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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민들이 OK할 때까지 개혁은 진행형




경기도 이천시청 기업지원과 공업민원팀장인 김재홍씨. 6급 공무원인 김 팀장은 2009년 관내 반도체업체인 H사의 공장증설 계획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청취하게 됐다. 18조원 규모의 공장증설 계획을 세웠지만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구리가 특정수질유해물질로 분류돼 공장증설 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김 팀장은 해당 업계의 기술적인 특성까지 연구해 공장증설의 필요성을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김 팀장의 건의를 검토한 관계기관은 지난해 2월 관계법령을 개정했다.

관계법령 개정 후 H사는 적기에 신공정시설을 도입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만 1천1백명에 달했다.




이외에도 획일적인 폐수배출 규제로 공장증설이 안되던 L반도체웨이퍼 생산업체와 수도권자연보전권역에 묶여 공장증설을 못하던 H식품업체 등의 애로사항을 관계법령 및 해당 기술분석을 통해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 설득함으로써 극복하게 했다.

L반도체는 공장증설에 1천6백억원을 투자해 1백5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으며, 라면 등을 생산하는 H식품업체는 1983년 공장 설립 후 처음으로 3백1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할 수 있었고, 5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김 팀장처럼 비현실적인 규제에 발이 묶인 기업들의 애로를 해결해주는 일에 발벗고 나서는 공무원들이 있는가 하면 광주광역시 광산구 임곡동 주민센터의 최영현 총괄팀장(6급)처럼 서민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일에 앞장서는 공무원들도 있다.

최 팀장은 주택 임대업자의 잠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세입자를 구제했다. 지난해 2월 광산구 관내 세입자 8백여 세대는 경매통고를 받았다. 임대업자가 부도를 내고 잠적해 버렸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고발을 했지만 관련 법망의 허술함과 중개업자의 고지의무 위반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상을 받을 길이 막혔다. 피해자들은 광산구청에 피해구제 민원을 제기했다. 이민원의 담당자가 최 팀장이었다.

최 팀장은 임대상황을 면밀히 파악, 중개업자가 주택소유자에 대한 사항을 세입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실을 알아냈다.

최 팀장은 끈질긴 설득 끝에 관내 세 명의 공인중개업자로부터 고지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자술서를 받아냈다.

중개업자로부터 고지의무 위반 자술서를 받아냄으로써 세입자들이 공인중개사협회 공제회에서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길바닥에 나앉을 뻔했던 세입자들은 최 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팀장, 최 팀장 모두 공무원으로서 규제개혁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이들은 지난 1월 19일 ‘섬김이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훈장과 포장을 받았다. 섬김이 대상은 현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시행된 표창이다. 고질적인 민원, 국민 불편, 기업애로를 해결하거나 투자유치 등에 뛰어난 역할을 수행하며 일선에서 묵묵히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들을 포상하는 제도다.


대불산업단지의 ‘전봇대 뽑기’로 상징되는 이명박정부의 규제개혁 의지가 공무원들의 의식을 바꿔 놓고 있다. 권위를 벗어 버리고 대 기업 서비스, 대 국민 서비스에 앞장서는 공무원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2008년 1월 인수위 간사단회의에서 “선거 때 목포 대불산단에 가 봤는데, 산단 옆 교량에서 대형트럭이 커브를 도는데 폴(전봇대)이 서 있어 잘 안된다”며 “폴을 옮기는 것도 몇 달이 지나도록 안됐다. 지금도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불산업단지 전봇대 문제는 단지 입주 업체들이 수년 동안 제기해 왔던 민원이었다. 이 대통령의 발언 후 산업자원부와 한전 등 관계기관이 실태조사에 나서 사흘 만에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대불산업단지의 전봇대는 규제개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3년 간 투자활성화,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 안정 등을 위해 3천6백98개 규제개혁 과제 중 창업절차 간소화, 수도권 규제 합리화, 민원업무 처리절차 간소화 등 3천3백26건에 대한 입법절차를 완료했다.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 및 국민부담 경감을 위한 규제개혁에도 중점을 두고 추진해 왔다. 운수종사자 보수교육 완화, 노래연습장업자 교육 폐지 등으로 1백만명이 혜택을 입었다. 전자금융거래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제 개선, 중소기업의 아파트형 공장 거래제한 완화 등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소했다.

신기술 기준 정비, 입지·행위 제한 완화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규제도 대폭 정비했다. 기존 발전소 부지 내 신재생에너지 허가 면제, 고궁, 박물관 등을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의 약자) 행사시설로 개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규제개혁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만족도가 41.6퍼센트로 2009년(38.9퍼센트)에 비해 2.7퍼센트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에 실시된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지수’에서도 전년도(19위)에 비해 3단계 상승한 16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에 대한 대내외의 평가가 긍정적이라고 해도, 경제 등 대내외적인 상황은 부단한 규제개혁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회복세 둔화, 내수 확대의 폭 축소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 물가불안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은 서민·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지속시킬 우려가 있다.


경기회복의 성과가 서민과 중소기업 등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서민체감형 규제개혁 노력이 계속돼야 할 이유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인식, 올해 규제개혁 추진방향으로 투자활성화, 서민생활안정, 공정사회 구현, 미래대비 등으로 정하고 규제개혁 과제 1천1백56개를 선정했다.

정부가 선정한 규제개혁 과제를 분야별로 보면 기업투자환경 개선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과제가 1백20개이고 진입규제 정비 등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과제가 1백73개다. 미래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과제는 74개다.

서민생활안정(1백22개), 국민부담 경감(5백56개)을 위한 과제가 전체의 58.7퍼센트인 6백78개로 서민체감형 규제개혁 노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재홍 팀장, 최영현 팀장 같은 공무원들이 바로 서민체감형 규제개혁을 실천하는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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