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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6자회담은)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성과를 얻어 국제논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동북아의 안정과 발전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홍콩 일간지인 ‘대공보’가 2월 14일 보도한 베이징 6자회담에 대한 평가다. 세계 각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길이 열렸다며 일제히 안도와 환영을 나타냈다. 나아가 이번 합의가 동북아의 안정과 항구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대장정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향한 이정표로 주목을 받는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닻을 올리고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를 목적지로 하는 긴 항해를 시작했다. 가깝게는 2005년 9·19공동성명이 나온 지 17개월 만에, 멀게는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특사의 방북 직후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의혹이 불거진 이후 4년4개월 만의 일이다.


6자회담·남북대화 추진력 배가
이번 성과는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합의문에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를 명시한 것은 단순 동결이었던 제네바 합의보다 비핵화에 훨씬 더 다가선 조치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대북 제재로 형성된 파고를 넘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위기와 긴장 국면에서 대화를 넘어 평화를 위한 행동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워킹그룹을 통해 북·미 및 북·일 대치구도를 바꿀 수 있는 관계정상화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냉전의 섬인 한반도가 봄을 맞이하고 동북아 질서 재편에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가 풀리자 남북간 대화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남북장관급 회담 재개시기를 놓고 고심해 왔지만 지난 2월 12일 북측에 장관급회담을 열기 위한 실무대표접촉을 제의, 북측이 하루 만에 응하면서 이뤄졌다. 2월 15일 실무회의에 이어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월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에서 개최됐다.

정부는 북한의 핵 폐기를 적극적으로 원칙을 지키면서 6자회담과 남북대화를 일관성 있게 이어나갈 방침이다. 남북 간 대화를 통해 6자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 착실히 이행되도록 하고 남북 대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순환적 기능’을 하도록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올해 정책기조로 △북한 핵 폐기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남북관계의 발전영역을 확보해 나가며 △남북관계에서 원칙과 신뢰를 형성하고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정책기조가 이어져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참여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평화번영정책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외교통상부도 2007년 주요 전략목표 중 하나로 북핵문제 해결을 꼽았다. 참여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평화번영정책’과 ‘균형적 실용외교’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외교안보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13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의 핵 폐기 이행과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담보하는 모두 7개항의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Initial action for the implementation of the joint statement)’ 합의문을 한줄 한줄 침착하게, 그렇지만 상기된 목소리로 읽어갔다. 낭독이 끝나자 참석한 참가국 대표단 전원은 기립해 10초간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제5차 6자회담 3단계회의 폐막식에서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복귀를 수용할 경우 최대 중유 100만 톤으로 환산되는 에너지와 경제·인도적 지원을 북한에 제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2·13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또 북한이 60일 내 핵시설을 폐쇄(shut down)할 경우 중유 5만 톤에 달하는 에너지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으며 불능화 조치에 따라 지원되는 나머지 95만 톤을 5개국이 균등분담하기로 하고 이를 합의의사록에 명시했다.

통일연구원 박종철 남북관계연구실장은 “2·13 합의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물론,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와 동북아 안보협력증진을 포괄하고 있어 우리나라 외교역사상 획기적인 성과로 기록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2·13 합의’가 발표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번 협상결과는 원래 계획보다는 높은 수준의 합의”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변화의 에너지, 평화체제로 모아질 듯
2·13 합의로 동아시아에 밀어닥친 변화의 에너지는 결국 평화체제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다자포럼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민순 장관은 지난 2월 21일 “6자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송 장관이 염두에 두고 있는 평화포럼이 오는 4월 중 개최될 것이며, 그 형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외교장관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6자회담 틀 내에서 열리는 6개국 외교장관 회담과 별도로 열리게 되겠지만 맥락을 감안할 때 ‘평화체제’라는 고리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13 공동선언 이후 송 장관을 비롯한 한국의 고위인사, 그리고 그들의 주된 파트너인 미국측 인사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대북조정관’ 임명설이 나도는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도 이달 초 한국과 일본, 중국을 차례로 찾는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달 초 뉴욕을 방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국측 대표단과 2·13 핵 합의 이행방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송민순 장관도 이달 초 워싱턴을 찾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게 된다. 아직은 추상적인 개념 단계인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의 구체적인 가동방안이 이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다듬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한·미 양국의 외교를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하노이에서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 선언문서’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는 점에서 두 장관은 이미 양국 정상의 위임 속에 평화체제 논의와 관련된 속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간에도 중요한 대화의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렸다. ‘2·13 합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남북장관급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 앞으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지난해 밀려 왔던 핵구름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평화체제라는 새로운 이슈가 예정보다 빨리 뜨려는 것 같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이 진정 평화롭게 살 수 있는지, 그리고 남북교류는 정말 내용 있게 진행될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와 6자회담의 가장 큰 차이점은?
1. 대북 지원 참가국 형평성
2. 한국의 역할

1번을 선택했다면 80점을 줄 수 있다. 2번을 고른 사람은 국제관계 역학과 현실정치의 흐름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해도 된다. 이번 국제 정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제네바 합의 때 소외됐던 한국이 주역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와 제네바 합의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무엇보다 1994년 합의과정에서 완전히 소외됐으면서도 경수로제공 비용의 70%를 부담해야만 했던 한국이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 중국과 함께 ‘2·13 합의’ 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을 꼽았다.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는 한국을 포함한 6개국이 협상에 참여했고,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원칙적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 부담을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기초해 분담할 것에 합의했다는 형평성 측면에서 제네바 합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이번 협상의 산파역을 담당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협상결렬의 가능성까지 무릅쓰고 대북지원의 균등분담 원칙을 고수, 이를 관철시켰다. 자칫 국내에서 ‘덤터기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한국은 다른 국가의 반대를 물리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참가국 만나 의견 조율
당초 중국 측의 합의문 초안이 나왔을때 천 대표가 균등분담 원칙을 추가한 수정안을 내겠다고 하자 다른 대표들이 “제발 참아달라”, “모두 합의한 다음에 하자”, “워킹그룹에서 논의하자”고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리 대표단은 “이행되지 못할 합의는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낫다”며 “공평한 재원 분담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합의가 이뤄지고도 이행이 안될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소개했다.

한국 대표단은 독자적으로 합의문안을 마련, 미국,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받아 4개국 공동 명의로 북한에 이를 제시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이 일종의 문안의 저자인 만큼 저자의 특권으로 균등분담 원칙을 집어넣었다”고 전했다.

일부 국가의 대표단이 균등분담 원칙을 빼달라고 사정했지만 우리 대표단은 “이게 안 들어가면 나는 실패한 협상가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절대 합의 못한다”고 버텼다는 후문이다. 일부 대표단이 문안 내용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자고 했지만 한국측이 합의문안의 ‘저자’였던 탓에 한국 측의 동의 없이는 글자 하나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당장 균등분담 원칙에 참여할 수 없는 일본 측의 사정을 고려해 별도의 부속서를 마련하는 수준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처럼 우리 정부는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채택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북핵 상황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창조적 대안을 만들어 관계국들에 제시하고, 각국을 방문해 설득하고 중재하는 등 돌파구 마련을 주도한 것이다.

이번 회담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는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마다 대안을 만들어 참가국들에 제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논의가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한·미·중 3자협의, 북한 또는 미국과의 양자협의, 한·미·일 3자협의 등 다양한 형태로 참가국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등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2

▶ 10.3 제임스 켈리 특사 등 미국 대표단 8명 북한 방문
10.17미, ‘북한 핵무기 개발계획 추진’ 발표
10.25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11.15 북·미간 불가침조약 체결 제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집행이사회
12.12 대북 중유지원 중단 결정
12.21 북, 핵동결 해제 선언 북, 핵시설 봉인과 감시 카메라 제거 등 핵동결 해제 조치 개시
12.31 부시 미 대통령, 북핵문제 외교적 방법으로 평화적 해결 천명

 2003

1.6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이사회
1.10 북한 핵동결 해제 원상회복 촉구 결의안 채택
▶ 2.12 북, 정부성명 통해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IAEA 특별이사회, 북핵문제 안보리 보고 결의안 채택
4.23 ~25 북·미·중, 베이징에서 3자회담 개최
8.27 ~29 제1차 북핵 6자회담 베이징에서 개최
10.2  북,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및 핵 억제력 강화 방향으로
용도 변경 가능성 경고
10.20 부시 대통령, 다자틀 내 대북 안전보장 제의
11.21 KEDO, 대북 경수로사업 12월 1일부터 1년 동안 중단 결정
12.9북, ‘1단계 동시일괄타결’ 제의

 2004

2.25 ~28 제2차 6자회담 베이징에서 개최
4.7 ~8 한·미·일 3자 협의,‘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 재확인
5.22  북·일 정상회담 평양서 개최
6.23 ~26 제3차 6자회담(베이징)
7.24 북 “미국 제안 리비아식 선(先) 핵 포기 논의가치 없어”

 2005

2.10 북한, 핵무기 보유 선언
3.2 북한 외무성 비망록 “6자회담 개최 조건. 명분 마련되면 언제든지 나가겠다”
5.11 북, 영변 5MW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 인출 완료 발표
9.13~19  2단계 제4차 6자회담, ‘북한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계획 포기’ 등 6개항 공동성명 채택
11.9~11  제5차 1단계 6자회담 개최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공동성명 이행 의장성명 채택

 2006

1.18  북·미·중 6자회담 수석대표 베이징서 회동 북, “선(先) 금융제재 해제” 요구, 미국, 기존 입장 고수
3.7 북·미, 금융문제 논의 위한 ‘실무적 접촉’ 북, 위폐문제 해결 위한 합동협의기구 설치 제안
미, “불법행위는 협상대상이 아니다” 거부
7.5  북한, 미사일 발사
7.16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 만장일치로 통과. 북측은 거부
9.9 중국 등 세계 24개 금융기관 대북 거래 중단
10.3  북, 핵실험 계획 발표
10.6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 핵실험 포기촉구 의장성명 발표
10.9북, 핵실험 실시 발표
10.15 유엔 안보리 헌장 7조 의거 대북한 제재결의 가결
10.19탕자쉬안, 김정일 면담, 후진타오 메시지 전달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방한, 반기문 장관 면담
10.20라이스, 중국 방문 “북, 6자회담 무조건 즉각 복귀” 촉구
10.31북·미·중, 6자회담 조기 재개 합의
11.15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베트남 하노이 회동
9·19 공동성명 이행 실질적·즉각적 조치 북한에 요구
11.28~29미국, 베이징 수석대표 회동에서 북한에 ‘초기 이행조치’
‘영변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IAEA 사찰 수용, 모든 핵 프로그램·시설 신고’ 내용
12.18~22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베이징서 개최
중국 : 9·19 공동성명 이행 위한 4~6개 안 워킹그룹 구성 제안
미국 : 북한에 ‘핵폐기-상응조치’ 수정안 제시.
북한 : ‘핵무기-핵프로그램 분리’ 원칙 제시한 것으로 알려짐
의장성명 : “한반도 비핵화 목표 재확인, 가장 빠른 기회에 다시 회담”

 2007

1.16∼18 김계관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베를린 양자회담 갖고
6자회담 재개 방안 협의, 양측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제키로 약속하고 60일 이내 초기이행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짐
2.8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
2.13 회의 폐막식 및 합의문서 채택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와 IAEA 사찰단 복귀를 수용할 경우 에너지와 경제·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전체회의가 열린 2월28일 10시 평양 고려호텔.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겨울이 없는 북남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남측 수속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봄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에 열린 제19차 회담을 끝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지 7개월여 만에 열린 장관급회담인 만큼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의 복원을 시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더욱이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2·13합의 이후 첫 당국 간 고위급 공식 회담이라는 의미도 있다. 때문에 북한의 이행의지를 간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남북대화와 6자회담으로 짜인 양대 대화 트랙이 동시에 돌아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 정상화에 중점을 뒀다”면서 “올해 분야별 남북대화 및 협력사업 일정을 구체화하고 합의나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은 것들을 진전시키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 번에 급진전을 모색하기 보다는 일단 시동을 걸고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정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유감표명 △2·13 합의의 신속한 이행 △군사적 긴장완화외 신뢰구축 △이산가족 화상상봉 즉각 추진 및 대면상봉 4월중 실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공사 재개 △납북자, 국군포로 실질적 해결 △올 상반기내 열차시험운행 및 연내 철도 개통 △남측 대선과 관련한 북측의 내정간섭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북측 권호웅 단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담의 평양조기 개최 △중단된 인도주의 협력사업의 전면재개와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상대방 사상과 제도 인정 및 실천적 조치 (법률적, 제도적 장치 철폐) △6·15 및 8·15 행사에 남북당국의 지원과 참가 등을 제안했다.

 













정부는 올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제협력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북한의 경협인프라 구축을 위한 중장기 추진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협모델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는 핵문제 해결에 대비해 북한의 경협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 여기에는 향후 남북경제공동체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평화체제의 기반을 구축하고 북한 경협인프라 구축을 위한 여건을 마련한다는 원칙이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단기적으로 개성공단 추가 분양을 가급적 3월에 하고 핵실험으로 중단된 대북 수해 복구물자 지원을 빨리 재개키로 함으로써 6자회담의 ‘2·13합의’와 남북회담 재개를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인도적 문제는 가급적 정치상황과 분리해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당국 차원의 쌀·비료 지원을 비롯해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 개성공단 분양 및 수해지원 초읽기 = 1999년 미국의 대북정책을 총괄한 ‘페리 보고서’를 만들었던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겸 대북정책조정관은 2월 22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개성공단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한반도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애초 지난해 6월부터 3차례로 나눠 작년 연말까지 분양을 마치려던 개성공단 1단계 잔여부지 50여만 평을 이번에 일괄 분양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와 함께 개성공단 기술교육센터를 완공하고 종합지원센터 건립도 추진, 입주기업을 돕는 동시에 주요 법령의 제·개정을 통해 국제 수준의 법적 환경도 조성할 방침이다. 또 외국기업의 투자까지 유치키로 했다.

● 북한 인프라 구축전략 = 남북에 공히 이익이 되는 모델로는 이미 지난해 이른바 ‘신(新)경협’으로 추진했던 농업, 수산업, 경공업 및 지하자원 협력 등이 있다. 이미 2005년부터 남북 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것들이다.  농업협력의 경우 북한 협동농장을 대상으로 영농기술을 지원하고 종자개량을 지원하는 한편 종합 병충해관리체계와 농작물 생육예보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수산협력은 우선 서해 공동어로 사업에 역점을 두되, 동해 공동어로도 병행하겠다는 게 애초 통일부의 계획이다. 여기에 공동양식장 조성과 냉동·냉장시설, 활어집하장 건설 등 생산·가공·유통 분야의 협력을 통해 호혜적인 수산협력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은 지난해 7월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열차 시험운행을 전제조건으로 구체적인 합의문까지 만든 상태다. 우리 측이 의류, 신발, 비누 등 3대 경공업 원자재 8000만 달러어치를 제공하면 북측이 아연괴, 지하자원개발권, 생산물처분권 등으로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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