다 수익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운동장과 체육시설에 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관광숙박시설, 유희시설 등 각종 수익 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단지의 규제도 풀었다. 그동안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면 인허가에만 평균 2~4년을 투여해야 했다. 그 탓에 투자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산업용지를 제때에 공급하는 데에도 애로가 있었다. 정부는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대폭 손질해 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켜 투자자의 부담도 덜었다. 대구사이언스파크의 경우 1천506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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